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사용 지침서|저작권이 무엇에 쓰는 물건이고?

수많은 창작물이 쏟아져 나오며 경쟁하는 1인 크리에이팅 시대, 저작권을 둘러싼 분쟁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알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저작권법 지식과 저작권을 잘 활용한 좋은 예를 몽땅 파헤쳐보자.

기획 1 _ 저작권 사용 지침서 : 저작권이 무엇에 쓰는 물건이고?
기획 2 _ 저작권 사용 지침서 : 저작권 활용 좋은 예
기획 3 _ 저작권 사용 지침서 : 저작권 어디까지 알아봤니? OX퀴즈

CHAPTER 1. 저작권, 이제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저작권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필요함에는 몇 가지 배경을 들 수 있다. 첫째는 콘텐츠의 제작과 유통이 편리해진 만큼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하기에도 쉬워졌는데, 자칫하면 저작권 위반에 해당하기도 한다는 점, 둘째는 도용과 패러디가 판을 치는 상황에서 개인의 저작물을 올바르게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현재 저작권에 대한 이야기가 애매하고 복잡한 만큼, 잘못된 지식들 역시 무분별하게 생산되고 유포되고 있다. 우리 삶에 정말 필요하지만 알기 어려운 저작권법에 대해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해완 교수님을 만나 들어봤다.

Q. 가장 먼저 저작권이 대체 무엇인가요?
A. 저작권이란 저작자가 자신의 저작물에 대해서 가지는 저작권법상의 권리를 말합니다. 그 권리에는 재산적 권리와 인격적 권리가 있습니다. 재산적 권리를 ‘저작재산권’이라고 하고 인격적 권리를 ‘저작인격권’이라고 하죠.


‘지적재산권’은 산업재산권과 문학, 음악, 미술 작품 등에 관한 저작권의 총칭이다. ‘저작인격권’은 저작자가 자신의 저작물에 대해 갖는 정신적, 인격적 이익을 법률로써 보호받을 권리이다.

Q. 저작권을 보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저작권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 이론들이 있습니다. 저작물 작성에 노력을 기울인 사람에게 마땅히 그 저작물의 이용에 대한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하는 ‘노동이론’, 저작물에는 저작자의 인격이 투영되어 있으므로 그 인격적인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하는 ‘인격이론’ 등이 주장되어 왔어요. 이들은 모두 저작권보호는 ‘자연적 정의’에 부합한다고 보는 관점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으로 자연권론이라고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저작물에 대한 저작자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으면 저작물을 작성할 유인(인센티브)이 없어지거나 줄어서 결과적으로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적, 예술적, 학문적 성과들이 나오지 않기에 저작권을 잘 보호해야 한다는 ‘유인이론’이 주장되고 있습니다.

Q. 요즘 시대에 특히 더 가치를 인정 받는 이론이 있을까요?
사실, 어느 한 입장만 타당하다고 하기는 어렵고 여러 가지 이론들의 타당한 면들을 잘 조화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저작권법 제1조는 “이 법은 저작자의 권리와 이에 인접하는 권리를 보호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여 저작권보호가 저작물의 공정이용 보장과 함께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 발전을 기하는 데 필요’하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자연권론과 유인이론 중 하나만 타당하다고 말할 수 없다.

Q. 저작권을 어기면 어떤 처벌을 받나요?
A. 우리 저작권법 제 136조 제 1항은 “저작재산권 등을 침해한 사람에 대하여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요. 죄질이 나쁜 경우에 징역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은 벌금형이 많이 부과되죠. 그리고 대부분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는 이른바 친고죄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보면 저작권 침해에 대하여 민사적 구제의 노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보다는 형사고소를 통해 형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경향이 매우 높고, 그로 인해서 여러가지 사회적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다양한 논의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저도 거기에 참여하여 개정안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Q. 창작자와 저작자, 그리고 저작권자가 다른 경우가 궁금합니다.
A. 저작권법상의 대원칙은 저작물을 창작한 사람이 저작자이고 그 저작자가 모든 저작권을 가진다고 하는 이른바 ‘창작자 원칙’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저작권법은 창작자 원칙에 대한 하나의 중대한 예외로서 ‘업무상저작물’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어요. 이 규정에 따르면, 예컨대 A라는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B가 회사에서 기획한 바에 따라 자신의 업무로서 어떤 저작물을 작성한 후 그 저작물이 해당 회사의 명의로 공표된 경우에는 저작권법상 저작자는 그 저작물을 창작한 직원 B가 아니라 회사 A인 것으로 인정되는 것이죠. 따라서 A가 저작재산권과 저작인격권을 모두 가지게 되는 거예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규정이 창작자 원칙을 지나치게 훼손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하여 개정안을 만들어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한편으로, 저작인격권은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는 권리로 규정되어 있지만, 저작재산권의 경우는 자유롭게 양도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저작재산권을 저작자로부터 양도 받은 사람도 저작재산권자가 될 수 있습니다.


