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리┃꿈의 가속도를 밟은 치어리더

학생이자 치어리더로서 이혜리의 삶은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은 스포츠카 같았다. 학업과 응원 일을 동시에 역임하며 순간순간을 의미 있게 보내는 그녀 인생에 브레이크는 없는 걸까. 자신을 끊임없이 열정으로 활활 태우는 사람, 그러기에 행운아처럼 보이는 그녀의 열쇠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된다는 ‘긍정성’이었다.

학교에서 무대로, 대학생에서 치어리더로
부산대학교 농업경제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이혜리는 현재 KT 소닉붐의 치어리더팀인 KT 소닉걸스로 활약하고 있다. 174cm, 52kg의 늘씬한 ‘스펙’을 가진 그녀는 부산의 번화가인 서면에서 길거리 캐스팅으로 치어리더를 시작했다.

길거리에서 픽업이 되었어요. 처음에 제의를 받았을 때는 크게 관심이 없고 처음 있는 일이라 어색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2주 후에 길거리에서 또 제의를 받았어요. 그래서 이게 정말 내 일이다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죠.

이 일을 하기 전, 4.1 학점의 평범한 여학생이었다는 그녀에게 시작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주위 친구들은 신기하게 여기면서 멋있다고 했지만, 아버지는 크게 반대를 하셨어요. 아무래도 노출이 있고, 춤추고 노는 것처럼 보이니깐 아버지가 달갑지 여기진 못하셨죠. 제일 친한 친구도 반대했고요. 하지만, 열심히 공부한다는 전제 하에 설득한 결과 나중에 허락하셨죠. 물론, 다른 가족과 친구의 지원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아무리 힘들어도 계속 할 수밖에 없는 이유

그녀가 그리 간절히 바라던 일이건만, 막상 해보니 만만치 않았다. 화려한 무대에 서기까지 치어리더는 연습실에서 숨은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 시즌 중에는 평일 5시간, 주말 7시간 이상 연습하는 것이 그녀의 일과다. 경기가 시작하기 한참 전부터 리허설과 대기를 거듭하는 동시에 시험 기간이라도 경기가 있으면 당장 달려가야 하는 현실 속에서도, 그녀가 치어리더 일에 푹 빠져있는 이유는 뭘까.

제가 응원해서 팀이 이기면 정말 뿌듯해요. 관중과 한마음으로 응원하면 정말 기분이 좋답니다. 저도 모르게 경기에 빠져서 팀이 지고 있을 때 눈물을 흘린 적도 많아요. 정말 내가 팀의 일원으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사실 춤실력이 그리 좋진 않았는데, 날이 갈수록 늘어가 기분이 좋더라고요. 또 경기장에서 중고등학생들이 와서 사인해달라거나 사진을 찍자고 하면 신기하고 뿌듯하죠. 가수 원투와 같이 공연도 해보고 다른 치어리더들과의 만나면서 인맥도 넓히고 많은 경험을 하며 성격도 더 밝아졌어요. 힘들어도 즐거운 이유이죠.

그리고 그녀의 삶은 타오른다
서구적인 외모와 갈색 머리카락 때문에 얻은 그녀의 별명은 ‘외쿡인’. 평소 시계를 2개나 차거나 부츠나 양말을 짝짝이로 신는 등 워낙 낙천적이고 엉뚱하게 행동한다는 의미에서도 붙여졌다. 치어리더여서 보통 학생과는 다를 거라 생각됐지만, 오히려 소박한 매력을 가진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저는 눈 뜬 것만으로도 감사할 정도로 밝고 낙천적이에요. 체력도 좋고 친구도 많고 하루하루 사는 것이 재미있어요. 저는 액셀러레이터 같아요. 하고 싶으면 멈추지 않고 열심히 달려나간답니다. 갑자기 고등학교 때 공부가 하고 싶어 열심히 한 결과 부산대학교에 들어왔고, 21세 때 원하던 유럽여행도 갔고, 이 일도 행운인 것 같아요. 걱정 없이 앞으로 달려나가는 것이 저인 것 같아요.

만나는 사람에게 에너지를 나눠주는 그녀는 뜻밖에 도서관 ‘죽순이’이기도 했다.

평소에 도서관에 자주 있어요. 책을 읽고 리포트도 쓰고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죠. 시험기간이 끝났다고 공부가 끝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치어리더 일을 하면서 지난 학기에는 성적이 조금 떨어져서 이번에는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요.

치어리더의 바쁜 일정으로 학교생활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는 대신, 일본어 학원을 다니며 어학공부도 틈틈이 하는 그녀는 미래를 향해 멈추지 않는 열정 덩어리였다.
그녀가 응원하는 KT 소닉붐 농구단은 지난 08/09시즌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09/10 시즌에는 힘차게 비상하여 2위의 성적을 거두었다.

제6의 멤버가 되어 함께 했던 그녀의 응원이 ‘아브라카다브라’ 주문처럼 KT 소닉붐의 승리를 북돋았던 게 아닐까. 그녀 안에 내재한 긍정이 밝은 미래를 선보일 거란 사실 역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대학생 집콕러를 위한 월간 소비

편지가게 글월, 마지막으로 편지를 받은 게 언제예요?

비전공자를 위한 교양서

비전공자를 위한 전공자의 교양서 큐레이션

일본어 번역가 강민하 | 마음까지 전하는 번역

VEGAN ESSAY 의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입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식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먹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입문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