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욱┃몰입과 노력, 여유가 뒤섞인 인간성

사진 제16기 LG러브제너레이션 기자 일동

우리는 모두 ‘완벽한 사람’이 되길 꿈꾼다. 하지만, 그 ‘완벽’도 현실이란 제약 하에 마모되어 간다. 주말 없이 일에 매이거나 취미 하나 없이 로봇처럼 변해가는 등의 모습이 비단 특정인에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영어와 불어, 스페인어 등을 포함한 5개 국어에 능통하며 현재는 독일어를 공부하고 있다는 LG전자 독일법인의 정욱 법인장도 이런 사람일 거라 지레짐작했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몰입으로부터 비롯된 바른 인간성은 세상의 기준으로는 판단해서는 안될 그만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주어진 인생에 ‘몰입’하라

현재는 LG전자 독일 법인의 상무의 직함을 갖고 있지만, 젊은 날에는 기업에서 일할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고 말하는 정욱 법인장. 그는 영문학을 전공하며 대학 시절 내내 교수를 꿈꿨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힌 후에야 비로소 회사에 입사하기를 선택했다. 그 때를 회상하며, 당시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신입이었던 자신은 ‘고문관’이었다고 말했다.

일은 잘 못하지, 경력직이라고 거만하지, 자기 시간을 회사에 희생하는 일은 전혀 없지. 나름대로는 그게 아주 합리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점점 함께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없어지고 직장에 섞이지도 못하게 되면서 그는 방황하기 시작했다. 펀드 매니저, 학원 강사 등 많은 대안까지 고려한 끝에, 그는 결국 어떻게든 ‘3년은 버텨보자.’하는 생각으로 다시 갈피를 잡았다. 다만, 나머지 1년을 한번 ‘최선을 다해 일해 본다는 조건으로.

그러자 많은 것들이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직장에서 인기와 입지가 나아진 건 둘째 치고, 저 스스로가 일을 즐기기 시작하게 되었다는 게 가장 크겠죠. 그건 제 젊은 시절을 대표했지만,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몰입’이었습니다. 공부든 사랑이든 일이든, 뭐든지 몰입하고 즐기는 게 가장 중요한 거죠.

독일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그 문화에 대해 이해하는 게 가장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현재 독일어 공부 삼매경이라는 정욱 법인장의 말에서, ‘몰입’이 가져오는 힘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일에 푹 빠져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노력을 위한 노력’을 쏟는 사람이라면, 과연 그런 발상을 할 수 있었을까?

매진하되, 개인 생활도 사수하라

그는 그렇게 주말까지 반납하고 밤낮으로 일을 하면서도 한 편으로 열정적인 연애를 했다. 오후10시에 일이 끝나고 비로소 만나, 집까지 바래다 주는 게 데이트의 전부였다곤 하지만. 그렇게 그는 몰입하되 그 일에만 집착하지 않고 자신의 개인 생활도 영위하는 젊은 시절을 보냈다. 목표에 매진한답시고 다양한 경험을 꺼리는 젊은이들에 그는 우려를 표시했다.

몰입이 중요한 만큼, 학창시절에 해보지 않으면 안 되는 일들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사회 분위기를 벗어나 살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자신의 생각은 있어야죠.

비단 사랑이나 인간 관계 같은 개인적 생활을 떠나, 여러 가지 일을 시도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그는 다음과 같은 단서를 붙였다.

하지만 그게 단기적 성과만 맛보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해보는 게 좋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다양성을 추구하되 끈기 없이 임한다면, 별다른 의미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전문화 시대에 단기적 성과만 쌓다간 스스로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겠죠.

젊은 날에 좀 더 추구해야 할 것, ‘재미’

문득 영문학 전공이라는 특별한 이력이 성과에 어떤 영향을 끼쳤지 않았을까 하는 드라마틱한 상상을 했다. 하지만 정욱 법인장은 잠시 생각에 잠기는가 싶더니, 고개를 저었다.

저는 영시 문학이 너무나도 좋았고, 그래서 가능하면 계속 공부하며 가르치고도 싶었습니다. 물론 그 덕분에 사람을 다루거나 대하는 힘이 조금 더 있긴 했겠죠. 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인문학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나중에 와서 그게 도움이 되느냐, 안되느냐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 당시의 ‘재미’ 아닐까요?.

그는, 물론 사회 분위기 자체가 그렇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어쩔 수는 없다지만 절대로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로 ‘찍어져’ 나와서는 안 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요즘 청년들이 노는 시간 없이 취직에 대한 부담만으로 젊은 시절을 보내는 게 아니냐며, 문학, 철학, 사학 등 재미있는 것을 공부하는 젊은이들이 없어져 가는 것 같다는 우려와 함께.

전 경영학 동아리 활동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아쉬워요. 젊은 날에 밖에 배울 수 없는 재미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전 너무 좁은 길로 왔던 거죠. 좀 더 ‘우뇌적인’ 활동을 했어야 했어요.


정욱 법인장은 L세대와 공유하고 싶은 말로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는 뜻의 한자성어 ‘세월부대인’을 소개했다. ‘시간이 가기 때문에, 우리가 알아서 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알아서 해야 한다니, 그는 젊은이들에게 무슨 말을 전하고 싶었던 걸까? 기다리지 않는 세월 속에서 그는 끊임없이 몰입하고, 도전하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절대로 그게 다가 아니었다. 비즈니스맨이면서도 ‘재미’와 ‘문화’에 관해 끊임없이 얘기하는 그의 세월에는, 인생의 여유가 듬뿍 묻어나 있었다. 세월은 당신을 기다리지 않는다. 이는 명백한 진실이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가 숙제이다. 세월은 당신을 기다리지 않는데, 당신은 무엇으로 채워나갈 것인가? 세상을 보는 안목이 생기기 시작한 우리는 이제 ‘완벽한 인생’을 꿈꾸진 않지만, ‘좀 더 멋진 인생’을 꿈꾸고 있다. 그를 위해 우리의 세월에 우리가 아로새겨야 할 것은, 몰입과 사랑, 여유가 뒤섞인 개개인 각자의 ‘인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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