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선전ㅣ모방도 비즈니스, 다펀 유화거리

2019년 여름, 중국 광저우와 선전, 홍콩으로 해외탐방을 떠난 25기 LG소셜챌린저 대원들. 그곳에서 우리가 몰랐던 진짜 중국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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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3 우리가 몰랐던 선전ㅣ모방도 비즈니스, 다펀 유화거리

여행 후 피로 가득한 몸을 이끌고 들어선 호텔 방, 침대에 누워 천장을 보니 어디선가 본 적 있는 명화의 모작이 그려져 있다. 문득 생각에 잠긴다. 인테리어 소품으로 쓰이는 저 그림들은 대체 누가 그리는 걸까? 기계일까, 사람일까?


다펀 유화거리, 창작과 초상화 작업을 병행하는 한 화가의 방

세계 3대 미술품 생산지, 다펀
다펀 유화거리는 세계 3대 유화 생산지 중 하나다. 세계 유화그림의 60%가 다펀 유화거리에서 만들어진다. 즉 쇼룸, 호텔 내 모작이나 작품들의 대부분이 선전 다펀 유화거리 출신이라는 뜻이다. 세계 미술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한 중국의 급속한 미술 시장에서의 톱니바퀴 중 하나는 바로 이 다펀 유화거리일 것이다.
정부의 주도로 모인 것이 아닌, 정말 ‘자연스럽게’ 예술가들이 모여 살기 시작해 그 규모가 점점 커졌다는 다펀 유화거리. 현재 약 8,000여명의 화가들이 활동 중이며, 중국인 뿐 아니라 많은 외국인들이 찾는 시장 겸 관광지가 되었다.


다펀 유화거리로 들어서면 곳곳에서 유화 냄새가 난다. 골목마다 유화 체험을 하는 아이들로 가득한 것도 이곳만의 진풍경이다.

모방과 창조, 그 모호한 경계
‘중국산’이라는 말은 언젠가부터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중국의 물건들이 정품이 아닌 ‘가짜’인 경우가 빈번했기 때문일 것이다. 다펀 유화거리 역시 그 중심에는 모작이 있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고흐의 <해바라기>와 <별이 빛나는 밤> 등 미술 비전공자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유명 그림들을 이곳 다펀 유화거리에서는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볼 수 있었다. ‘왜 유명 그림들을 모작하는 가’에 대한 답변은 다양했다. ‘세계 유명 그림들을 직접 그려보고 싶어서’라거나 ‘나만의 그림 방식으로 명화를 재해석하고 싶어서’와 같은 답변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주된 의견은 수요 때문이었다. 모작을 원하는 사람들이 증가해 시장이 형성되었고, 따라서 그 수요에 맞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명화 모작들은 아파트 인테리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한국의 모델하우스에 크게 걸려 있는 명화는 어쩌면 다펀에서 먼 길을 떠나왔는지도 모른다.


한 블록에 한 번씩은 만날 수 있는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보통 500위안 정도면 유명한 모작을 액자를 포함해 살 수 있다. 모나리자 역시 가게마다 꼭 가지고 있는 명화 중 하나다.

그렇다면 중국 사람들은 ‘모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정말 ‘가짜’라는 것에 무딘 것일까? 조심스러운 질문에 대한 이곳 다펀 유화거리에서의 답변들을 종합하자면, 중국에서 ‘창조’의 기준은 우리와 달랐다. 우선, 다펀 유화거리는 불법이 아닌 하나의 창조 시장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중국 안에서는 모방과 창조의 경계가 모호했다. 예를 들어 이미 완제품인 선풍기의 부품을 조금만 바꿔도 내 ‘창작품’이 된다는 것이다. 과거 맥도날드와 KFC를 합쳐 만들어진, 우리에게는 모방에 가까운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중국인들에게는 창조로 인정받아 KFC보다 더 큰 인기를 끌었다는 사례를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약간의 변화, 혹은 시도가 있다면 그것이 곧장 창조가 된다.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지만, 확실히 창조 및 도전을 하는 데 있어 진입장벽은 낮게 느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작만큼이나 많이 보이는 초상화들. 사진을 덧대 그리기도 한다. QR코드의 도시 선전답게 결제 및 홍보도 QR코드로 진행한다.


초상화를 그리는 작가. 사람당 500위안에서 비싸게는 1,000위안까지 받는다고 한다. 오히려 작가의 개인작품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다펀 유화거리의 ‘예술가’들
비록 창조로 인정받고 있지만, 다펀 유화거리의 화가들은 복제의 한계를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 모방 거리라는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행정관계자의 노력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중국의 기사 역시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화가들은 아직 정부의 지원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다펀은 집값이 아주 비싸다. 좁은 방의 월세가 한화로 100만 원이 넘는다. 이는 세계 부동산 시장을 휘어잡는다는 홍콩의 월세와 맞먹는 수준이다. 때문에 이들은 오늘도 모작을 그린다. 모작을 그리고, 그렇게 번 돈을 이용해 본인의 그림을 그린다. 모작 그림과 창작 그림 사이의 가격 차이는 상당했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모작 그림이 비싸다는 화가들의 말에 유화 작품의 허브로써 다펀 유화거리의 크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다펀 유화거리의 화가들이 주로 재료를 구입한다는 재료상점. 한국인 화가가 몇 분만에 본인을 그려주었다며 그림을 소개한 재료상점의 주인(오른쪽)에게서 다펀 유화거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느껴졌다.

다펀 유화거리, 창조적 공간이 될 수 있을까?
앞으로의 다펀 유화거리는 어떤 모습을 가지게 될까? 막연한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온전히 유화거리 속 화가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정부의 시도 및 정책과는 별개로, 화가들은 변화하고 있었다. 18년 간 자리를 지키며 상상화를 하루에 세 작품씩 그린다는 화가, 사람들의 수요에 맞춘 본인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화가, 다펀 유화거리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하루도 쉬지 않는다는 화가 등, 저마다의 해석으로 다펀을 사랑하고 있는 화가들은 결국 다펀을 또 다른 모습으로 바꿀 것이다. 그 형태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도, 다펀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임에는 틀림없다. ‘모방’이라는 수요가 만들어낸 공간 속에서 ‘창조’라는 새로운 공급이 시작되기를 바라본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는 동양풍의 자연을 담은 그림들

모방과 창조의 공간 다펀 유화거리
3호선 다펀역 A1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근처에 다펀 현대미술관과 독특한 콘셉트의 카페들이 있으니 방문 시 참고할 것. 하나의 마을처럼 되어 있어 산책하듯 천천히 둘러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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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Social Challenger 황윤선 일상 속 이상을 꿈꾸다 작성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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