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한 몸들은 가라! 중앙대학교 보디빌딩동아리







10월 10일 오후 7시. 중앙대학교의 가을축제가 어느덧 종반을 향해 접어들고 있을 무렵, 학생회관 루이스홀에서는 다른 학교에서는
보기 힘든 이색적인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바로 중앙대학교 최고의 몸짱을 선발하는 Mr. 중앙 선발대회가 그것. 평소에
청바지와 티셔츠를 즐겨 입고, 이어폰을 꽂고 다니는 평범한 남학생들이 과연 맞는지, 조각같이 잘 다듬어진 자신의 몸을 화려한
조명 아래 구름같이 모인 사람들 앞에서 자랑하고 있었다. 구경 온 학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남학생들은 부러워서, 여학생들은
신기해 하면서도 그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에 연신 비명을 질러가며 즐겁게 대회를 즐긴다. ‘진짜 옷 하나 벗었을 뿐인데’ 사람들을
이렇게도 빠져들게 하는 보디빌딩대회. 바로 그 중심에 중앙대학교 보디빌딩동아리가 있다.



중앙대학교 보디빌딩동아리는 무려 45년이라는 기나긴 역사를 자랑하는, 뿌리깊은 동아리이다. 1961년 역도부라는 이름으로 창단된 이래 올해 46기가 활동하기까지, 반 백 년이라는 긴 시간을 중앙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해 온 셈이다. 역사가 긴 만큼, 거쳐간 선배님들도 많다. 많은 선배들이 동아리에서 운동을 하면서 ‘Mr. University’, ‘Mr. Korea’, ‘Mr. Asia’, ‘Mr. World’, ‘Mr. Universe’ 등의 굵직굵직한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그 전통은 현역 국가대표선수를 배출하는 등 지금까지도 꾸준히 내려오고 있다. 특히 보디빌딩부를 거쳐간 사람들로 조직된 ‘역우회’라는 동문회는 중앙대학교 보디빌딩동아리를 앞으로도 영원하게 할 든든한 힘이란다.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만큼 동아리를 단단하게 해 주는 것도 없죠. 우리 동아리는 그런 것 말고도 세세한 즐거움이 많아요. 그게 장점이죠.” 자랑스럽게 설명하는 회장의 말처럼, 중앙대학교 보디빌딩동아리에는 운동 말고도 특별한 ‘무엇’인가가 체육실 여기저기에 숨어있는 듯 했다.



이 동아리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운동이라는 평범해 보이는 아이템. 언뜻 보면 땀 냄새 나는 남자들만 득실거릴 것 같은 선입견에,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 온 요즘 대학생들에게 크게 어필할 것 같지도 않아 보인다. 하지만 무엇 때문일까? 이 동아리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다른 어떤 동아리의 그것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아늑하고, 편안해 보였다. “전통이 깊기 때문인지 동아리의 위계질서나 틀이 확실하거든요. 우리 동아리에서는 ‘안녕하세요.’ 가 아니라 ‘안녕하십니까.’ 라고 인사를 하게 되어 있어요.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진 몰라도, 선후배간에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좋아요. 너무 늘어지면 자칫 혼란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그것이 10년 전에 졸업하셨던 선배님이 아직까지도 동아리를 찾아주시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그 외에도 일주일에 한번은 꼭 정기모임을 해서 동아리사람들과 얼굴을 맞대게 하고, 운동을 원하는 학생들은 헬스지도 경험이 풍부한 선배들이 발벗고 나서서 체계적인 지도를 해 준다고 한다. 남자들이 단연 많은 동아리인 만큼 빈번히 술자리가 벌어질 법도 하지만, 몸을 가꾸는 사람들이라서 술은 가급적이면 멀리 하는 편이라고. 특히 동아리 행사 중 가장 큰 ‘Mr. 중앙 선발대회’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요즘 체중 때문에 물도 마음껏 마시지 못한다고 한다.




동아리가 때로는 유쾌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때로는 엄격한 신체단련공간으로, 멀티플레이어역할을 하다 보니, 동아리사람들도 동아리를 아예 닮아버린 듯 하였다. 올해 ‘Mr. 중앙’으로 선발되는 영예를 안은 법학과 02학번 장연우 씨는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고시생’이다.“고시는 자신과의 싸움이에요. ‘Mr. 중앙’을 준비하면서 힘든 점도 많았어요. 물도 마음대로 못 마셨고, 대회를 앞두고는 탄수화물섭취에도 신경써야 했고요. 그래도 자신과의 고시에서 이겼다는 점이 기뻐요. 이제 사법고시에 자신감 있게 매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과연 멋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멋있는 동아리다웠다.흔히 사람들은 보디빌딩을 하는 사람들의 몸만을 보고 부러워하고, 탄성을 지른다.(물론 징그러워하는 사람도 있지만) 하지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했던가. 더욱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가 아닐까. 중앙대학교 보디빌딩동아리는 자기자신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그런 동아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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