탐마삿 대학교 강진주 | 태국 대학교에 다니면 어떨까?

한 번쯤 상상해봤을 법한 상황. 한국이 아닌 외국 대학교에 다닌다면? 강진주 씨의 탐마삿 대학 일기를 들여다보았다.

강진주 is
태국에서 태어나 생활하는 한국인 대학생이자 Daily BKKang 채널을 운영 중인 유튜버. 붙임성이 좋고 사람을 끄는 매력이 상당한 청춘이다. 전공하는 British American Study는 영어 영문을 배운다기보다 영국과 미국의 역사 및 문화, 예술에 걸친 전 분야를 공부한다고 보면 된다.
탐마삿 대학교(Thammasat University), British American Study 전공, BAS20(2018년 입학, 우리나라의
학번 대신 학과 이름인 BAS와 20년이 된 과의 연도를 표기)

Q. 태국에서 태어났다고 했는데, 어떤 교육 과정을 거쳤나요?
보통 태국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붙어있어요. 한국처럼 학교에 따로 지원하지 않아도 되고, 자연스럽게 학년이 올라가죠. 저는 한국 유치원을 다니며 한국어를 배운 후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태국 학교에서 태국어를 배웠어요. 지금 제 태국어 실력이 그때 쌓인 거예요. 그 후 국제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고 현재 탐마삿 대학교에 진학했죠.

Q. 태국도 입시 경쟁이 치열한 편인지요?
태국도 그래요. 여기는 SAT(Scholastic Aptitude Test)로 변별력을 따져요. 한국에 수능이 있다면, 태국엔 SAT가 있는 거죠. SAT 외 대학교 자체의 시험이 있거나 IELTS(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Testing System)나 토플 같은 어학 점수를 보는 곳도 있고요. 때론 SAT 점수로 1차 합격 평가를 거친 뒤 인터뷰나 필기시험으로 2차 합격을 결정짓는 곳도 있어요.

Q. 태국에서 대학교 진학을 결심한 계기가 뭐였죠?
저는 ‘재외국민 12년 특례’로 한국 대학교로 진학할 수 있었지만, 명문대를 간다고 해도 살아남을 자신이 없었어요. 사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친구들과 경쟁하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저보다 한국어도 잘하잖아요. 제가 한국 대학생보다 잘하는 게 영어와 태국어 등 언어밖에 없었어요. 이 언어 역시 한국에서 쓰지 않으면 금세 잊어버릴 것 같았고요. 사실 한국 대학교 진학을 결심했다가 마음이 바뀐 케이스예요. 덕분에 한국의 입시 기간을 한 달 남짓 짧게나마 경험했었죠.


그녀의 필기 속엔 영어와 한국어뿐이다. 태국어는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고.


탐마삿 대학교는 4개의 건물로 이뤄졌다. 우측은 대학교의 최초 설립 당시 지어진 타프라찬 캠퍼스. 진주 씨는 이곳에서 전과목 영어 수업을 받는다.


교내 서점이 마치 일반 서점 같은 큰 규모로, 캠퍼스 내 있다.

Q. 탐마삿 대학교를 선택하게 된 배경이 있는지요?
탐마삿 대학교에는 마감 2~3주 정도를 남겨두고 지원했어요. 아마 여기에 떨어졌으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갔을지도 몰라요. 원래는 쭐라롱꼰 대학교를 준비했는데, 작년에 입시 시스템이 바뀌어서 좀 어이없게 떨어졌죠. 쭐라롱꼰 대학교에선 해마다 외국인 전형 지원으로 딱 8명만 뽑아요. 그런데 그해 입시 시스템이 바뀌어서 여권을 두 개 소유한 태국 학생들이 불안하다는 이유로 외국인 전형에 지원을 많이 했죠. 전 신방학과를 지원했고, 두 번째 예비 후보였어요. 합격자 8명 중 3명을 비롯해 첫 번째 예비 후보가 다른 학교로 진학하면서, 자연스럽게 제 합격은 확정되었죠. 그런데 소식이 없어, 과에 연락해보니 떨어졌다는 거예요. 이곳 진학을 포기한 합격자 3명이 웹사이트에서 ‘거절’을 누르지 않았다는 이유였죠. 결국, 5명만 합격자가 된 거예요. 그런데 지금 보면 그게 제겐 행운이었나 싶어요. 탐마삿 대학교가 참 좋거든요.


학교 내 교복 판매점. 시험 기간이나 학교 행사가 있을 때 교복을 착용한다.

