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익스프레스> 안태영 대표 | 자극받는 삶의 단편

콸콸 잔에 따른 수제 맥주가 더운 목을 타고 시원하게 넘어간다. 방콕의 힙 플레이스로 부상한 <창원 익스프레스>, 그리고 안태영(Ted Ahn) 대표가 누려온 자극의 순간들.

사진_ 태국 MOMENT 팀(김세희, 김영우, 김혜림, 박찬희)

실내 인테리어가 마치 하와이에 서핑하러 온 듯한 착각이 드는데요?
이곳은 서핑족이 모이는 플로우 하우스에 있는 만큼 시원한 느낌을 내고 싶었어요. 손님도 맥주 마실 맛이 난다고 좋아하시죠. 종종 기업의 신제품 발표회나 프레젠테이션, 컨퍼런스를 비롯해 국제기구 행사 등을 위해 대관하기도 해요. 매주 화요일마다 ‘문도링고’라는 언어교환 커뮤니티도 진행하고 있고요. 이런 분위기에 수제 맥주가 더해져 많은 사람을 이어주는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물론 인테리어 설계나 배치를 직접 해서인지, 저 역시도 애정이 가고요. 인터뷰 끝난 뒤 서핑 한번 타고 맥주 한잔하시죠.(웃음)


도심의 더위를 피해 들어온 <창원 익스프레스> 2호점. 마치 바닷가 앞 서퍼를 위한 술집 같다.

플로우하우스 2층에 있는 <창원 익스프레스> 실외에선 서퍼가 가르는 물살을 감상할 수 있다.

<창원 익스프레스>를 오픈하기 전, 직장인이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한국에서 건설업체에 다녔어요. 태국으로 주재원 파견을 나갈 기회가 생겨 2년 정도 태국에 머물렀죠. 그때 <장사의 신>이란 책을 읽었는데, 이자카야 같은 선술집을 하면 평온하고 즐겁게 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어요. 나만의 제품과 브랜드를 갖고 싶다는 생각도 강했고요.
처음에는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자본과 경험이 없는 제겐 벽이 너무 높더군요. 상대적으로 초기 투자 비용이 낮은 동남아시아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그중 태국이 가장 살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 소득 수준도 높아 다른 나라로 진출하기 유리하다고 판단했어요.

많은 사업 아이템이 있었을 텐데, 왜 맥주를 택했죠?
정확히 말하면 수제 맥주예요. 이것이 갖는 다양성이 너무 좋았어요. 수제 맥주는 제조법과 원료에 따라 맛과 향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거든요. 한국에서 두세 종류의 맥주만 맛보다가 해외로 나가니 엄청나게 종류가 많더라고요. 상표에서부터 지역을 대표하는 아이덴티티가 되는 것도 하나의 매력으로 다가왔죠. 무엇보다 제가 맥주를 좋아했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템으로 시작해야 스트레스를 덜 받을 거란 짐작도 했죠.

<창원 익스프레스>에서의 창원은 우리나라의 지명을 말하는 게 맞나요?
제 고향 맞습니다.(웃음) 외국에서 자기 고향을 자랑스럽게 내세우며 사업하는 게 참 부러웠어요. 나고야 치킨, 고베 사케, 혹은 위스콘신 바처럼 말이에요. 그리고 영화 <중경삼림>을 좋아하는데, 원제가 ‘청킹 익스프레스(Chunking Express)’예요. 청킹과 창원이 참 닮았죠? 그래서 <창원 익스프레스>로 지었어요. 한 태국 손님이 창원이 태국식 발음으로 ‘창완’과 비슷하다 하시더군요. 달콤한 코끼리란 뜻이에요. 여러 모로 좋은 이름이었죠. 제가 만든 수제맥주를 통해 창원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창원’의 태국식 발음은 ‘창완’이다. 태국의 상징이 코끼리를 뜻하니, 얼마나 기막힌 네이밍인가.

<창원 익스프레스>만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수제맥주와 한국 퓨전 음식의 환상적인 페어링입니다. 더 쉽게 말하면 치맥이죠.(웃음) 이곳에 들이는 수제 맥주 자체에도 굉장히 자신 있지만, 음식과 맥주의 페어링이 더 강점인 것 같아요. 그 중에서도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과 가볍고 탄산이 강한 필스너 조합을 손님들이 많이 찾죠.


그날의 기분과 취향에 따라 수제맥주를 골라주는 안태영 대표의 안목도 압권!


직접 탭에서 맥주를 따르는 안태영 대표. 수제 맥주에 따라 거품의 양을 조절하면 맛이 달라진단다.

메뉴판을 보니, ‘아속 페일에일’나 ‘짜오프라야 스타우트’ 등 자체 개발한 맥주도 있는 것 같네요.
‘아속 페일에일’은 아속에서 시작한 창원 익스프레스를 기념하고 싶었어요. 아속 지역을 대표하는 맥주를 만들게 된 거죠. ‘짜오프라야 스타우트’는 흑맥주와 방콕을 가로지르는 짜오프라야 강의 색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었고요. 재밌죠? 처음 출시했을 때 진짜 강물 맛이 나냐고 반응이 뜨거웠어요. 저는 맥주의 브랜딩과 네이밍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수제 맥주의 맛과 향만 즐기는 것 같지만, 사실 그 안에 숨어있는 브랜드와 스토리를 마시는 거라 생각해요.


