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몽고메리┃한국 문학에 세계란 날개를 달다

그로 인해 얼굴은 붉어졌다가 화창해지기를 반복했다. 그는 한국 문학에 무지했던 우리를 여지없이 반성의 감옥에 갇히게 했고, 한국 문학엔 세계로 뻗어 나갈 날개를 달아주었다.

사진 남우리/제17기 학생 기자(홍익대학교 실내건축학과)

문학을 전공한 미국인 찰스 몽고메리는 현재 동국대학교의 교수로, 한국문학 번역서를 논하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블로그의 시작은 5년 전이었다. 그는 이미 미국에서 친구와 함께 한국문학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이에 무지했던 많은 외국인을 이끄는 역할을 해왔다.

제가 운영하는 블로그는 한국의 현대 문학을 세계에 소개하기 위해 번역된 한국 문학을 이야기했죠.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땐, 제가 책을 읽기 위한 방편이었어요. 블로그에 뭔가를 적기 시작하니까 계속해서 책을 읽고, 작가나 번역가들을 만난 거죠. 하지만 곧 이것이 해외에 있는 수많은 잠재적 독자에게 한국 문학을 소개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초반의 블로그 방문자들은 한국인이나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미국이나 캐나다, 또는 다른 영어권 국가의 사람들이에요.


처음 그가 블로그를 운영한 것은 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던 친구의 영향이 컸다. 당시 문학을 전공했던 그는 친구와 함께 삼겹살과 소주를 먹으며 문학에 대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당시 한국 문학을 아는 외국인이 놀라울 정도로 적었고, 안다고 해도 이를 안 좋게 보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그는 이 원인을 잘못된 번역이라 생각했고, 어떻게 하면 한국 문학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 고민의 끝이 바로 블로그였다. 하지만, 원점으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그가 분단과 전쟁 등의 내용이 많은 한국 문학에 유독 끌렸던 이유는 무엇일까?

저는 번역서를 읽기 때문에 한글로 한국 문학을 읽을 때와는 다르게 느낄 수 있었어요. 아이러니하지만 상반되는 듯한 두 가지 종류의 한국 문학을 좋아했죠. 우선 한 가지는 분단 문학이에요. 사실 이는 외국인으로서 이해하기 어렵고 혼란스러울 수 있어요. 저 역시 한국의 역사책이 지루하다고 느꼈죠. 하지만, 한국의 역사를 공부한 뒤 매우 좋아지더라고요.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김영하나 신경숙 작가처럼 외국에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만한 문학이었어요. 영어로도 이해하기 쉬운 국제적인 정서를 담은 내용이면서 한국 고유의 느낌을 깊숙이 지니고 있으니까요.


우리나라 사람은 한국 문학을 어떻게 바라볼까? 교과서에 있는 짤막한 한국 근대문학을 읽은 후 따로 책을 펴본 한국인은 몇이나 될까? 그가 부르스 포튼이라는 유명한 번역가를 인터뷰할 당시 OECD 국가 중 한국이 소설을 읽는데 소비하는 시간이 뒤에서 세 번째 순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원인으로 찰스는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분위기를 짚어냈다는 점이었다.

제가 책 읽기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건 아주 어렸을 때부터입니다. 책을 가장 많은 읽은 것도 어린 시절과 20대였죠. 그런데 한국의 아이들, 그리고 여러분은 어떠한가요. 학원과 학교에 가긴 하지만, 그저 배우고 공부할 뿐이죠. 저처럼 책 읽기에 몰두할 시간이 없다는 건 충분히 이해가 돼요. 이런 사회적인 풍토가 바뀌지 않는 이상, 한국인이 책을 읽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길 바라는 건 욕심이 아닐까요?

그가 느끼는 문제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김영하 <빛의 제국>을 번역한 직후 번역가 김지영을 인터뷰할 당시 그녀에게 소개받은 작가 신경숙을 웹에서 찾아보았지만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었던 것. 그는 위키피디아Wikipedia에조차 한국의 주요 작가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함을 발견했다. 반면 일본 문학은 어떠한가. 저자와 사진, 관련 서적, 시대상까지 포함한 웹 페이지가 나오는 것에 비하면, 너무도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실망만 하고 있을 그가 아니다. 그는 막 위키피디아 프로젝트로, 세계로 나가는 한국 문학에 또 하나의 발판이 되길 결심했다.