Q. 한국과 달리 대학생이 교복 착용을 하는데요. 그 연유를 혹시 아나요?
안 그래도 찾아봤어요. 태국의 왕이 영국에서 유학할 당시에 본 제복 시스템을 국내로 들여온 거라 하더라고요. 주요 이유는 빈부격차를 드러내지 않기 위함이죠. 태국은 빈부격차로 인해 학생들이 느끼는 차별감이 심하거든요. 더불어 스스로 학생이란 것을 각인하기 위한 도구도 되죠. 늘 학생인 신분을 잊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라는 의미예요. 탐마삿 대학교는 사복제라 자유롭게 입어요. 교복제인 학교는 졸업할 때까지 매일 입어야 하죠. 저는 교복을 잘 입진 않는데, 가끔 학생 분위기를 좀 내고 싶다거나 입을 옷이 없을 때 입곤 해요. 다른 나라 친구들은 교복이 없는 곳이 많아 예쁘다고 부러워하지만, 전 맨날 보니 그런 느낌이 들진 않아요.

Q. 태국 대학교에서도 OT나 MT 같은 행사를 하는지요?
그럼요. 신입생 때 강당에서 오리엔테이션 같은 걸 진행해요. 입학식은 따로 없지만, 한국의 OT나 MT처럼 대학 입학 전에 2박 3일로 지방의 펜션이나 리조트 같은 곳에서 함께하기도 하고요. 태국에서도 술 게임이 있다는 걸 지금에야 알았어요. 다들 즐기자는 분위기이고, 서로에게 ‘마셔라’ 권장하기도 하죠. 그래도 한국 뉴스에서 본 것 같은, 강요하는 분위기는 전혀 없어요.


토요일에도 수업이 있는 그녀의 시간표. ‘Social life skill’, ‘Public Speaking’, ‘Communication skills in English’ 등 다양한 과목이 보인다.

Q. 수강 신청 시 한국처럼 치열해지나요?
치열해질 필요가 없어요. 보통 태국 내 다른 대학교는 학생들이 직접 선착순으로 수강 신청을 하는데, 우리 학교는 특별히 학교에서 ‘알아서’ 해주거든요. 학교가 학생에게 수업을 지정해주는 거죠. 혹 수업 시간을 바꾸고 싶으면 3,000밧(한화로 10만7천원)을 내야 해요. 이번 학기 시간표는 토요일에도 학교에 나와야 해서 주말에 놀 생각은 접어야겠어요.(웃음) 수업 별로 시간은 다양한 편이에요.

Q. 대학생의 일상이 거의 비슷하겠지만, 태국에서 좀 특이한 점이 있나요?
글쎄요. 매주 수요일이 태국의 무비데이여서 영화가 반값이란 점? 저번 학기엔 수요일이 공강인 친구들이 많아서 같이 영화를 보러 다녔어요. 방학도 한국처럼 두 달 정도이고, 보충수업을 받거나 여행을 가죠. 한국처럼 고향에서 쉬는 친구들도 있고요.

Q. 아르바이트를 하진 않는지요?
성형외과 통역을 이틀 정도 해봤는데, 수입이 괜찮았어요. 6시간 동안 근무하는 거였지만, 사실 앉아서 쉬는 시간이 많았거든요. 실제 일한 시간은 3시간 정도 됐죠. 그렇게 일하고 5500~6000밧(한화 약 20만 원) 정도를 벌었어요. 카페 아르바이트를 한 친구들 시급을 듣고 놀란 적이 있어요. 스타벅스에서 일하는데, 시간당 50밧(한화 약 1,800원)이라 하더라고요. 한국처럼 최저시급은 없고, 물가가 싸니까 시급도 낮은 가봐요. 등록금까진 힘들고 용돈 벌이 정도가 되는 듯해요.


그녀는 공강 때 다른 친구의 학교에 찾아가거나 ‘시암 스퀘어’라는 한국의 홍대 같은 로데오 거리에서 영화를 보며 여가를 즐긴다.


다양한 체육대회 및 운동회가 열리는 운동장.

Q. 아무래도 캠퍼스 라이프 중에 연애를 빼놓을 수 없는데, CC도 많이 있나요?
네, 한국과 그런 점은 비슷한 것 같아요.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태국 친구들은 우선 다 찔러보는 것 같아요.(웃음) 진지하게 만날 사람을 물색하는 과정이 긴 거죠. 동거에 대해선 한국에 비해 좀 더 오픈 마인드인 것 같고요.

Q. 어김없이 무너지고 마는 캠퍼스 라이프의 환상도 있었을 텐데요.
저도 물론 연애에 대한 환상이 큰 편이었어요. 특히 ‘대학 가면 다 만나.’라는 말을 굳게 믿었죠. 빠르게 아닌 걸 깨달았다고 할까요? 탐마삿 대학교에는 놀 땐 놀고, 공부할 때 공부하는 책임감 있는 자유 영혼이 많은 것 같아요.

