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견문록] 제5화 내 인생의 독립기념일!

이곳 중국에선 많은 유학생들이 학교기숙사 보다는 기숙사 밖에서 사는 외주를 선호한다. 일단 가격면에서부터 확실히 차이가 나는데 보통 복단대 유학생 기숙사는 두 명이 쓰는 방이 한 달에 1,800원(한화 25만원 정도)이고 혼자서 쓰는 방이 2,000원이 넘는데, 외주를 할 경우 혼자 살면 싸게 구할 경우 1,000원 정도 하기 때문에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그러니 나 같은 장기유학생에게는 외주가 훨씬 이득이다.

중국에선 외주를 결심하고 집을 구하려면 일단 부동산에 먼저 등록을 해야 하는데 등록을 할 때 자신이 예상하는 방세와 기타 요구조건을 미리 이야기 해두면 부동산에서 될 수 있는 한 그 조건에 맞춰 여러 집을 보여준다.

전에 살던 집 역시 정통루에 있었는데 내 방이 북향이라 겨울에는 추워서 컴퓨터도 하기 힘들고 잘 때 전기담요가 없으면 추워서 잠을 청하기 어려웠다. 새로운 집은 아침에 햇빛이 잘 들어오고 집이 좀 크고 깨끗했으면 좋겠다고 미리 부동산에 부탁을 해두었다.

아무리 요즘 나날이 증가하는 유학생 수로 인해 예전과는 달리 유학생들의 기호에 맞

는 집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늘어난 유학생 수로 인해 자신의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하는 일이란 꽤 힘들고 피곤하다.

총 8곳의 집을 보는데 꼬박 이틀이 걸렸다.(물론 그 중에 괜찮은 곳이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거기에 이사하는 시간과 짐 정리하는 시간까지 합하면 대략 1주일 정도가 걸렸다.

집을 고를 때 설령 집이 마음에 들더라도 방동(房東-집주인)이 안 좋을 경우에는 차라리 그 집을 포기하는 게 나을 정도로 집주인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중국현지에서는 유학생들이 돈이 많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나쁜 집주인을 만날 경우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인 피해를 입기 쉽다. 부동산에서도 일부러 유학생에게 비싼 집만 소개해주는데 그 이유는 일단 계약이 성립되면 부동산 중개인 또한 많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방을 구경하면서 마음에 드는 방이 있을 경우에 집주인과 상의를 하여 집 가격을 결정하는데 이때 얼마 정도 가격 조정이 가능하다.

난 한달 약 300원 정도(약 5만원)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성공요인은 나만의 비장의 무기!강한 애교작전이었다!
방값 결정 후에는 이제 본격적인 계약에 들어가게 되는데 중개인이 준비해온 계약서에 계약기간을 기입하고, 집에 구비되어 있는 가구들을 써놓아 나중에 다시 방을 나가게 될 때 점검한다.

이때 몇 가지 사항을 반드시 계약서에 적어야만 한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특별한 사유로 방을 갑자기 뺄 경우, 미리 연락만 취하면 한달 방값으로 내는 보증금을 돌려 받을 수 있다는 항목을 넣는 것이 좋다.

계약서 작성이 끝나면, 3달 혹은 6달치 방값을 미리 지불하고 한달 방값을 야진(야진이란 일종의 보증금 같은 것임)으로 내면 된다. 그 후 학교서 외주 신청서를 받아 밖에서 살고 있다는 허가(許可)증을 만들고 외국인 거류증에 주소 이전만 하면 서류상의 이사가 마무리된다.

새로운 집은 6층으로 겉보기에는 허름하고 오르내릴 때 좀 힘들긴 하지만 유학생활에서 이정도 운동은 해줘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높은 층일수록 비교적 안전하며 새 집이고 혼자 살기 좋게 꾸며놓아 나에게 딱 안성맞춤인 곳이다. 6층이라 전망도 좋고 남향이라 아침마다 강한 햇살이 잠을 깨우며 집주인도 좋은 분이라 내년에 1년 이상 살면 방값을 100원 또 낮춰 준다고 약속을 해주었다.

중국 유학 생활 중 처음으로 혼자 살게 되어 이제는 집에 관련된 모든 문제를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니 부담도 들지만 완전한 독립에 가슴이 설레기도 하다.
집을 구하면서 그 동안 내가 얼마나 남에게 의존하며 살았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스스로 집을 알아봐서 내 힘으로 이삿짐을 나르고 집주인과 계약까지 하고 있는 내 모습을 과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이곳 중국에서 하루하루 새로워진 내 자신을 발견할 뿐 아니라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나가는 내 자신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메이지 찌아요우~~~~ 앞으로 새로운 집에서 새 출발을 할 수 있게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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