미국에선 80% 이상의 사람들이 구글로 검색해요. 하지만 한국 문학에 관심을 두게 된 이들이 검색해봤자, 원하는 정보를 전혀 찾지 못하죠. 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 영화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을 때, 여러 사이트에서 그에 대한 설명을 영어로 잔뜩 풀어놓았어요. 저는 이런 노력이 한국 문학에도 실현되었으면 좋겠어요. 위키피디아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 신경숙을 위한 위키피디아 페이지를 만들었고 몇몇 사람들이 이어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성취감이 조금 느껴지긴 해요. 하지만, 여전히 많은 도움이 필요하고 개선되어야 할 점도 많죠.

우리는 왜 그와 같은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일까? 그는 더불어 앞으로 한국 문학이 전 세계에 알려질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았다. 한국에는 영어를 잘하는 학생이 많아서 나아가 훌륭한 번역가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테니 말이다. 한국 문학이 이토록 한국에만 고여 있는 것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 감정의 전달이 힘들었던 탓도 있다면서 그는 계속해서 번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왜 우리는 그 동안 그와 같은 생각을 해보지 못했는지 부끄러워지면서 한국의 문학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한글로 된 한국문학이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외국인에게 맞지 않다면 그들은 한국 문학을 찾지 않아요. 중국, 일본, 태국 등 전 세계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한국의 아이돌 그룹의 노래에 반해 지금의 한국 문학은 외국인들에게 판소리와 같은 것이죠. 그것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외국인의 입맛에 맞게 번역하여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뉴욕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신경숙의 <Please look after mom>의 번역가 김지영은 글을 있는 그대로 번역한 것이 아니라 작가의 아이디어를 번역했기 때문에 해외에서 이토록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

블로그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가 ‘사람’이라고 말하는 그는 영어의 그 어떤 단어로 번역해도 시원치 않은 ‘한’을 이해하고, 한국인 못지않게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만난 작가나 번역가를, 그들의 경력과 성과로서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좋아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역시 인간적으로 끌리는 ‘좋은’ 사람이었다.

블로그를 하면서 얻은 성과는 블로그가 없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많은 사람을 만났다는 거죠. 저는 이문열이나 김영하 등 유명 작가들도 만났고, 한국의 이야기를 영어권 나라에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많이 하는 나눔이nanoomi.net에 소속되어 많은 이들을 만나고 있어요. 덕분에 헤럴드 신문에서 제게 인터뷰를 요청한 일도 있었고, 한국문학 번역과 관련하여 외국 잡지사에 자료를 보내기도 했죠. 이런 사람 간의 연결이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죠.

문학을 전공한 뒤 마케팅 디렉터와 에디터로 일했던 그의 전적은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리기에 너무나도 적합한 것이었다. 한국어를 잘 못해도 이토록 한국문학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그의 책꽂이에 가득한 한국 문학 책마저 새삼 자랑스러워졌다.
인터뷰 내내 더 많은 이들에게 블로그와 위키피디아 프로젝트를 알릴 수 있음에 마냥 신난 듯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대답했던 찰스 몽고메리. 그는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 인물이었다. 그의 바람이자 우리의 소망대로 한국문학을 세계의 모든 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 이제껏 소극적이었다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몽고메리의 블로그는?www.ktlit.com
그는 번역본을 논하거나 본인의 의견을 공유하는 그 누구든지 환영한다. 한국 문학을 훌륭하게 번역하는데 일조하고 싶다면 그의 블로그에서 정보를 공유해 보는 것은 어떨까? 결코 어렵지 않다.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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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문학이 번역이라는 터널을 지나면서 맛이 많이 달라지는데 이런 분이 열심히 번역을 하셔서 한국문학의 맛을 제대로 살려서 세계에 평가 받았으면 좋겠네요. ㅎㅎ 정말 멋집니다!
  • 서지희

    맞아요 ! 몽교수님 넘넘 멋지십니다 ><! 유머감각도 아주 뛰어나셔서 너무 즐거웠어여 ^^! 저희도 몽교수님 프로젝트랑 한국문학에 더많이 관심을 가져야겠어여 ! ㅎㅎㅎ
  • 이소연

    이름이 명품 브랜드 이름같아요 ㅋㅋ 근데 생각이 더 명품이시네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우리 문학을 진정 사랑해주신다니 참으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ㅎㅎ
  • 엄PD

    한국 문학의 가치와 가능성을 해외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시점에서 몽고베리 교수님의 역할은 정말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문학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저희들인데그렇지 못했네요, 몽교수님을 보고 반성하게 되네요. 그나저나 삼겹살에 소주를 기우리신다니 정말 정감미 넘치십니다. ^^
  • 박상영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한국 문학을 알리시다니! 문청으로서 부끄러워집니다. 몽 교숫님 화이삼^_^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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