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준┃이 여름처럼 뜨거운 보디빌더

청각 장애 2급이란 장애, 19세의 어린 나이란 허들을 가볍게 넘어 전국 보디빌딩 대회의 우승컵을 세 차례 거머쥔 이우준.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란 본인의 가슴에 귀 기울인 결과, 그의 불편한 배경과 조건 모두는 그저 먼지가 되어버렸다.

유난스러워도 될 노력 앞의 겸손 한 자락
2009년 미스터&미즈 코리아 선발대회 +80kg급
1위, 90회 전국체육대회 +75kg급 1위 등을 휩쓴
이우준의 늘름함.

의심의 여지가 없다. 거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청각장애를 지니면서도 보디빌딩 전국대회만 세 차례를 석권한 그가 분명히 남보다 훨씬 더 많은 상처와 시련을 견뎌왔을 거라 빤히 짐작된다. 하지만, 그에게서 듣는 어떤 눈물의 드라마를 원했던 건 그저 철없는 기자의 욕심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여러 질문에 시종일관 ‘시련은 없었으며 모든 건 자신의 노력보다 여건이 좋았기 때문’이라는 듯 말했다. 이게 거짓말이 아닐까 하는 심증은 여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닭 가슴살, 고구마와 야채 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아요. 그것도 완전히 무염분으로 말이죠. 하루 두 차례 모두 다섯 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술 담배도 할 수 없어요. 아침에 일어나 닭 가슴살을 보면 토할 것 같고 처음 운동기구를 잡으면 너무 귀찮고 기운이 나질 않죠.

하지만 그는 남보다 더 참고, 노력하는 생활에 대해 전혀 억울해하는 기색이 없었다. 이것은 운동을 반대했던 부모님에 맞서 스스로 시작한 의지였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었으며, 자신의 미래에 대한 욕심도 크다. 결국, 그는 억울해할 이유도, 그럴 새도 없었다.

그런 그 앞에서 체육관 트레이너 선생님도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남들은 으레 어긴다는 식사 조절을 그는 절대 엄수했기 때문이다.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니 동생들이 피자를 먹고 있더군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피자 한 조각을 들어 냄새를 ‘쓰윽’ 맡고 방으로 들어왔죠. 또 한 번은 이모 집에서 음식을 먹으려는데, 소금간이 되어 있더라고요. 맛이 너무 달콤한 거에요. 이모를 들들 볶아서 결국 음식을 다 다시 만들었죠. 요즘엔 닭가슴살을 먹기가 어려워 그냥 물과 함께 믹서기에 갈아 마셔버린답니다.

고 2때 처음 만나 뛸 듯이 기뻤던 여자친구도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 다음날 바로 헤어졌다고 하니, ‘별달리 남들보다 노력하는 것은 없다.’라는 그의 태도는 그저 과한 겸손이라고밖에 받아들일 수 없었다.

장애가 아닌 인생 의식하기

어린 시절 고열로 청력을 잃은 그는 구화(입 모양을 보고 말을 이해하는 법)를 가르치는 농아인 학교에 다닌 뒤, 일반인과의 차이 없이 살게 하고 싶던 부모님의 뜻에 따라 초등교육부터 일반 과정의 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일반 학생과 같은 수준으로 수업을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이에, 그는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처음엔 축구가 하고 싶어서 축구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을 준비했어요. 하지만, 백방으로 수소문해봐도 부정적인 결과만 돌아왔죠. 어머니는 축구가 단체 운동이기 때문에, 청각 장애 선수는 문제가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게 아닌가 하고 슬퍼하셨어요.

그때 그의 기분을 묻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가 장애를 가진 친구에게 전할 말로 손꼽았던 ‘장애를 의식하지 말고 인생을 의식하라.’라는 대답 그대로다. 현실적 제약에 신세를 한탄하며 물고 늘어져 봐야 인생은 그 누구도 가여워하지 않는다. 이우준은 자신의 처지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선보일 수 있는 일을 향해 항해했고, 이내 보디빌딩이라는 인생의 친구를 만났다.

