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디자이너

사람만 옷을 입나, 제품도 옷을 입는다. 한낱 제품에 독보적인 스타일을 불어넣는 예술가, 바로 패키지 디자이너다.

사진 전경미/제16기 학생 기자(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보기만 해도 제품이 소비자에게 걸어온다

패키지 디자이너란 말 그대로 소비자에게 상품을 알리고 구매욕구를 끌어당기는 패키지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제품 자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 역시 패키지 디자인의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에, 그들은 미적이고 예술적인 감각을 소유하는 물론 제품을 담는 용기와 포장 재질 등에 대한 지식도 탄탄해야 한다.

패키지 디자인은 신문이나 방송에 노출되기 전, 최전방의 제품 광고다. 요즘처럼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 나올수록 제품의 특성을 잘 파악하는 것이 관건인 것.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써보기 전에, 제품의 이미지와 특성을 눈으로 바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에 부응하기 위해 시각디자인을 공부한 사람이 유리할 수 있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만 찍는 것이 아니라 시각 디자인의 총체적인 전공 과정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최초의 광고,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때까지

패키지 디자인의 작업은 클라이언트로부터 의뢰가 들어오면, 제품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치른 뒤 그 특성을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시기는 프로젝트별로 달라지나, 타사 제품을 비교하는 시장 조사가 중요하다. 이때 제품이 외국에 수출될 용인지, 국내 판매용인지가 고려된다. 시장 조사가 끝나면 제품의 특성을 잘 살린 디자인을 기획하고 회의를 거쳐 더욱 어필하고 싶은 특성을 부각시켜 디자인으로 구체화한다. 이후 최종 시안을 클라이언트에게 보여주고 수정 사항을 체크해 수렴한다. 이때 겉으로 드러나는 표지 디자인뿐 아니라 용기의 모양까지도 신경을 쓰며, 새로운 용기 시안을 클라이언트에게 제시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패키지 디자이너의 업무 처리 과정은 광고대행사와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패키지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트렌드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 현재 소비자가어떤 스타일과 색을 선호하는지 등에 관한 것을 꿰차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제품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해야 그것에 맞게 기획을 하고 디자인을 할 수 있다.

소비자와 제품을 연결하는 패키지 디자이너가 되는 길

시대가 갈수록 우리나라의 패키지 디자인이나 제품 디자인 역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만큼 위상이 높은 우리나라 산업 디자인은 세계화를 선도하는 비전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패키지 디자이너가 되려면 굳이 시각디자인학과나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미 전반적인 지식과 기술을 쌓은 전공자에게 유리한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비전공자에게 길이 없는 건 아니다. 패키지 디자이너를 꿈꾼다면, 개인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서 디자인 회사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중요하다. 훌륭한 패키지 디자이너의 열쇠는 무엇보다 잘 닦아놓는 기본기다. 실무진은 최근 학생이 경험도
많고 디자인을 보는 눈 역시 높아졌지만, 정작 컬러 보는 눈이나 사진 감각 등 기본이 안 되어 있다고 고백한다. 이에 더해 트렌드를 잘 파악해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통찰력이 필요하다. 직업은 특성상 작업 주기가 짧아 트렌드를 디자인에 바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 그래서 어떤 일이나 사물을 잘 관찰하고 좋은 것을 포착해내는 호기심도 필수 조건이다.
양진모 패키지 디자이너에 따르면,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적극성과 잠재된 가능성이라고 한다. 공모전 수상 경력은 그만큼 적극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하기에 점수에 크게 반영되는 부분이다.

Mini interview ‘퍼니 샐러드’ 양진모의 패키지 디자이너 탐구
그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해 (주)시디스 어소시에이션’, ‘(주) 디자인중심’ 수석팀장으로 재직 후 2002년 ‘(주)샐러드 크리에이티브 볼’을 설립했다. 2010년 ‘즐거운 회사’의 장경호 대표와 합병하여 ‘(주)퍼니 샐러드’로 법인명을 전환해 현재는 ‘(주)퍼니 샐러드’의 공동대표를 맡는 중. 후담이지만 그는 요즘 광고비가 없어 전전긍긍하는 청년사업가를 도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청춘의 든든한 조력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럽젠Q : 직접 실무진으로 일하면서 느끼는 매력은 어떤 것이 있나요?

제가 만든 디자인이 바로 시장으로 나가서 바로 소비자의 반응을 알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죠. 어떻게 보면 무척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해서, 이걸 즐기지 못하면 피곤한 일이죠.

럽젠Q : 패키지 디자이너로서 힘들었던 점이나 회의감이 들었을 때는 언제였나요?

열심히 작업한 디자인인데, 쓰레기통에서 발견할 때. 그럴 땐 어쩔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조금 회의감이 들어요.(웃음) 결국 내가 하는 일이란 쓰레기를 양산해 내는 것인가 싶고요. 그래서 에코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은데, 패키지 디자인 산업도 환경을 생각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어요.

럽젠Q : 담당했던 패키지 디자인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요?

보디 워시 제품부터 다양한 일을 했는데••• 가장 기억나는 것이 생활 환경과 관련한 제품이 있었어요. 그 제품의 포인트인 ‘환경’이라는 컨셉트를 잡아서 작업했던 프로젝트였죠. 환경에 대한 붐이 일지 않았을 때였는데, 컨셉트에 맞춰 기존의 불투명한 용기를 처음으로 투명 용기를 써서 순수한 느낌과 친환경 제품이란 것을 소비자에게 어필했어요. 그래서 시장 반응이 좋았던 제품이라 애착이 가요.

럽젠Q : 디자인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진행하는 프로젝트나 디자인과 전혀 관련 없는 분야의 것을 많이 봐요. 그래야 새롭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풍부하게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상투적인 말 같지만 책을 많이 봐요. 만화책부터 인문학, 잡지 등 가릴 것 없이 다양하게요.

럽젠Q : 패키지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학생에게 조언한다면요?

대학교 4학년 말에 졸업 작품을 준비하잖아요. 이 일은 매일매일 졸업 작품 같아요. 미리 단단히 각오를 해야 할 겁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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