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선전ㅣ스타트업의 성지 선전, 도라봇 탐방!

2019년 여름, 중국 광저우와 선전, 홍콩으로 해외탐방을 떠난 25기 LG소셜챌린저 대원들. 그곳에서 우리가 몰랐던 진짜 중국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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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판교가 있다면 중국엔 선전이 있다! 중국을 넘어서 세계의 스타트업 성지로 떠오르는 선전시는 중국 최초 경제특구로 지정되어 짧은 기간 동안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덕분에 시민들의 평균 연령이 30대인 데다가 2019년 1인당 GDP가 홍콩의 수치를 넘어섰다는데! 이곳에서 나고 자란 중국인들은 어떻게 스타트업을 시작하고(start) 또 키워냈을까(up)?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소채리들이 선전에서 ‘진짜’ 중국 스타트업, 도라봇의 CEO Spencer Deng과 브랜딩 매니저 Maeve Zhang을 만났다.

START-UP IN SHENZHEN l Dorabot Inc.
도라봇은 2014년 설립된 AI와 로봇 전문 스타트업이다. 주로 컴퓨터 비전, 콜라보레이션, 머신러닝 등 혁신기술을 이용하여 물류 및 제조산업을 위한 자율형 로봇 솔루션을 개발한다. 중국 외에도 다양한 국적을 가진 직원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으며 광저우, 홍콩, 브리즈번과 애틀랜타에도 지사를 두고 있다. 설립 초기 도라봇에겐 텅텅 빈 사무실뿐이었다. 하지만 3년 후인 2017년 도라봇은 <포브스차이나>가 선정한 ‘30세 이하 혁신 기업가 300’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선전시에 위치한 도라봇. 소채리가 온 것을 아는 것마냥 날씨가 매우 화창했다.

도라봇, 너는 누구니?

지수 안녕하세요, 도라봇! 메일로만 연락하다가 드디어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지수에요. 중국어로는 zhi xiu라고 부르더라고요.
Maeve 정말 반가워요! 제가 좋아하는 연예인의 이름도 zhi xiu인데 좋은 우연이네요. 사실 한국에서 대학생들이 방문한 건 완전 처음이라 새롭고 즐거워요.
지수 와 정말요? 저희가 한국 첫 손님이라니, 감격이에요. 그러면 한국 학생이 아닌 다른 나라 학생들은 온 적 있나요?
Maeve 홍콩대학교와 연계해서 인턴십을 운영하고 있다 보니 홍콩대학 학생들이 가장 많이 와요. 아 참, 올해 뽑힌 학생 중엔 홍콩대학교에 다니는 한국 학생도 있었답니다. 아무래도 스타트업이라 인재를 찾을 기회가 대기업보다 적어요. 그래서 우리는 인턴십을 통해 직접 찾으려고 노력하거든요. 학생들에게 스타트업과 관련된 경험을 주는 대신 말이죠. 어떤 회사들은 그저 보여주기식으로 인턴을 뽑기도 하지만 스타트업에선 정말 큰 힘이 된답니다. 실제로 업무에 참여하고 함께 회의하고 심지어 로봇개발에 참여하기도 해요. 그래서 사실 더 많은 학생이 도라봇에 찾아왔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항상 열려있답니다. 지수는 어때요?
지수 졸업반만 아니라면 당장 달려오고 싶어요. 한국에도 선전과 비슷하게 스타트업이 주를 이루는 판교라는 도시가 있어요. 제가 다니는 대학교도 홍콩대학교와 선전처럼 판교와 아주 가까워서 이런 스타트업 인턴십을 자주 접했었는데 그런 이유에서였나 봐요. 생각해보니 제가 판교에서 만났던 스타트업 관계자들도 함께 시작할 동료를 모으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랬어요. 도라봇은 어땠나요?


