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향┃규칙도, 두려움도 없는 유기농 막걸릿집

최근 부는 ‘막걸리의 재발견’은 한국 음식의 세계화이자 젊은이의 신선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에 불을 확 지피는 주인공은 한때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전 중앙일보 기자 이여영. 그녀는 현미, 알밤 등 막걸리 전문 술집인 ‘월향’을 내고 밤을 잊은 로맨틱 술꾼의 발목을 잡고 있다.

문을 연 순간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을 느낀다.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이 드는 실내 분위기에 젖어들게 한다. 노란 벽 곳곳에 걸려 있는 그림은 작은 전시회에 온 듯한 느낌이다. 게다가 테이블과 의자는 일반 막걸릿집과 달리 카페처럼 세련미를 자랑한다. 어느 예술가의 작업실이 이럴까? 아직 정리되지 않은 공방과 비슷한 ‘홀’과 깔끔하고 예술적으로 꾸며진 한 켠의 공간이 대비되면서 묘한 조화를 이룬다. 특히 따로 마련된 VIP 공간은 책과 책장, 그림 등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눌 편안함을 제공하는 곳이다. 작은 소품이 인상적으로, 냅킨의 그림과 막걸리 그릇까지도 월향만의 분위기를 내고 있다. 전체적으로 노란 벽과 조명의 색에 맞춰 그릇은 깔끔한 다홍색이나 하늘색이다.

친절한 아르바이트생이 기본 안주를 내온다. 보기만 해도 아삭해 보이는 김치와 고구마다! 이 환상의 궁합에 탄복하며 노란 호박 고구마를 야금야금 먹고 있을 즈음 주문한 메뉴, 알밤 막걸리와 모듬전이 나온다. 노란빛의 알밤 막걸리는 평소 막걸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인기 끌만하다. 달곰한 알밤의 향기와 맛이 일품! 입에 착착 감기는 막걸리의 느낌은 어떤 술과도 비교할 수 없다.

모듬전에는 각종 다양한 채소와 생선류의 전과 샐러드가 함께 나온다. 이 모듬전의 가장 큰 매력은 담백함과 고소함이다. 갓 구워낸 전은 기름 냄새 없이 고소한 향을 내고 그 맛은 재료의 신선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특히 두부는 부드러우면서 특유의 고소함이 듬뿍 들어 있고 다진 고기를 깻잎으로 싼 전은 깻잎의 향과 고기가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낸다.
갓 구운 전 한 점과 알밤 막걸리, 캬~!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가격이 조금 높다는 점과 맛있는 술에 비해 안주가 부실한 점. 고가란 점에 대해 ‘월향’의 이여영 대표는 모든 재료가 국산 유기농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대며, 30대의 직장인 방문이 잦다고 덧붙였다. 그리 넉넉하지 못한 양의 안주에 대처하는 법? 전 종류를 택하는 게 현명하다. 안주보다 술을 많이 먹는 사람이라면 이곳이 천국이겠지만!
그 누가 막걸리가 아저씨의 전유물이라 했던가.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고리타분한 막걸리가 아니라 깔끔하고 담백한, 더불어 몸에도 좋은 와인 못지않은 고급 막걸리라는 느낌이 직접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런 월향 같은 막걸릿집이 많이 생긴다면 머지않아 소믈리에처럼 막걸리를 맛보는 전문 직업이, 그리고 더 나아가 전 세계 테이블에 와인 대신 막걸리가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될 희망도 던져본다.

Location 홍대입구역 4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오른쪽 길로 들어가 갈라지는 큰길에서 왼쪽으로 직진, 부동산 건물이 있는 다복길로 쭉 직진하다 보면 오른쪽 2층에 위치.

