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서데즈┃방랑벽이 일궈낸 단단한 사령탑

“미치세요!”라며 수도(手刀)로 책상을 탁 내리치던 그의 눈빛은 반짝이는 동시에 부르르 몸을 떨리게 했다. 그저 청춘을 분홍빛으로 떠벌리며 말을 늘어놓는 일개 사업가가 아닌 걸쭉한 경험이 이뤄낸 원시안적인 현자의 모습으로.
사진 제16기 LG러브제너레이션 기자 일동

단정한 차림새와 품위 있는 행동, 세련된 유머, 조리 있는 말솜씨. 올해로 54세가 되었다고 밝히며 웃는 에릭 서데즈Eric Surdej는, 누가 봐도 ‘멋쟁이’였다. ‘20대에 자신을 단련시키고 30대부터는 자신의 인생을 쌓아왔다.’는 그의 인생 철학을 뒷받침해주기라도 하듯, 그가 전하는 노련한 안정감은 함께 있는 사람의 마음까지 편안하게 했다. 덕분에 ‘당신 나이 때엔 아무것도 잃을 게 없습니다.’란 진부할 수도 있을 그 한 문장이 가슴에 뾰족한 화살촉처럼 뜨겁게 박혔다.

유목민처럼 감정과 기억을 재산으로 하라

대학과 MBA, 고등 비즈니스 스쿨까지 졸업하고 난 후 청년 에릭 서데즈Eric Surdej는 한 가지 결심을 했다. 바로 ‘프랑스를 떠나자’는 결심이었는데,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스페인, 북 아프리카, 캐나다 등 그 결심에 따라 그는 타지에서 타지로 이동하며 정착하지 않고 살았다. 그런 1년 반 동안의 메뚜기 생활을 보다 못한 가족은 물었다. ‘서데즈, 대체 뭘 하는 거냐? 왜 정착하지 못하고 그렇게 시간을 낭비하는 거야?’

때때로 우리의 지식은 실제 문제 해결을 못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험은 얘기가 다르죠. 경험은 감정을 만들고 감정은 기억들을 만듭니다. 감정과 기억이야말로 당신의 인생을 프로페셔널하게 만들어주는 힘입니다.

그는 어디에서나 배울 점이 있기에 여러 가지 시야에 대해 이해하려 노력하면 더 강한 자신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때 고국을 떠나지 않고 프랑스에서 경험을 계속 쌓았더라면, 자신의 시야는 지금보다 훨씬 좁았을 것이라고.

물론 저는 프랑스인입니다. 하지만, 될 수 있는 한 미국인이든 한국인이든 다른 어떤 나라의 사람이 되어 보려고 했습니다. 자신의 단단한 소신을 갖고, 많은 것을 받아들인 후에야 자신이 누군지 알 수 있답니다.

결국 그가 일본의 소니, 도시바를 거쳐 한국 기업 LG전자의 프랑스 법인장이 된 것은 그의 ‘다양한 시야’가 인정받은 결과였다.

매일은 새로운 하루여야 한다
젊은 시절 가장 특별했던 일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대답하기 앞서, 그는 혼잣말처럼 작게 ‘특별했던 일이 너무 많아서•••’라고 중얼거렸다. 수의사, 기자 등 젊은 시절 다양한 꿈을 향한 도전에서부터 불량 청소년을 선도하는 ‘De rinquant’ 시설의 선생님으로 일했던 경험, 사랑 이야기 등 그의 젊은 시절은 ‘특별한 일’로 가득했다. 그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경험하며 배우기 원했고, 그렇기에 군복무 시절은 자신의 젊은 날 중 가장 힘든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처음 3개월 동안은 좋았습니다. 배울 것들로 넘쳐났죠. 하지만 1년은 너무 길었어요. 3개월이 넘어가자 똑같은 생활의 반복은 저를 수동적인 사람이 되게 만들었어요. 무엇보다 스스로 수동적인 인간이 되어가는 데 지쳤습니다. 더 이상 그곳에서 제가 경험할 수 있는 새로움은 없었기에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냈던 거죠.

그는 매일 매일이 꼭 새로운 하루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혹시 하루 일을 처리하는 데만 열중해 새로운 환경을 두려워하는 젊은 날을 보내고 있진 않을까? 한 발짝만 나가면 세상은 배울 것들로 가득하다. 언젠가 나이 들어 젊은 날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에 ‘특별한 일이 참 많았다.’는 얘기를 전해줄 수 있을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
상상 이상의 자신을 단정하지 말라

꿈을 가지세요. 비록 실패할지라도, 자신의 프로젝트를 갖는 일이 젊은이에겐 너무나 중요합니다.

에릭 서데즈 법인장은 목표를 세우지도, 도전하지도 않았다는 후회는 없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테니스 게임처럼 비록 결과상으론 지더라도 과정 속에서 최선을 다해서 임했다면 후련할 것 같지 않느냐면서.

그리고 해보지도 않고 자신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자신이 옳다고 단정짓는 일은 위험합니다. 그 무엇도 단정짓지 마세요. 그건 자신에 대한 거짓말입니다.

그는 젊은 날에는 자신의 모든 가치관과 능력에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인의 가치관과 능력의 범주를 벗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일은 물론, 자신이 알고 있고 할 수 있다고 믿어지는 그 모든 일까지 말이다.

그는 농담조로, 학점을 따고 대학을 졸업하는 일이 너무나 힘들었다고 말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를 여기까지 올 수 있게 지탱해준 것은 가시적 성과물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불가시적이며 즉각적이지 않은 효용’에 조바심내지 않고, 망치로 철 덩어리를 내리쳐 단련시키듯 늘 새로운 환경에 부딪히며 꾸준히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쌓아나갔다. 그의 성공은 말한다. ‘지식’보다 ‘경험’이, 그리고 그 속에서 닦여진 ‘보이지 않는’ 상상력의 가치가 ‘보이는 성공’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LG전자 프랑스 법인장 에릭 서데즈 인터뷰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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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 다양한 경험을 통해 기억을 만들고 있는 DK님, 화이팅!!! ^^
  • DK

    저도 개인적으로 너는 왜 정착하지 못하고 시간을 낭비하니?라고 묻는 지인들이 많았답니다. 그동안에는 젊잖아요.로 대충 얼버무리곤 했는데 앞으로는 에릭님 맨트좀 응용해야겠어요. 지식으로는 눈앞에 닥치는 문제를 해결 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러나 경험은 감정을 감정은 기억을 만든다. 다양한 경험이 내 인생을 프로로 만들어주는 힘이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 조세퐁

    매일매일이 새로운 하루가 되어야 한다는 법인장님의 말이 지금 '화살촉처럼 뜨겁게' 박히네요. 뵌지 고작 두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 뿌리다

    사적으로 대화하고 싶으신 분!!
  • 광활한 대지를 무대로 이동하는 유목민들의 삶을 부러워한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에릭 서데즈씨의 삶은 좀 부러운데요.. ㅎ 유목보다는 여행에 가까운 늘 새로운 땅을
    찾아 새로운 꿈을 꾸는 삶이 배울 점이 참 많아보여요.
  • N

    동영상 보니 아아 새록새록ㅋㅋㅋㅋㅋ벌써 두달도 더 전이네요....옴총 빠른시간...
  • 삼다

    경험은 감정을 만들고, 감정은 기억을 만듭니다, 라는 말씀이 크게 와닿네요. 정말 20대에게 귀감이 되는 인터뷰입니다~!
  • 으헣

    정말 멋지셨죠. "신사"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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