브랜딩 매니저 Maeve Zhang(오른쪽)과 이야기 중인 황지수 소채리. 친절한 미소로 소채리들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Spencer 굉장히 우연이었어요. 제가 마침 전 직장을 떠나 로지스틱 자동화에 관심이 생겼을 때, IDG-Accel이라는 벤처기업 투자사에서 저에게 투자하고 싶다 했어요. 마침 저랑 Hao(Dorabot CTO)를 동시에 아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저희 둘을 연결해줬어요. Hao는 몇 년 동안 로봇 관련 일을 하고 있었던 열정이 있는 로봇 엔지니어이고 저는 로지스틱과 관련된 경영 경력을 갖고 있어서, “좋아, 우리 로지스틱 로봇 스타트업 한번 해보자”라는 말이 나오면서 시작했습니다. 정말 운이 좋았죠.
지수 도라봇이 태어났어야만 했던 환경이었네요. 그런데 Spencer는 경제학을 전공했잖아요. 어떻게 ‘로봇 스타트업’에 도전하게 된 거죠? 한국에서는 경제학과 공학을 완전히 분리해서 생각하곤 하거든요. 경제나 경영 전공자가 이런 로봇이나 전자 회사의 창업자인 경우는 극히 드물어요. 있어봤자 정말 대기업이거나, 다른 분야로 창업한 후에 다른 이쪽 산업을 개발한 경우거든요.
Spencer 경제는 거의 모든 걸 포함하는 개념이잖아요? 물론 경제학이 로봇을 직접적으로 포함하지는 않는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로봇과 인공지능은 현재 경제학을 완전히 바꾸어 버릴 수 있는 특별한 개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일한 배경은 투자은행과 로지스틱 회사지만, 로지스틱 생산 과정을 전부 로봇으로 바꾸는 것은 12살 때부터 원하던 일이었어요. 그래서 뛰어들게 됐죠. 그런 이유로 저처럼 투자은행에서 일하던 사람이 UPS(DHL, Fedex 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제 화물 운송을 주로 취급하는 세계적인 기업)에서 일하고, UPS를 떠나서는 제가 완전히 산업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런 비전을 갖고 사람들이 점점 도라봇에 합류하게 됐죠.


도라봇에서 만든 로지스틱스 로봇들. 사람의 조종없이 스스로 제품의 무게와 크기를 판별해 정리하고 분배한다.

스타트업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발을 딛기까지

지수 그럼 도라봇을 시작하고 나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Maeve 스타트업은 확실히 다른 회사들보다 어려움이 많아요. 먼저 인재를 어떻게 직원으로 데려올 수 있느냐는 거예요. 사람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도전하기보단 모두 보장된 편한 미래를 택하잖아요. 높은 확률로 저희가 뽑고 싶은 인재들도 그렇고요. 그 때문에 우리는 보장된 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도라봇으로 섭외해서 대학생 같은 인재들이 믿고 도라봇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어요. 텐센트나 UPS같이 큰 기업에서 온 분들도 있고, 홍콩과학기술대학교에서 연구하던 분들도 계세요. 이분들과 함께하기까지 많이 힘들었지만, 덕분에 도라봇에 좋은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었답니다.
지수 인재들과 마찬가지로 시장도 그랬겠어요. 대부분의 고객이나 회사들은 보장된 로고가 있는 제품을 선택하니까요.


실제로 도라봇에는 인터뷰를 위한 촬영공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스튜디오에서나 볼 법한 조명 기구와 카메라 장비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Maeve 그게 바로 스타트업이 겪는 2번째 어려움이었어요. 오래되고 성공한 브랜드는 고객과 신뢰가 쌓여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스타트업이잖아요. 외부인들이 보기엔 결국 전문성이 보장되지 않은 신생 브랜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홍보 콘텐츠를 만들 때 허투루 하지 않아요. 내부에 콘텐츠 제작과 관련된 전문 인력과 장비를 두고 자체적으로 생산합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위한 공간도 따로 두고 있고요. 스타트업의 대부분은 이런 홍보 콘텐츠 제작 비 용들은 절감하기 위해서 외부에 맡기곤 해요. 하지만 우리는 고객과의 신뢰를 위해선 우리가 직접 나서야 할 문제라고 굳게 생각합니다. 도라봇은 도라봇이 제일 잘 아는 법이니까요.
지수 정말 맞는 말이에요. 생각해보니 대기업들은 각자 홍보물을 만들어 내는데 스타트업은 그렇지 않아요. 실제로 한국의 스타트업들은 프리랜서들에게 작업의뢰를 하는 편이거든요. 게다가 전문적인 기술의 프리랜서보다 적은 비용으로 비교적 낮은 기술력을 가진 대학생들을 주로 구하곤 해요. 아무래도 자본에서 오는 어려움이 큰 이유겠죠.
Maeve 맞아요. 스타트업은 홍보 외에 기술 분야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거든요. 게다가 우리는 기술 관련 회사다 보니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해요. 누구보다 뛰어난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혁신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일하려고 노력합니다. ‘아마존 로봇 챌린지’에서 우승한 사람을 누구보다 빠르게 섭외하기도 했고요, 대학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그들을 기술 책임자로 고용하기도 하죠. 호주의 과학학회 회원분도 있고, 로봇계에서 저명한 기술자도 계세요.