Open 오후 12시~오전 1시 혹은 2시(월~수), 오후 12시~오전 4시(목~토)

Price 알밤 막걸리 1만 원(1L) 모듬전 2만 3천 원

Info 070-8278-9202

Mini talk 이제는 막걸리 전도사, 이여영
Profile

부산 성일 여고 졸업, 서울대 졸업
슈퍼모델 출신
<헤럴드미디어>, <중앙일보> 기자,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 저자
2008년 8월 촛불 집회를 둘러싼 소속 언론사의 보도 방향에 대해 공개 항의를
했고 그로 말미암아 회사를 떠나야 했다. 그 후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 중.

럽젠Q :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음식이나 음악 같은 문화를 다루는 프리랜서 기자로, 기사도 쓰고 방송 활동하고 있어요. 또 책 한 권을 더 내려고 준비하면서요.

럽젠Q : 술집 ‘월향’을 내게 된 이유는 뭔가요?

서울대 공대 선배 한 분이 국산 현미 막걸리를 열심히 연구하셨어요. 전통 술은 일반적으로 그 나라에서 생산되는 국산 재료를 이용해 만들어야 하는데 사실 우리나라 막걸리의 대부분은 수입산 재료를 이용해 만들거든요. 이 선배는 국산 현미 막걸리를 만들다가 실패해 형편이 어려워졌을 때, 후배들이 돈을 모아 술집을 내게 됐죠. 약자끼리 힘을 모았어요. 그 현미 막걸리의 이름이 ‘월향’ 막걸리라 그 이름을 따 가게 이름을 했죠.

럽젠Q : 이곳을 다녀가는 손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우리 막걸리를 사랑하고 많이 마시길! 특히 20대와 대학생들은 일단 먹어봤으면 좋겠어요. 어느 곳에서든 막걸리라는 술을요. 좋은 막걸리를 마시면 몸이 상하지 않아요. 또 막걸리는 다른 술에 비해 세금이 훨씬 싼 대신 원료 비가 비싸요. 이건 그만큼 막걸리를 드시는 게 다른 술을 먹는 것보다 이익이라는 거죠.

럽젠Q : 월향만의 매력은 무엇이고 꼭 먹어볼 만한 추천 메뉴는 무엇인가요?

일단 현미 막걸리인 ‘월향 막걸리’와 막걸리에 숙성시킨 생삼겹살을 추천해요. 정말 맛있거든요. 저희 가게의 막걸리와 안주는 모두 유기농이고 와인 못지않은 정교한 작업을 통해 나온 막걸리이기 때문에 그 맛은 정말 보장해요.

럽젠Q : 앞으로의 월향 운영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체인 사업은 하지 않을 거예요. 영리의 목적이 아니라 약자들의 힘을 모으고 또 약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만든 가게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 가게를 낸다면 그것도 직영으로 운영할 거예요. 아니면 장애인이나 노인 분들 같은 사회적 약자에게 가게를 만들어 주는 형식으로 운영해 나갈 생각입니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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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오~ 모듬전에 막걸리 색깔이 아주 특이한걸요
    군침이 꼴깍 넘어갑니다.
    막걸리라...
    우리나라 3대막걸리는
    포천이동막걸리, 고양 배다리막걸리와함께 부산 "산성막걸리"를 꼽고있습니다
    전주막걸리도 좋구요~
    하나같이 깊고 풍부한 맛을 자랑하는데요,
    월향의 막걸리도 곧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꼭 맛보고 싶어지는걸요~
  • 호박고구마 색에 반하고 알밤 막걸리 색에 놀랐어요!!!!
    게다가 사장님이 저렇게 예쁜 분이라니!
    손님이 한시도 끊기지않겠는걸요?ㅋㅋ 가보고싶은마음이 마구마구 드는 그런 곳이에요!
    요즘 또 막걸리 관련 드라마를 봤더니 ㅋ.ㅋ 달달한 막걸리가 생각나는 비오는 토요일이네요 크크
  • 박보람

    모듬전 정말 옹골찼습니다 ! 재료가 정말 좋다는 느낌이 팍 들었어요 !
  • 여기 모듬전 대애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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