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현대적인 옛날이야기, 이토록 화려한 기다림 – ‘매튜 본, 잠자는 숲 속의 미녀’

<매튜 본, 잠자는 숲 속의 미녀> 4W 브리핑
WHAT_ 매튜 본의 공연 관람 후기
WHEN_ 2016년 06월 22일 수요일
WHERE_ LG아트센터
WHO_ LG소셜챌린저 김예슬

매튜 본, 그를 수식하는 단어는 다음과 같다.
전례 없는, 파격적인,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의 공연을 보고 나니 이 모든 수식어가 지나침이 없었다.
꼭 들어맞게 그를 설명하고 있었다. 그는 110분의 러닝 타임 동안 단 한 순간도 빠짐없이 전례 없었고, 파격적이었다.


관객들을 반기는 포토월,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듯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소싯적 알던 숲 속의 미녀는 잊어라

– 한 번도 본 적 없는 잠자는 숲 속의 미녀 –

한번도 본 적 없는 스토리

옛날 옛적, 왕과 왕비에겐 아이가 없었고, 그들은 마녀에게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소원을 빈다. 마녀는 그 소원을 들어주지만, 부부는 감사를 표현하지 않는다. 마녀는 화가 나 공주가 성인이 되는 해 깊은 잠에 빠져들 것이라는 저주를 내린 채 사라진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흔히 아는 옛날이야기다. 그러나 매튜 본의 이야기는 다르다. 공주에게는 몰래 사랑을 나누던 정원사 연인이 있었다. 공주를 수호하고 또 저주를 내리는 신비로운 마법사와 마녀들은 ‘뱀파이어’였다. 공주와 함께 모든 성이 잠들었으나 홀로 잠들지 못한 정원사를 착한 마법사가 자신과 같은 뱀파이어로 만들어 준다. 그리고 그는 100년을 기다린다. 마침내 성이 열리고 그는 공주를 만날 수 있게 되지만, 공주를 가로채러 온 마녀의 아들을 상대해야만 한다. 마녀의 아들을 물리치고 정원사와 공주는 결혼 후 뱀파이어가 된다. 매튜 본은 그들을 말 그대로 ‘영원히’ 행복하게 살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이토록 화려한 이야기, 이토록 화려한 기다림은 본적이 없다.

또한,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옛날이야기를 지극히 가까운 이야기로 가져온다. 공주가 태어난 해를 1890년으로 설정하고, 성인이 되는 해를 1911년, 그리고 100년 후, 그리고 어제. 이토록 가까운, 이토록 현대적인 옛날이야기 역시 본 적이 없다.


매튜 본 작품 사상 역대 최단 시간 매진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그만큼 압도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한번도 본 적 없는 캐릭터

하이힐 신기를 거부하고, 맨발로 춤을 추는 천방지축 오로라 공주, 그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무시무시한 마녀 카라보스가 하이힐을 신은 건장한 성인 남성이었다는 것이다. 그가 카라보스가 된 순간부터 성별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보다 더 카라보스일 수 있을까? 이처럼 캐릭터 자체에 몰두해 살아 숨 쉬게 하는 매튜 본의 재주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주인공뿐 아니라 유모, 왕과 왕비, 무용수 한 명 한 명 전부 표정부터 발끝까지 생생했다.


배우 한 명 한 명이 정말로 살아있는 캐릭터가 된 듯 했던 공연, 안무가 자연스럽게 캐릭터와 스토리에 녹아들었다

한번도 본 적 없는 디테일

그의 남다름은 무대 위의 디테일에서까지 빛을 발했다. 우선 무대장치가 전례 없었다. 장막과 빔프로젝터를 통해 영상과 무대를 넘나들며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매체를 넘나드는 구성에 댄스 뮤지컬은 영화가 되기도 하고, 연극이 되기도 했다. 또한 무빙워크를 무대 위에 설치함으로 극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안무 역시 독특했는데, 1부에서 어린 공주를 축복하는 착한 마법사들 각자의 독무는 마치 아이돌 그룹의 개인 파트를 연상케 할 만큼 파격적이었다. 또 가면을 씌우고, 혹은 눈을 가리고 추는 안무를 통해 무용수를 부드럽게 움직이는 마네킹처럼 만들었다. 안무를 더 빛나게 하는 의상 역시 남달랐다. 뱀파이어들을 표현하는 날개, 시대에 따라 바뀌는 평상복, 조명과 함께 효과를 내는 붉은 계열의 의상. 이러한 한 번도 본 적 없는 디테일이 모여 한 번도 본 적 없는 완벽한 무대를 연출했다.

발레, 현대 무용, 방송 댄스, 영상, 무대 장치, 의상, 매튜 본의 무대는 하나의 종합 예술이었다. 경계와 장르를 넘나드는 표현 방식이 유려하고 매끄럽게 연결되어 무대를 완성했다. 그의 공연을 본 그 저녁은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저녁이었고, 잠자는 숲 속의 미녀는 그렇게 그에 의해 깨어났다.


공연을 보고 나오는 길, 한 번 더 포스터를 올려다 보니 마치 차원 이동을 하고 깨어난 느낌이었다.
미녀가 잠들었던 1890년, 그리고 1990년 그리고 어제, 그리고 오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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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Social Challenger 김예슬 다채롭고 무궁무진하고 고유한 대학생 작성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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