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클럽 <천년동안도> 임원빈 대표와의 재즈


2007년 이래 특급 라인업을 자랑하는 ‘서울재즈페스티벌’이 올해도 어김없이 열린다. 작년 영화 <라라랜드>가 한국에서 떠들썩한 인기를 끌면서, 대중의 환심을 더욱 사게 된 재즈. 영화 속 재즈 클럽 같은 곳이 한국에도 여럿 있다. 지난 96년부터 서울의 대표적인 재즈 클럽으로 자리매김한 <천년동안도>도 그중 하나. 천 년 동안 오래가는 재즈 클럽이 되어 ‘천년동안도(島)’라는 새로운 섬을 하나 만들자는 의미로 대학로에 터를 잡은 곳으로, 작년 익선동으로 자리를 옮겨 365일 재즈 축제를 벌이고 있다. 공간과 사람, <천년동안도>와 임원빈 대표와의 대화는 재즈처럼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Q. 대학로에서 자리를 지키던 <천년동안도>가 2015년 문을 닫은 거로 알고 있어요. 다음 해 익선동에 다시 문을 열면서 어떤 심정이었나요?

대학로의 높은 임대료 때문에, 이전할 수밖에 없었어요. 익선동으로 이주하면서 공간이 너무 협소해서 재즈 클럽을 다시 해도 괜찮을까 고민했죠. 전 워낙 재즈를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일단 간판부터 달았습니다. 그랬더니 다시 오픈한다는 소식을 들은 손님들이 말도 못하게 좋아했어요. 그래서 오픈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죠.

Q. <천년동안도>의 문을 다시 열 때 남다른 결심이 있었을 텐데요.

두렵기도 했지만… 제가 재즈라는 음악을 다룬 지 40년이고, 제 인생에서 음악 없이는 살 수 없는 상태였어요. 다시 오픈해서 해보자, 그냥 좋은 친구들과 함께 해보자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Q. 재즈를 음원으로 듣는 것과 재즈 클럽 현장에서 듣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재즈는 ‘서로 하는 대화’예요. 연주자가 2명이면 2명이 서로 대화하듯 풀어가는데, 그 과정을 음원으로 들을 땐 못 보는 거죠. 연주자의 눈동자도, 손놀림도 보면서 서로 주고받는 것을 봐야 하거든요.
주제와 변주, 그리고 주제로 끝나는 것이 재즈의 형식인데, 그 변주의 애드리브에서 정말로 재즈의 진미가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재즈 클럽에 와서 재즈를 라이브로 듣는 것은 음원으로 듣는 것과는 아예 다른 재즈의 개념입니다.


Q. 임원빈 대표가 재즈를 만난 계기는 무엇이었죠?

원래 70년대부터 음반 레코드숍을 했어요. 클래식을 듣고 실내악을 좋아하다가… 음악이란 것이 듣다 보면 들을 것이 없어지더라고요. 그래서 관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듣다가 재즈에 빠지게 되었고, 나도 재즈클럽을 한번 열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98년 발간된 월간지 <재즈힙스터>의 12월호 기사 중.

Q. 당시 우리나라에서 재즈 클럽이 불법이었다고 들었어요.

그때는 일반음식점에서 통기타 하나 가지고 연주하는 것만 허락했어요. 지금의 재즈 클럽처럼 연주하는 것은 허가가 안 났죠. 처음 재즈 클럽을 운영할 땐 종로구청에서 3개월 영업정지가 나왔어요. 영업정지는 어떻게든 피해 보려고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국회에서 방망이 3번 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국회에서 입법 통과시키는데 아주 어려웠습니다.

Q. 최근 젊은 층에서 ‘서울재즈페스티벌’을 비롯해 여러 재즈 관련 축제를 찾고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나요?

긍정적이고, 좋다고 생각해요. 젊은이들이 재즈를 안다는 것은 굉장히 젠틀한 생각이고, 대화를 배우는 방법입니다.

Q. 혹 재즈 입문자에게 추천할 재즈 앨범이나 곡이 있을까요?

재즈는 처음 접근하기에 유명한 명반을 듣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여기서 한 가지 방법은 내가 실제로 악기를 다룰 수는 없지만, 어떤 악기를 다룬다고 생각해 보는 거예요. 이 가정 하에 같이 연주하고 싶은 아티스트의 앨범을 들으면 좋죠.
제가 재즈는 대화라고 이야기했죠? 사람이 오늘의 기분에 따라 대화하고 싶은 사람이 달라지듯 재즈를 듣는 방법도 매우 흡사해요. 오늘 내가 대화하고 싶은 아티스트의 음악을 듣는 것이 좋죠. 그래서 재즈는 추천받은 앨범을 듣는 것보다 자꾸 본인이 찾아서 듣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Q. 그렇다면 재즈 클럽을 200% 즐기기 위한 팁은 있을까요?

첫째, 무대에 집중하세요. 계속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재즈는 대화이기 때문에 경청하는 것이 중요해요.
둘째, 주제와 변주, 그리고 주제가 재즈의 형식인데, 변주에서 연주자의 애드리브가 끝날 때 박수를 잊지 마세요. 손뼉을 크게 칠수록 연주자의 더 멋진 연주를 들을 수 있을 거예요.
셋째, 재즈 클럽은 음악을 다루는 곳이기 때문에, 대화는 귓속말로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넷째, 연주자에 대한 예의를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음악이 끝났다고 바로 일어서기보다는 연주자들이 다 나간 뒤 일어나면 좋습니다.
다섯째, 재즈 클럽에서만큼은 누구도 방해하지 않으니, 느긋하게 재즈를 즐겨주세요.


Q. 20대에게 <천년동안도>라는 재즈 클럽이 어떤 의미였으면 하나요?

<천년동안도>란 이름을 지을 당시, 외국식이기보다 한국식 이름으로 하려고 굉장히 노력했어요. 재즈 클럽은 문화공간이잖아요. 오래오래 대한민국 젊은이에게 좋은 벗이었으면 좋겠고, 젊은이가 이곳에서 영감을 받고 조금씩 커갔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재즈 클럽은 어려운 공간이 아니에요. 누구나 와서 재즈를 즐기며 쉼을 누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젊은이들이 재즈 클럽을 많이 사랑해주었으면 좋겠어요.

Address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일대로28길 14
Contact 02-743-5555
Time 오후 6시~자정, 매 주말 브런치(오후 12시 30분~2시 30분, 오후 3~5시) 공연
Menu 피자 1만원대, 음료 7천~1만원대(공연에 따라 입장료 무료 혹은 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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