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발상의 자존심, 퐁피두 센터Centre Pompidou

파리에 미술관이 너무 많아서 고민되셨나요? 시간의 한계와 취향의 차이 때문에 어느 곳을 가면 좋을지 갈팡질팡하는 대학생을 위해 럽젠 기자가 직접 여러분의 아바타가 되었습니다. 6개 대표 미술관의 대학생 맞춤식 리뷰를 탐독해보세요. – 편집자 주

‘적나라함’과 ‘솔직함’, ‘키치함’과 ‘예술성’의 차이에 대해 제대로 말해보라고 한다면, 그 누가 명쾌한 답을 내릴 수 있을까? 그 경계는 컨템퍼러리 아트의 자유 의지 때문에 모호해졌고, 예술계는 늘 논란으로 뜨겁다. 그 사이에 낀 퐁피두센터는 그에 관해 명확한 해답을 주진 않지만, 최소한 당신의 이 강박증적인 질문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예술은 지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파격이 아니면 말하지 말라

퐁피두센터 속 작품은 제각기 예술의 한계라는 바리게이드를 사정없이 넘나들고 있었다. 수염 달린 모나리자 그림으로 유명한 마르셀 뒤샹의 작품도 바로 이곳의 출신이다.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당신의 사회의식을 고취하려는 작품보다는 당신의 감성을 자극하고, 자유로운 발상으로 초대하려는 작품들이 주를 이뤄, 관람 내내 감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다양한 실험적 요소가 돋보이는 퐁피두 센터의 작품들.

입구에서 한 층 더 올라가면 피카소나 칸딘스키 등 퐁피두 센터의 정신에 부합하는 유명 작가의 작품도 접할 수 있다.

건물 자체가 하나의 아이콘이 된 박물관

퐁피두 센터라는 박물관은 마치 하나의 인격체처럼 특정한 ‘성격’으로 참관객과 마주한다. 그 시작은 건물에서부터 드러난다. 공모를 통해 설계된 외관으로부터 이곳은 퐁피두 센터가 가진 예술 철학과 캐릭터를 표출했다. 해외 박물관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굳이 내부에 전시된 작품만이 아닌, 그 자체의 존재감이다.

마치 공장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외관과 자유로이 조정 가능한 내관 덕분에, 관람객의 70%는 전시된 콘텐츠보다 건물 자체를 즐기기 위해 찾는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퐁피두 센터는 건물 자체가 하나의 아이콘이 되었다.

이는 오직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지어진 곳이 아니라 작품의 성격과 소통하는 유기적 발상이 돋보인다. 우리나라에는 생소할 수 있는 장소적 가치가 퐁피두 센터의 또 하나의 즐길 거리다.

공간적 가치는 높으나 관람객 관리에는 소홀

개관 시간인 오전 11시에 맞춰 갔지만, 여느 파리의 미술관이 그렇듯 이곳 역시 수많은 인파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관리가 부족한 인상은 지우기 어려웠다. 티켓 창구는 파리의 명물다운 인파를 수용하기에는 부족했으며, 구입하기까지의 절차도 효율적이지 못했다. 또, 전시 작품 간의 분류가 모호하고 일정 동선이 없는 구조로 이루어져, 쉽게 지나치는 작품도 많다는 게 아쉬운 점이었다. 물론, 더 유연한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작품을 관람할 수 있기도 했으나, 역방향에서 다가오는 타 관람객과의 마찰은 관람을 방해하는 요소 중의 하나임은 분명했다.

항상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티켓 부스와 동선이 없어 복잡한 전시관 내부 구조

대학생 맞춤 평점
재미 ★★★★★

‘신선함에도 이렇게 여러 종류가 있구나.’하고 작품별 새로운 발상에 식상할 틈이 없다. 그러다 보니 심지어 차분한 작품까지도 새로운 눈길로 바라보게 한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이에게 추천!

기념품 ‘득템’ 가능도 ★★★☆☆

여러 전시품이 프린트된 엽서나 포스터, 공책, 다이어리 등 1층의 숍에서 여러 기념품을 구매 가능. 하지만 꼭 여기서만 구할 수 있는 기념품만 있는 건 아니다. 대량 생산의 흔적도 보인다.

촬영 가능도 ★★★★★

지나다니는 수많은 관람객만 잘 피한다면, 아무 문제 없이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다. 여러 작품을 찍은 뒤 귀국 후 감성이 떨어질 때 자극제로 사용해도 좋을 듯.

외관의 예술성 ★★★★★

작품으로 유명한 타 박물관과 달리 퐁피두 센터의 이름값 중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이 건물 외관! 과연 이것이 박물관인지 의심이 들 정도로 파격적이다.

시간 소모도 ★★★☆☆

방대한 관람객 수에 비해 입장 처리 절차는 합리적이지 못해, 언제나 길게 늘어서 있는 입장객 행렬을 볼 수 있다. 다만 작품들을 둘러보는 데에는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 않는 편.

체력 소모도 ★★★★★

작품을 하나하나 꼼꼼히 새겨 보더라도 지치지 않는다. 사람이 많지만, 작품 감상이 힘들 정도로 부대낄 정도는 아니다.

가격 대비 만족도 ★★★★☆

학생으로 할인된 가격이 8유로. 컨템퍼러리 아트의 최고봉을 만끽하며 명화도 구경할 수 있고, 내부와 바로 옆의 도서관까지 이용할 수 있어 다채로운 문화활동이 가능하다.

총평 ★★★★☆
딱딱하지 않은, 기본 지식 필요 없이 몸으로 부딪히는 예술. ‘난 예술적 안목이 없어,’라며 자신없는 당신의 오감마저 확실하게 잡아줄 것이다.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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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작품마다 간질간질 한 것이, 정말 가고싶다는 말이 절로 나오네요 부럽습니다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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