Q. 동아리 활동은 어때요? 활발한가요?
음, 한국처럼 굉장히 다양한 프로그램의 동아리가 있긴 하지만, 태국 대학생들은 이보다 스포츠에 더 열광하는 것 같아요. 남녀 구분 없이 농구를 참 많이 하고, 축구나 배구, 배드민턴 등도 많이 즐기죠. 자체적으로 하거나 대학교에서 공식적으로 타 학교 간이나 학교 내, 과 내 경쟁을 해요. 전 고등학교 때 배구부와 농구부, 축구부에 참여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좀 힘들더라고요. 고등학교 때 축구 시합에서 자살골을 두 번 넣고 나니, 스포츠를 계속할 마음이 사라지기도 했고요.(웃음) 동아리는 댄스, 체스를 비롯해 태국 전통춤을 가르쳐주는 동아리도 있어요. 그런데 전 동아리 활동 대부분 제가 수업을 받는 캠퍼스보다 먼 곳에서 진행되는 터라 지원은 안했어요.

Q. 축제도 빼놓을 수 없는 캠퍼스 생활의 묘미일 것 같은데요.
한국 대학교처럼 정해진 축제 기간은 딱히 없어요. 그 대신 1년에 2~3회 정도 운동회 같은 축제를 하죠. 오픈 하우스처럼 과 주점 같은 것도 가끔씩 열어요. 원래 태국 자체가 공휴일이 많은 편이에요. “어, 벌써 쉬네?”라고 할 때가 많죠.

Q. 캠퍼스가 차오프라야강을 끼고 있어서 배편으로도 통학하죠?
저희 캠퍼스인 ‘타프라찬(Tha Phra Chan)’이 선착장 이름이에요. 방콕은 차가 정말 많이 막히기 때문에, 배를 타고 통학하는 학생도 많죠. 뱃값은 3.50밧(한화 약 125원)으로 정말 저렴해요. 학교가 왕궁과 절 근처에 있어 개인 사유의 집을 지을 수 없는 까닭에, 전 10분 거리 떨어진 집에서 자취하고 있어요. 저희 캠퍼스는 기숙사가 없어서 주로 저처럼 자취를 하거나 1시간 정도 통학하는 친구들이 많죠.

Q. 아무래도 취업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 것 같아요. 태국 대학생 역시 취업 걱정을 많이 하는지요?
태국은 졸업 후 바로 취업하는 추세인데요. 대학교 3학년부터 학교와 연결된 기업에 지원할 수 있어요. 인턴으로 활동하다가 정직원으로 가는 케이스도 많죠. 물론 치열한 경쟁을 합니다. 저는 외국인이라 다른 태국 친구들만큼 취업에 대한 압박이나 걱정이 크진 않은 편이에요. 그보다 저 자신과 싸우는 비율이 훨씬 높죠. 태국 대학생은 보통 교환학생으로 1년간 외국에 나갔다 오거나 대학원에 들어가 경쟁력을 쌓는 편이에요. 저도 교환학생을 고려하는 중인데요. 한국 사람인 만큼 자기 나라에서 한 번쯤 살아봐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어요.

Q. 진로에 대한 한국인과 태국인의 차를 느낀 적은 없었나요?
제가 한국에서 입시 준비를 하면서 확실히 느꼈어요.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한국 친구들에게 꿈이나 미래를 물은 적이 있어요. 당시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정규직이 되어 안정적인 삶을 사는 것.”이란 일관되는 답을 했죠. 태국 친구들은 같은 질문에 다르게 말해요. “난 어떤 꿈이 있어. 이 분야가 너무 좋아서 공부를 더 해 나의 역량을 좀 더 키우고 싶어.”라고요. 어떤 삶이 맞고 틀리다는 정해질 틀 없이 시야가 넓어요. 한국은 치열한 경쟁 분위기에서 어쩔 수 없이 현실에 부딪혀 다들 똑같은 패턴으로 사는 것 같아요.


“즐기는 것도, 즐길 수 있는 사람만 즐길 수 있다고 하잖아요.” 충분히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진정으로 즐기고 있는 그녀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다.

Q. 그렇다면 진주 씨의 미래는 어떻게 그려나갈 예정인가요?
전 직업을 여러 개 갖고 싶어요. 통역, 유튜버, 카페 운영, UN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싶죠. 통역은 회사 입사 시 20만 밧 정도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태국에선 아무리 좋은 대학을 나와도 2만5천~3만 밧을 받는 걸 감안하면 높은 수입이죠. 이뿐 아니라 통역 일은 일을 했다기보다 재밌게 놀고 왔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적성에 맞는 거죠. 또 지금 Daily BKKKang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데, 계속하고 싶어요. 정말 맛있는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 운영도 하고 싶고요. 출퇴근이 정해진 사무실에서 틀어박혀 일하고 싶진 않아요.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진주 씨에게 한 발짝 가까이, Daily BKKang
https://www.youtube.com/user/jinju1999/featured

4만 구독자를 넘으면서 캠퍼스 내는 물론 한국 관광객에게도 유명 인사가 된 진주 씨. 본인의 일상과 태국 대학 생활, 음식 리뷰 등 다양한 20대 공감 콘텐츠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LG Social Challenger 168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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