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는 믿지 마세요, 군학일계의 복합 놀이공간

사진 이주현/제16기 학생 기자(국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높은 고층 빌딩 숲 사이로 군계일학이 아닌 ‘군학일계’와 같은 모습을 띤 복합 문화공간 두 곳.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상상하지 못한 완벽한 반전이 시작된다.

버려진 공장의 재탄생, 앤트러사이트Anthracite

당인리 발전소 주변에 있는 신발공장을 그대로 살린 ‘Anthracite’. 무연탄이란 이름 외에도 ‘당인리 커피공장’이라는 별칭이 있다. 재즈 뮤지션인 주인장의 예술적 감성이 고스란히 반영된 문화 결집소로, 홍대 근처 예술인들의 아지트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곳은 찾아가는 길부터 쉽지는 않다. 합정역에서 꽤 발품을 들여 이곳을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아파트 단지에 들어선 뒤 커피 향을 따라 산책 아닌 산책을 해야 한다.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 2층에 들어서면 창을 통해 산란한 햇살이 카페 안을 비추고 있어 마음이 느슨해진다. 옆 테이블과 거리가 멀어 혼자만의 공간을 가진 듯한 기분은 보너스. 카페 중간에는 부수다 만 듯한 벽 가운데로 커다란 구멍이 재미를 준다. 카페 이곳저곳 벽에 걸린 현대적인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테이블로 진한 향의 커피가 놓인다. 직접 로스팅해서인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깊은 커피 맛이다.

분위기 있는 차 한잔을 즐길 수 있는 2층에서 한 층을 내려오면 전시 준비가 한창이다. 최근에는 디자이너 수(soo)가 ‘TNT, 전 세계를 돌며 모든 사람이 티셔츠로 친구가 되는 티셔츠 문화폭탄’이라는 타이틀로 티셔츠 아트 전시회도 개최했다. 얼마 전에는 ‘베란다 프로젝트’의 게릴라 공연도 있었다는 소식에, 갈 때마다 남다른 기대감이 쌓인다.

Location 합정역과 상수역 사이 두영이지안 아파트 단지 내
Open 정오~밤 12시
Price 핸드드립 5천 원, 에스프레소 더블 3천5백 원, 라떼 5천 원(아이스는 1천원 추가)
Info 02-322-0009
처절한 생활 속에 핀 아트의 꽃, 스페이스 꿀

한남동 비탈길에도 Anthracite 못지않게 초라함을 뽐내는 ‘꿀’이 기다리고 있다. 간판을 채 떼다가 만 중국음식점, 쌀집, 사진 현상소, 쪽방이 번식하듯 자라나 벌집같이 붙어 있는 ‘꿀’ 그 앞에 다다르면 ‘여기야 정말?’ 콧방귀를 끼게 된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반전이 펼쳐진다. 도대체 어떤 공간인지 한마디로 단정 지을 수 없거니와 어디서부터 예술인지도 분간이 안가는 색다른 매력으로 유혹한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1층에는 가장 평범하게 보이는 ‘가슴 라운지’가 있고 왼쪽 비탈길로 내려가면 지하 1층인 꽃당 bar, 오른쪽 비탈길로 내려가면 0.5층인 꿀풀프로젝트 공간이 보인다. 카페로 꾸며져 있는 가슴라운지에는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의자와 탁자, 그림 모두가 예술 작품이다. 형광색 주차금지봉을 이어 붙여 만든 의자, 동양미를 풍기는 산수화 안에 만화 캐릭터가 요염하게 자리 잡고 있는 그림 등 익살스럽고 장난스러운 물건들로 가득 차있다.

0.5층 꿀풀 프로젝트 공간으로 연결된 작은 문을 지나면 온통 벽이 초록색으로 칠해져 있다. 긴 통로 좌우로 배치된 방 안에는 낙서, 곰팡이까지 그대로 보존된 일상생활 공간 위에 예술이 덮어져 생활 속 아트를 리얼하게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형광등이 한쪽 벽에 모여진 방에 깜짝 놀란 가슴은 폐품으로 가득 차 어떤 형상을 이루는 구조물에 한 번 더 뛰는 등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정돈되고 단정한 예술작품과는 다른 색다른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2층은 옥상을 꾸며 놓은 곳으로 이곳까지 이색 작품은 이어지는데, 형광봉이 탑으로 세워져 있고 경찰모형이 손을 흔들고 있는 장관이 펼쳐져 있다.

창작 레지던시과 전시장, 갤러리나 기획사무실, 작업장도 아닌 이 모든 성격의 혼성공간인 꿀. 예술 작업, 만남이 모두 이루어지는 이곳에서 창작 노동과 생계형 노동행위에 대한 괴리에 빠진 문화인들에게 각종 노동행위를 대안적으로 제시하는 공간을 꿈꾸고 있다. 또한 국내 최고의 사설 미술관이라 할 수 있는 리움 미술관을 마주하고 있어 권위적인 문화제도 아래 정형화된 전시공간이 아닌 새로운 경험, 창작을 추구하는 미술인을 위한 공간으로의 의미 또한 지니고 있다.

굳이 의미 부여를 하지 않더라도 오후에 가슴라운지에서 차 한잔으로 시작해 작품들을 구경하고 저녁에는 꽃당 bar에서 술 한잔으로 끝마칠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가 될 것이다. 인디밴드의 광란의 무대도 가끔 열리니 일정은 반드시 확인해 볼 것!

Location 6호선 한강진역 3번 출구에서 직진한 뒤 폭스바겐 전시장 골목
Open 오전 11시~오후 9시(화~일요일)
Price 관람료 무료, 에스프레소 4천5백 원, 라떼 5천 원(아이스는 5백 원 추가)
Info café.naver.com/itwhoney 가슴라운지 010-3860-7972, 010 – 2557 – 7251 꽃당 bar, 가슴스튜디오 010-6475–986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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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다 너무 좋았어요~ 특히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에서 anthracite 나오덴데!!
  • 한번 꼭 방문해서 내 눈으로 확인해봐야~~
  • 이주현

    #앤트러사이트 참 색다른곳이었어요 주택가 한가운데 느낌있는 카페하나ㅎ
    #스페이스꿀은 재단장 다 마쳤을까요 궁금하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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