선전과 스타트업, 그리고 미래

지수 도라봇은 정말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군요. 선전에서 시작하게 된 이유도 있을 것 같아요.
Maeve 선전은 스타트업에 있어 장점뿐인 도시예요. 크게 3가지로 말할 수 있는데, 첫번째는 뭐든 빠르다는 점이죠. 선전은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라서 모든 것이 집약되어 있어요. 영토가 매우 넓은 중국에선 무언가가 밀집되어 있다는 것은 굉장한 장점이죠. 다른 도시에선 몇 주가 걸릴 일을 선전에선 며칠 만에 해결할 정도랄까요. 그만큼 다른 환경에 적응이 빠른 도시에요.
두번째는 인재를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거예요. 선전의 지리적 위치를 보면 중국 내에 있으면서 홍콩과 아주 가깝답니다. 덕분에 중국에 있는 기업 또는 대학과 관계를 맺기도 하고 홍콩에 있는 곳들과도 동시에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죠.
마지막으로 공급체인상에서도 굉장히 유리해요. 선전 바로 옆, 아주 가까운 곳에 동관이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동관은 중국 내에서도 특히 공장이 많은 곳이에요. ‘메이드 인 차이나’는 대부분 ‘메이드 인 동관’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요(웃음). 그래서 생산은 물론, 국내와 해외로 보낼 수 있는 유통망이 아주 완벽히 조성돼있어요. 유통과 이동에 있어서 추가 비용이 더 들지 않는 셈이죠.
지수 선전과 동관에 외국인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겠어요.
Maeve 맞아요. 도라봇에도 무려 1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온 직원들이 근무 중이랍니다. 한 스타트업에서 이렇게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일하는 건 드문 일이죠. 중국, 미국, 호주, 인도, 프랑스, 아르헨티나, 독일, 러시아 등등……. 선전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도라봇의 한쪽 벽면에는 각개 국어로 도라봇이 적혀 있다. 알고 보니 직원들의 모국어였다.

지수 도라봇의 업무환경이나 분위기도 한몫을 한 것 같은데요? 처음엔 회사가 굉장히 딱딱하고 칙칙할 줄 알았어요. 로봇이나 회사가 주는 분위기가 그렇잖아요.
Maeve 처음 본 분들은 ‘숲’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로봇회사인데 식물이 이곳저곳 있고 굉장히 밝잖아요. 그 덕분에 우리는 도라봇을 회사보다 대학처럼 느끼곤 해요. 의견을 내는 것도 다른 회사보다 더 자유로워서 다양한 생각들이 존중되죠.
지수 굉장히 이상적인 회사의 모습이에요. 혹시 도라봇도 꿈꾸는 미래나 비전이 있나요?
Maeve 당연히 모두가 우리의 로봇을 사용하는 미래를 꿈꾸죠. 하지만 이건 너무 당연한 거고요 (웃음). 그저 돈만 버는 회사를 넘어서 개개인의 가치가 발전할 수 있는 회사가 되었으면 해요. 몇몇 회사들은 그저 돈이 최고의 가치인 경우가 있어요. 직원이나 다른 것들보다 훨씬 더요. 그렇게 되면 사실 내가 관심 분야를 찾아 입사했다 하더라도 금방 지치게 되죠. 우리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회사에 들어와서 ‘취직’이라는 어떤 목표를 달성했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갈 수 있었으면 해요. 그래서 직원들이 그런 목표를 설정하고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회사가 되고 싶어요.


마치 숲을 연상케 하는 도라봇의 내부 전경. 로봇회사에 대한 편견을 무너뜨려 줬다.

지수 와 정말 멋진 회사의 비전이에요. 제가 그 어느 곳에서 들었던 것보다 엄청 매력적이고요. 한국에서 스타트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에요. 혹시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없나요?
Spencer 절대 스타트업을 시작하지 마세요. 하하. 물론 장난이에요. 모두가 스타트업이라는 개념을 말할 때 이해해야 하는 게, 스타트업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무엇을 시작하는 거예요. 그래서 시작할 때 미지수가 많고, 여러 가지를 시도해봐야 해요. 그래야 뭐가 문제인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지?”, “우리가 할 수 없는 건 뭐지?”, 또 “우리의 한계는 뭐지?”와 같은 질문들에 대답할 수 있거든요. 미지수에서 나오는 불확실을 없애는 과정인 거죠.
그러다 보니 문제를 파악하는 것부터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의 과정에 실패가 많아요. 한번 성공하기 전에 99번 실패를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 의견은, 진심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으시다면, 이런 실패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으셔야 해요. 이런 실패들이 궁극적으로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들이니까요.

LG Social Challenger 18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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