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 ┃ 끼와 열정을 디자인하는 젊은 가위손

알고 있을까. 어떤 분야에서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기까지 숨겨진 열정이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그 이상이라는 것을. 여기 ‘동양인 최초’란 타이틀을 건 사내가 있다. 매년 열리는 ‘IAHS 국제뷰티경진대회’에서 유럽의 가위 좀 만진다 하는 고수들을 제치고 최고상인 금상을 받은 21세의 젊은 최현이다.

더 넓은 곳으로의 점프!
국제헤어스쿨협회(IAHS)에서 주최하는 ‘국제뷰티경진대회’는 예선포함 약 40여 개국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대회이다. 대회는 총 4개 부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먼저 참가자가 주제를 정해서 출전할 수 있는 ‘롱헤어 아방가르드 판타지’ 부문, 환상적인 상상력을 통원해 전위적인 스타일을 표현하는 ‘아방가르드 롱 헤어 업스타일’ 부문, 일반적인 헤어스타일을 보는 ‘롱 헤어 업스타일’ 부문, 남성들의 헤어스타일을 표현하는 ‘골드 시저스 맨저 컷’ 부문 등이다. 이 중 최현 군이 참가한 건 ‘롱헤어 아방가르드 판타지’ 부문. 이는 아시아보다는 유럽에서 더 많이 알려진 대회로, 유럽에서는 중고등학생 때부터 준비할 만큼 중요한 대회로 여긴다. 그는 이 대회를 어떻게 참가하게 되었을까?

제가 1학년 때, 처음으로 대회를 나간 게 대구시장 배 대회였는데 거기서 커트부문 장려상을 받았어요. 그 뒤 지도 교수셨던 박명주 교수님의 권유로 예선에 참가하게 되었죠. 이번에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우리 학교가 출전했고, 또 학교 역사상 남자가 출전한 것은 제가 처음이었죠. 대회를 준비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한국을 넘어 세계무대에서 같은 분야의 사람들과 경쟁을 하는 게 흥미로웠고, 제가 지금껏 준비하고 배워온 것을 국제대회에서 평가받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장르를 넘나들고 다양한 끼를 키운다

개성이 넘치는 사람은 그만큼 분야도 다양한가 보다. 최현의 개성은 헤어 디자인이라는 한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메이크업과 피부미용 등 전반적인 뷰티 분야에 관심을 둔 그는 학교 수업 등을 통해 하나하나 배워나가고 있다. 또한, 현재 학교에서 ‘초대’ 응원단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인터뷰 직전까지도 한창 연습을 하던 중이었다.

응원단은 고등학교 때부터 3년 동안 해왔던 거에요. 3학년 때는 응원단 단장도 했었고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오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와보니 평범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고등학교 때 경험을 살려 응원단을 만들기로 했죠. 뜻이 있는 몇몇 친구들과 모여 홍보 포스터도 만들어 돌리고, 그렇게 직접 단원들을 모집했어요. 준비하는 과정은 힘들어도 무대 위에서 공연하고 나면 그런 것들은 모두 싹 잊게 돼요. 이 응원단이 저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유일한 요소죠.

이런 오랜 응원단 경력으로 다져진 춤 실력도 그의 숨겨진 끼 중 하나. 춤 얘기가 나오자 쑥스러운 듯 빼는 그였지만 사실 그는 작년 학교 축제에서 친구들과 댄스팀을 이뤄 출전해 2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헤어 디자이너 최.현.의 가능성

내년에 대학을 마치고 군에 입대할 계획이라는 최현. 가위를 놓게 되는 2년이라는 시간에 대해, 헤어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으레 할법한 고민을 할 줄 알았던 기자의 생각과는 달리 그는 그 너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바라보는 곳에 있는 미래의 자신은 어떤 모습일까?

군대를 다녀와서 서울의 살롱에 취직을 한다면, 아마 10년 뒤쯤엔 헤어 디자이너를 되어 일할 것 같아요. 그러면서 틈틈이 제 미래를 위해 헤어 디자인 공부도 꾸준히 할 거고요. 제 롤모델이 비달사순인데요. 그분은 지금 연세가 거의 80세가 다 되어가시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세계의 트렌드를 이끌고 계세요. 또 비달사순 하면 헤어 디자인 쪽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웬만한 일반인들도 다 알고 있을 만큼 대단한 분이시기도 하구요. 그래서 저도 그분처럼 나중에 제 이름으로 살롱을 차리는 것은 물론이고, 학교를 세워서 세계에 제 이름을 크게 알리고 싶어요.

인터뷰 내내 수줍게 이야기를 꺼내는 최현의 모습은 가위 하나로 세계대회를 제패하고, 응원단을 이끌던 열정적인 모습과 너무도 이질적이었다. 마이크만 잡으면 돌변하는 수줍은 록커처럼, 그도 가위만 잡으면 돌변하기라도 하는 것일까. 본인도 어느 정도 무대 체질이라고 인정한 그는 만약 헤어 디자이너 말고 다른 일을 하게 된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개그맨’이라고 말해 또 한 번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이렇듯 평범함을 거부하고 끊임없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정진하는 그의 모습에서 단순한 끼나 개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마도 그건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나오는 순수한 열정이리라. 톡톡 튀는 팔색조의 매력을 지닌 그를 앞으로 어디서 만나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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