자기 분야에 매진하는 순간, 새어 나오는 빛

그가 소유한 여러 가지 보충제. 정신적으로 아무리 다독여도, 물리적 한계가 찾아올 때 본인의 노력과 끈기를 응원해주는 친구들이다.

그렇게 보디빌딩을 진지하게 시작하게 된 것은 고1 때였다. 사람들은 ‘많이 늦었다’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 우려를 뒤로한 채 2년을 매진했고, 마침내 고3 시절 고등학교 보디빌딩 대회의 가장 주목받는 주인공이 되었다. 심지어 ‘일반인 보디빌딩 대회에 나와야 할 사람이다.’ 라는 평가까지 들었다.

먹고 싶은 음식도 못 먹고 구토가 날만큼 힘든 절제를 요구하는 운동이지만, 그래도 운동할 때가 가장 행복해요. 오직 좋아하는 운동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좋은 결과와 격려들까지 따라오니 전 너무 감사하기만 하죠.

보기 좋은 몸을 만드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긍정적인 사고라고 하니, 이 천진난만한 청년은 아무래도 보디빌더가 천직인가 보다.

많은 친구가 자신이 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애쓰고 있는 것 같아요. 확실하지 않은 만큼 두려움도 따라오겠죠. 하지만, 자기가 택한 길에서 노력하고 또 정진해서 끝까지 가보면, 분명히 빛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살집이 있는 듯한 고등학교 1학년 때(좌)와 탄탄한 근육 남이 된 고등학교 3학년 때(우)의 이우준.
2년이란 시간은 상상 그 이상의 노력이 깃들었다.

그가 정녕 남보다 빠른 쾌거를 이룬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몸이 타고나게 예쁜 것 같다.’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이 여름같이 뜨거운 학생은, 함께 있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산들바람 같은 시원함마저 갖고 있었다. 강철 같은 몸에 흔들림 없고 따뜻한 마음씨. 귀가 잘 안 들리는 것 따위를 장애라고 할 수 있을까? 가끔 우리의 가슴 저 면에서 발목을 붙들고 있는 게으름, 패배감, 비관적 태도 같은 고질적 장애와 비교하자면, 그런 것쯤은 그의 인생에서 아주 작은 허들에 불과하다.

이우준의 방학맞이 피트니스 팁

1. 기본 식사 3~4끼를 든든히 꼭 챙겨 먹으며, 야채와 과일,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라!
2. 성장 호르몬을 위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어라!
3. 정말 운동을 하고 싶다면, 술과 담배부터 끊어라!
4. 운동할 때에는 지속적으로 충분히 수분을 공급하라!
5. 급하게 단기적으로 몸을 키우려고 하지 말고, 꾸준한 자세에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도록 해라!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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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정말 노력하면 안되는게 없군요^^
  • N

    @김형진기자
    칠월 11일에 실천하겠다는 댓글을 남겼던 김형진기자
    아직까지 왜이렇게 팔뚝이 야들야들한거임?
  • 으헣

    진짜 대단하네요 ~저는 저렇게 식단 관리하면서 못 살 것 같아요 ~ㅎㅎ
    방학맞이 팁을 한 번 실천해봐야겠네요 ㅎㅎ
  • 이주현

    저는 오늘도 방학맞이 피트니스 팁의 3번을 어기고 왔습니다...
    술은 도저히 못끊겠어요 흑,
    요즘같은 무더위, 살얼음낀 잔에 거품일며 가득히 찰랑대는 생맥주 한잔..ㅜ
    이우준씨 같은 초콜렛복근으로 가는길의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ㅋ
    하지만 이분은 장애라는 가장 큰 어려움도 이겨낸 분인데,
    이까이 맥주...쯤이야
    오늘만 마실께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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