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비스의 위대한 귀환, 뮤지컬 [올슉업]


글, 사진_

뮤지컬 [올슉업] 앞에 꼬리처럼 따라붙는 ‘주크박스’라는 단어. 이것은 아바의 [맘마미아], 빌리 조엘의 [무빙아웃]처럼 유명 가수의 히트곡을 사용한 뮤지컬을 이르는 신조어다. 본디 동전을 넣으면 과거의 히트곡들이 나오는 기계를 칭하는 이 ‘주크박스’ 뮤지컬은 사실 ‘모 아니면 도’라는 평을 받는다. 기존 주크박스 뮤지컬은 히트곡에 의존해 스토리라인이 허술해지거나 다른 부분에서 소홀 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뮤지컬 All shook up은 단순한 주크박스가 아니었다.

사실 엘비스 프레슬리라는 이름만 알 뿐, 우리 세대는 대부분 그의 노래를 잘 알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령에 상관없이 2시간 30분이 길게 느껴지지 않은 이유는 바로
탄탄한 스토리와 뚜렷한 캐릭터에 있었다. 손호영이 주인공을 맡은 자유로운 영혼 채드와 그를 둘러싼 정비소녀 나탈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톡톡 튀는 캐릭터들은 모두가 주연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역동적이면서도 조화로운 연기를 펼쳐나갔다.
어디 그뿐인가. 배경이 된 황량한 마을에서 ‘노래 금지, 애정행각 금지!’를 표명했던 시장 마틸다가 등장할 때마다 터지는 웃음과 배우들의 노래를 받쳐주는 밴드의 멋진 연주소리는 막이 내리고 극장에서 나올 때까지도 관객에게 청량감을 선사했다.

사건은, 애정행각조차 금지된 황량한 마을에 기타를 매고 오토바이와 함께 등장한 청년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사랑이나 삶에 대해 자유로운 캐릭터이며 나탈리, 데니스, 실비아 등 마을 사람들로 하여금 사랑의 감정을 일깨우다가 그 자신이 곤란한 사랑에 빠지고 만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다. 사랑의 연결도가 엇갈려 있거나, 금지된 사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용기를 내는 그들에게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닌 문제가 된다. 결국 여주인공 나탈리에게 사랑의 쟁취는 꿈의 쟁취로 이어진다.

사실 올슉업의 배경은 현재와 많이 닮아있다. 사랑을 억제하며, 현재를 꽉 차게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애써 외면하거나 숨기는 사람들.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마을 사람들에서 현대인의 모습을 본다. 단순하지만 진실된 메시지의 [올슉업] 속에서 ‘사랑’으로 인해 변하는 사람들과 마을 분위기야말로 지금 우리가 바라봐야 할 것이 아닐까?
공연 내내 한국어로 불렸음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던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들. [올슉업]은 진정한 의미로 주크박스 뮤지컬임이 분명하다. 신나는 음악뿐 아니라 웃음과 추억, 그리고 사랑의 기억과 그 속의 진실이 멈추지 않고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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