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물(에) ÷ 문화(를 나누고) + 창조성(을 더하면?) = CCL(Creative Commons License)


여러분이 만약 개인 블로그에서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온라인에 올린다면 이것은 범법이 아닐까? 2009년 4월 22일 개정· 7월 23일부터 적용된 새 저작권법은 이것이 범죄 행위라고 말한다.
다음의 저작권법에 따르면, 생일 축하노래(원곡: Good morning to all)는 1935년 저작권이 확립되었기 때문에 해당 창작물의 업로드 (유포) 대상자는 강력한 처벌의 대상자가 된다. 또한 개정 이전에는 법의 영역 밖에 있던 다운로드 대상자도 이제는 범법자에 해당된다.
실제로 김양(17)은 자신의 블로그에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만화를 게시한 혐의로, 경찰서에서 출석요구서와 합의금 60만원의 요구를 받고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 또, 한 블로거는 5살배기 딸이 가수 손담비의 ‘미쳤어’ 노래를 따라 부른 53초짜리 재롱 동영상(사진)을 네이버에 올렸다가 음악저작권협회의 요청으로 게시물이 임시 차단당한 적이 있다.

한편, 창작자의 입장에서는 이 같은 저작물 보호가 시급하다. 음악을 하고 싶어서 (대)학교에 진학한 학생들 중 절반이 1년이 지나면 휴학하거나 그만둔다. 음반시장의 침체기 때문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만화작가 황미나는 “만화는 다운로드의 불법·합법성을 떠나 이미 무료로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개인이 소비하기 때문에 얼마나 불법 유통되는지 잡기도 어렵고, 작가 스스로 보호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이다.” 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저작권법은 지나친 차단으로, 당장 눈앞의 다운로드만 막는다는 지탄을 받고 있다. 원래의 취지와는 달리 현재의 저작권법은 사상누각(沙上樓閣. 기초가 약하여 오래가지 못함)의 정책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공공 문화의 장려보다는 차단에 초점을 둔 현 저작권법의 한계. 이에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01년, 로런스 레시그(Lawrence Lessig) 교수에 의해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두고 시작된 CCL(Creative commons Korea – 저작권 공유 표시)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자신의 창작물에 대하여 일정한 조건하에 모든 이의 자유이용을 허락하는 내용의 라이센스(Lice nse)이다. 저작권법 제 46조에 의하면 저작 재산권 자는 다른 사람에게 그 저작물의 이용을 허락할 수 있고, 이용허락을 받은 자는 ‘허락 받은 이용방법 및 조건의 범위 안에서’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다.

바로 이 법을 고려하여, 창작자는 CCL의 4가지 아이콘을 이용해 ‘허락의 범위를 설정’할 수 있다. ‘저작권 표시, 비영리 표시, 변경금지, 동일조건 변경 허락’ 의 아이콘 중 원하는 것을 선정하여 자신의 창작물(블로그) 하단에 표시 가능하다. 업로드 할 창작물에 CCL마크를 달기 위해서는 이곳(http:// creativecommons .org/choose/?lang=ko)에서 아이콘을 설 정한 후에 뜨는 HTML을 복사하여 창작 물이 업로드 될 웹사이트에 붙여 넣으면 된다. (현재 우리 나라의 법에 맞도록 수 정된 버전은 2.0이다)

실제로, 한글 2007 프로그램이나 다음, 파란, 네이버 등의 포 털들은 일찍이 CCL을 달 수 있는 메뉴를 만들어 놓았으며, 구글과 야후, 플리커는 CCL 컨텐츠만 골라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를 따로 선보였다. 게다가 음원 공유 사이트 ccmixter(http://www.ccmix ter.or.kr), 지식 공유 사이트 Wikipedia(http:// ko.Wikipedia.org 한글판) 등은 CC L의 ‘문화의 공유 = 창조’라는 개념이 중심 이 되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웹사이 트다.

그러나 5년 전 우리나라에 들어와 아직 정착 중인 CCL이기에,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있다. 많은 네티즌들이 아직까지 ‘CCL = 무단 공유’로 인식하고 있어, CCL을 부착한 창작물이 도리어 무단 스크랩을 당하는 경우이다. CCL을 적용한 저작물은 누구나 합법적으로 가져다 쓸 수 있기 때문에 ‘CCL을 달면 돈을 벌 수 없다’는 인식도 일반화되어 있는 등 CCL은 아직 창작자보다는 수요자의 편에 더 가까워 보인다.
그러나 ‘자유롭고 공정한 컨텐츠 공유’라는 미래의 숙제에 답을 제시할 수 있는 것 또한 CCL이다. 단지 허락을 받거나 허락하는 표시 만으로서의 CCL이 아니라, 창작자의 권리와 소비자의 자유를 균형 있게 제시하는 제도로 정착한다면, CCL은 나 개인의 권리뿐 아니라 대한민국 문화산업에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전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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