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환┃깃털 같은 친절함의 무게

포토그래퍼 _ 고영관(phos studio)
얼굴은 곧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이라고 했던가. 50대 중반이란 세월의 명백한 단서, 그리고 스타PD, 이화여대 교수, OBS사장 등의 묵직한 수식어를 달고 있음에도, 그는 소년의 탈을 쓴 성인이었다. 주철환은 참 나이 드는 법을 몰랐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피터 팬처럼.

주변의 그 모든 것과 친해져라

‘호기심으로 충만했던 시절’이라고 말하는 그의 20대는 주변의 사물과 사람들에 대해 떠오르는 호기심과 상상을 멈출 수 없는 시기였다. 일상을 일상으로만 보지 않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석했다. 이런 그의 시인적 면모는 나중에 그가 PD가 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저는 젊은 시절을 주로 상상하면서 보냈어요. 운동하는 것에는 원래 취미가 없었고, 주위의 자연이나 사람에 관심을 가지고, 친구들과 대화하는 걸 좋아했어요. 이런 상상력은 창의력의 재료가 되었고, 호기심은 사람과 쉽게 친해질 수 있는 밑바탕이 되었죠. PD라는 직업은 상상력, 창의력, 친화력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이런 부분에 있어 저는 PD라는 직업과 잘 맞았었던 것 같아요.

MBC PD시절에도 그의 친화력은 방송계에 유명했다. 작은 인연도 소중히 생각하는 그의 진실된 마음은 사람들을 움직였고, 그가 건넨 따스한 말 한마디에 인생이 바뀐 사람도 있었다. 방송인 박경림이 무명이었던 시절, 당시 스타PD였던 그의 격려에 힘을 얻어 지금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는 일화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인연은 ‘인맥’이라는 건조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고 굵직한 무엇이었다.

안정보다는 설레는 변화를 즐겨라

지금 그의 인생은 제 5막의 무대가 펼쳐지는 중이다. 2년 반의 국어교사 생활을 제 1막으로 시작해 방송국PD, 대학 교수, 방송사 사장을 거쳐온 그의 인생은 쉽지 않은 선택과 짜릿한 도전의 연속이었다. 순간순간이 즐거움이었다고 말하는 그는 모험보다 안정된 삶을 추구하는 요즘의 젊은이가 안타깝다며 말을 이어나갔다.

저는 안정이라는 말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안정보다는 설레는 변화를 더 좋아해요. 가장 안정된 상태가 뭔지 아세요? 죽음이에요. 죽으면 고통도, 스트레스도 없어요. 동시에 활기도, 재미도 없죠. 재미와 활기는 도전과 모험의 원동력이에요. 그러기 위해선 일단 자기가 즐거운 일이 무엇인지 찾고, 그것을 발전시킬 수 있는 교육을 받아야 해요. 그리고 그 즐거운 작업을 통해 뭔가를 창조하고 생산해내야죠. 내가 가지고 있는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다른 누군가를 즐겁게 해주는 것. 너무 신나는 일 아닌가요?

<다 지나간다>. 작년 11월 그가 발매한 음반 제목이다. 예전부터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것을 좋아했다는 그는 자신의 인생 5막의 첫 도전으로 음악을 택했다. 그렇다고 그가 가수로서 활동하는 것은 아니다. 그가 추구하는 음악은 ‘생활음악’.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는 음악이다.

디자이너만 옷을 만들라는 법 있나요? 그건 아니잖아요. 누구나 옷을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사람을 디자이너라고 하진 않죠. 프로가 아니니까요. 저는 음악에 프로가 아니에요. 아마추어 정신으로 제가 좋아서 하는 거에요.

친절함, 그 태도를 오래 삼켜라
그는 자신이 걸어온 길이 모두 처음에 꿈꾸었던 국어교사와 닮았다고 말했다. 국어교사가 학생들의 마음을 읽고, 즐겁게 변화시키는 것처럼 방송PD도 대중의 마음을 읽고, 대중이 그 프로그램을 보고 즐겁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단지, 그것을 ‘말’이 아닌 프로그램을 통해 한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대학교수와 방송사 사장도 이와 다르지 않다. 언어로써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 그의 리더십의 핵심은 이 ‘말’에 있었다.

리더는 결국 말로 사람들을 움직이는 거에요. 예컨대 어떤 돌을 옮겨야 하는데, 아무도 나서지 않아요. 이럴 때 사람들에게 어떤 인센티브를 줘서 움직이게 하느냐가 관건이죠. 여기서 인센티브는 말이 될 수 있어요. 똑같은 말이라도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오죠. 그 사람이 즐겁게 액션을 취할 수 있도록 상상하고 구현하는 일. 그것이 리더가 해야 할 일이에요.

이유 없이 편안해지는 사람이 있다. 처음 만나도 오래된 사이처럼 어색하지 않은, 그래서 금새 가까워질 수 있는 그런 신기한 능력을 가진 사람. 주철환, 그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해사한 미소와 사람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찬 그와의 인터뷰는, 마치 오랜만에 찾아 뵙는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듯 편안했다. 유능한 사람보다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는 마지막으로 젊은이들에게 친절할 것을 당부했다.

따끔한 말은 오래가지 않아요. 하지만 따뜻한 마음은 오래갑니다. 어느 분야에서든 친절한 사람은 성공할 가능성이 큽니다. 친절한 사람이 되세요.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 DK

    @홍석준 기자 친필사인에 책선물까지.... 완전 부러운걸요??? ㅠㅠㅠ
  • Mary J. 마징가

    후아... 주철환 교수님, 정말 오랜만에 여기서 뵙네요. 여전히 페르시아 왕자 보다 훨씬 잘 생기셨습니다~~~^^/
  • 조세퐁

    @DK '사자성어' 좋아요. 주교수님 인터뷰갔을 때, 선물로 한권 주시더라고요. (자랑 아닙니다. 자랑 아니에요)
  • DK

    사자성어 쉽고 재밌게 공부하고 싶은 분은 '주철환의 사자성어' 강추합니다. 사자성어에 연예계 이야기를 접목시켜서 연예부 기사 읽는듯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답니다. http://www.yes24.com/24/goods/3238366
  • 으헣

    우왕 정말 멋쟁이시네요 ㅎㅎ 왠지 친절하면 손해볼 것 같은데 ... 그래도 친절하게 살도록 노력해야겠네요!
  • 뿌리다

    저 어제 이 분 이야기 보고, 방황하는 한 아주머니에게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 드렸답니다. 음하하.
  • N

    친절한 사람이되라....라고 하시니.... 나이가 들수록 색다른 말을 해주시는 분들이 끌리네요ㅎㅎ

소챌 스토리 더보기

네 방에 누가 찾아온다. 공포게임 Top 5

더위 먹은 얼굴 살리는 뷰티템

알면 알수록 자랑스러운 역사 TMI

MT 공감유형

지친 마음 여기서 쉬어 가세요, 경남 하동 힐링 포인트 5

방콕러를 위한 가심비 아이템

쉿, 페이크 바캉스 핫플6

LG글로벌챌린저 얼빡자소서 #03 슬기로운 대학생활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