회사 업무로 만들어져 공표된 저작물에 대한 저작재산권과 저작인격권은 개인이 갖지 않는다. 해당 경우가 창작자와 저작자가 다른 경우라 할 수 있겠다.

Q. 저작권이란 창작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발생하는 것인가요? 창작자가 저작권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한 조건이 있는지요?
A. 예 맞아요. 저작권은 저작자가 권리발생을 의도하였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법적으로 창작성 등의 요건을 갖춘 저작물이 작성되기만 하면 그 순간 바로 자동적으로 부여돼요. 어떤 표시라든가 등록이라든가 하는 방식적 요건을 전혀 요구하지 않고 바로 저작권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는 이러한 제도를 ‘무방식주의’라고 하는데 저작권에 관한 가장 중요한 국제협약인 베른협약에서 이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어, 우리 나라만이 아니라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아무런 방식적 요건 없이 저작권 보호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Q.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할 때 확인해야 할 체크포인트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타인의 저작물을 적법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말씀드린 저작재산권 제한 사유 등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당한 저작재산권자의 사전 허락을 받아야만 해요. 그러므로 먼저 저작재산권 제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검토해보고 거기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에는 정당한 저작권자의 이용 허락을 받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때 누가 정당한 저작권자인가 하는 부분도 정확하게 잘 짚어 볼 필요가 있어요. 해당 저작물에 저작자로 표시되어 공표된 바 있다면 그 표시된 저작자가 저작자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지만, 권리 양도 등의 다른 상황이 없는지 체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Q. 표절과 패러디의 차이점이 궁금합니다.
A. 표절이란 저작 저권 침해 중에서도 타인의 저작물을 마치 자신의 저작물인 것처럼 도용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래서 그 경우에는 저작재산권의 침해만이 아니라 저작인격권의 침해가 수반되는 경우가 많죠. 반면, 패러디는 비판이나 풍자의 목적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변형하여 사용하는 것으로서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공정이용에 해당하여 저작권 침해가 아닌 것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패러디가 공정이용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그 저작물 자체를 풍자의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직접적 패러디일 것이 기본적으로 요구되죠. 그 밖에도 원저작물의 이용 정도 등을 감안하여 공정이용 해당 여부를 판정하게 됩니다.


비판과 풍자의 목적으로 제작물을 이용했다고 무조건 공정이용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Q. 폰트 파일에는 저작권이 있다고 하는데, 서체 자체에는 저작권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글자체 디자인 자체는 판례상 응용미술저작물 등으로 보호되지 않고 디자인등록을 했을 경우 디자인보호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있을 뿐이에요. 그러나 폰트 파일은 단순한 데이터파일이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 성격을 가지고 있고 최소한의 창작성도 인정되어, 저작권법상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는 것으로 대법원 판례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Q. 블로그를 보면 하단에 존재하는 CCL은 도대체 무엇인가요?
A. CCL은 자신의 저작물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널리 공유하고자 하는 뜻을 가진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 자유이용 라이선스의 하나예요. 저작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CCL을 붙이게 되면, 그 조건에 부합하는 한 자유롭게 해당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으나, 조건을 벗어나게 되면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가 그대로 적용됨을 명시하는 것이죠. 앞에서 저작권 보호를 정당화하는 근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지만, 저작권의 강력한 보호에만 치중하게 되면 자유로운 정보의 공유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법적으로도 그에 관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여야 하지만 거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CCL과 같은 민간의 자율적 노력을 통해 정보의 공유를 강화해 나가는 것은 긍정적 의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작자가 이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라이선스 유형을 선택해 저작물에 표시하는 방식이다.

Q. 책의 표지나 웹사이트의 초기화면 속 저작권 표시 ⓒ의 의미와 사용법은 무엇인가요?
A. 위에서 저작물을 누군가 창작하면 어떤 표시 등 일체의 방식적 요건 없이 저작권이 부여되는 무방식주의가 현재 세계 대다수의 나라가 취하고 있는 입장이라고 말씀드렸는데, 무방식주의에 반대되는 것이 바로 방식주의이고, ⓒ표시는 이전에 오랫동안 취해 온 방식주의에 따라 저작물이 저작권 보호를 받기 위하여 반드시 출판물 등에 명기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쓰는 법은 ⓒ 다음에 출판 연도, 저작자(저작권자) 성명을 쓰는 방식, 예컨대 ⓒ 1926 Ernest Hemingway 라고 표시하는 방식으로 하면 됩니다. 그러나 미국이 베른협약에 가입한 후인 1989년 3월부터는 미국에서도 ⓒ표시가 저작권 보호의 필수요건이 아니게 되었죠. 당연히 우리나라에서도 이 표시는 저작권 보호의 요건이 아닙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에도 이를 통해 저작물 최초 출판시점과 저작권자명을 명확히 해 두는 것은 분쟁의 예방 등의 면에서 의미가 있기 때문이에요.

CHAPTER 2. 저작권, 어떻게 잘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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