직접 만든 수제 맥주인 짜오프라야 스타우트(왼쪽)와 아속 페일에일(오른쪽). 태국 전역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창업을 하고 나니 어떠세요? 평온하고 즐거운 삶에 가까워졌나요?
아… 회사가 그리운 적이 많았어요.(웃음) 가게를 오픈한 첫 날이 떠오르네요. 정신없이 밀려드는 손님을 상대하기 위해 주방에서 재료를 손질하면서 ‘회사 다닐 걸 그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그 후 사업을 확장하고, 맥주를 새로 출시하고, 새로운 매장을 열 때도 그 생각은 계속 따라다녔어요. 회사에 다닐 때보다 일하는 시간도 훨씬 길어졌고, 수입도 날마다 다르잖아요. 특히 자금 압박이 있을 땐 더욱 힘들죠. 하지만 회사를 위해 몇 백 억원의 프로젝트를 따와도 오히려 박탈감만 느껴진 그때보다 더 진취적이게 된 것 같아요. 즐겁고요. 내가 잘하면 그만큼 나에게 돌아오거든요. 높은 성취감을 갖다 보니, 더 주체적으로 제 삶을 꾸리고 있죠. 좋아하는 맥주를 마음껏 마실 수 있는 건 덤이죠.(웃음)


안태영 대표의 즐거운 입담도 놓칠 수 없는 <창원 익스프레스>의 매력일 것.
(인터뷰하는 내내 느낄 수 있었던 창원 익스프레스의 매력, 바로 안태영 대표의 즐거운 입담)

한국보다 태국에서의 창업이 갖는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앞서 말한 대로 사업의 초기 비용과 고정 비용이 적다는 거죠. 경쟁이 덜한 것도 장점이에요. 태국 사람의 특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들은 치열한 삶보다 여유롭고 느긋한 삶을 즐겨요. 한국에서 성공한 서비스나 사업모델을 2년 정도 잘 준비해서 태국에서 실행한다면 성공할 확률이 매우 높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창원 익스프레스>의 비전은 어떻게 되나요?
현재 이곳 2호점과 더불어 아속역에 있는 1호점을 운영하고 있고, 태국의 다른 바와 대형마트 등에 자체 맥주인 ‘아속 페일에일’과 ‘짜오프라야 스타우트’를 납품하고 있어요. 싱가포르에도 수출했고요.
단기적으로는 투자 유치를 통해 태국 내 매장 수를 늘리고 싶어요. 더불어 창원 양조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동남아 시장으로 진출하고 싶거든요. 이후엔 IT 산업과 접목시킬 계획도 있어요. 방콕은 교통 체증이 너무 심해 가게 방문에만 기대기엔 한계가 있어요. 오지 못한다면 제가 가려고 합니다. 수제맥주 실시간 배달 어플리케이션을 제작해서 생맥주를 실시간으로 배달해주는 사업을 해보려고 해요. 궁극적인 제 비전인 전 세계에 창원의 이름을 단 수제 맥주가 퍼져 나가는 것이죠.

“태국엔 타워 맥주에 얼음을 가득 넣어서 먹는 문화가 있어요. 날씨가 너무 덥기 때문이죠.” – 안태영 대표

태국 창업을 꿈꾸는 사람에게 조언한다면요?
일단 창업은 정말 큰 도전이겠죠. 직장과는 달리 창업은 매순간 자극이 오니까요. 이런 자극은 삶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태국 창업을 고려한다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태국에서 체류해보길 권해요. 태국 어학원도 다니면서 태국의 언어와 문화를 익히고, 태국 사람의 습성과 사회 전반의 흐름이나 느낌을 파악하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단순히 창업 아이템만을 내세우기보다 타지에서 시작하는 만큼 그곳의 문화적 차이와 삶의 습성을 이해하고 출발하기 바랍니다.

맛있는 치킨과 수제 맥주의 조화, <Changwon Express at Flow House>


30가지의 다양한 수제 맥주와 퓨전 음식이 준비되어 있다. 페어링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서슴없이 문의할 것! 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의 매장에서 서퍼를 구경하며 수제 맥주를 마시는 멋이 있다. 안태영 대표가 매장에 있다면 반드시 대화를 걸어볼 것. 재치 있는 입담과 함께 좋은 밤을 보장할 테니.

LOCATION BTS 스쿰빗라인(Sukhumvit Rd) 프롬퐁(Phrom Phong)역에서 하차, Sukhumvit 24 Alley 방향 출구로 나와서 Sukhumvit 24 Alley를 따라 이동, ‘A-Square’ 안 Flow House 2층에 위치
(A-Square, 120/1 Sukhumvit 26, Klongton, Klontoey, Bangkok 1011)
TIME 매일 오후 5시~자정(매주 일·월요일 휴무, 송끄란 축제 기간에는 별도 문의)
INFO https://changwon-express.com, +66 85 127 9009
TIP 이왕이면 라이브 공연과 매주 화요일에 열리는 문화교류 행사 시기를 맞춰 방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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