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체험]제5화 “으악~ 내 가방 내놔” 악몽의 아다(Ada)행

 
아름다운 해안 아다(Ada)의 한 호텔에 짐을 푼 우리는 서둘러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해안으로 나갔다. 당시 시각이 한 6시 30분 정도. 그러나 오랜 여행 끝에 짐을 푼 우리로는 조금 어두워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모래 사장에 들고나온 작은 숄더백들을 내려놓고 파도가 들어오는 어귀에서 물을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 은영이의 비명이 들렸다.
“언니! 누가 우리 가방 훔쳐가요!”
나는 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일어나 그 방향을 바라보았고, 어두워지는 하늘 아래로 누군가가 도망치고 있는 것을
보았다.
 
“Stop!”
“I’ll give you money. Please stop!”
‘Please, I’ll give you money’를 연달아 외치면서 나는 점차 느려지는 발걸음에 애가 탔다.
쫓아가면서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멀리 타지에 나와서 평생에 겪어보지도 못한 재난을 맞이한 것이 기가 막혔다.

신발도 신지 않고 근 일 킬로미터를 뛰다가 걷다가 기다시피 해서 쫓아가던 나는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날은
이미 어두울대로 어두워져 있었고 자칫하다가는 돌아가는 길마저 잃을까 염려한 탓이었다.
 
내 가방엔 귀중품이 제법 있었다. 일단 지갑, 그리고 그 안에 있던 돈이며,
비자카드, 학생증, 한국 운전면허증 등이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외로운 시간을 달래기 위해 출국
직전 큰 맘 먹고 마련한 MP3 플레이어가 있었다. 그 외에도 화장품이며, 숙소 열쇠, 그리고 쿠마시 집 열쇠,
중요한 연락처 및 정보를 기재해 놓
 
은 수첩 등, 중요한 것들을 숙소에 두고 오지 않은 게 뼈저리게 후회 되었다.
그러나 어쩌랴, 이미 지나간 일이요 돌이킬 수 없는 일인 것을. 다행히 은영이의 경우는 특별히 들어있는 것이
없어서 피해는 경미했다. 우리는 숙소로 돌아간 뒤 매니저에게 먼저 이 사실을 알렸고, 그들도 유래없는 이번
사건에 크게 놀라는 듯했다.
 
이튿날, 우리는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캠프의 도움을 얻어 경찰서로 향했다.
캠프 매니저는 우리의 불행에 진심으로 걱정했으며 밤새 잠을 설칠 정도로 이번 사건에 대해 적지않게 신경을 쓴
모양이었다.
캠프가 제공해주는 차를 타고 경찰서로 간 우리는 간단하게 사건에 대해 진술하고, 도난이 일어났던 장소로 다시
찾아가 정황을 설명하고 세 시간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야 겨우 도난 신고서를 얻을 수 있었다.
작은 도시의 작은 경찰서였기 때문에 특별
 
히 기대할 만한 것은 없었다. 신고과정이며 서류작성도 대개 주먹구구 식이었으며
받은 서류가 과연 공식적인 증빙서류가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우리는 여행을 계속해야
했고 – 사실 나는 상실감에 당장이라도 쿠마시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 이렇게 기분을 망친 채로 끝내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우리는 경찰서를 나온 후 곧바로 버스 정류장으로 갔고, 그렇게 악몽의 아다 행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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