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종단기]제3화 캐나다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그곳

 
     
   
     
 
 
다른 나라의 음식으로부터 오는 ‘문화체험’보다 더 중요한 ‘생존’을 위해서! 매일 버터나 잼 바른 식빵쪼가리로 끼니를
때우고 간혹 가다 패스트푸드 먹고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저렴한 중국음식 먹었더니 중국음식의 또 다른 느끼함에 기절하고..이런
생활을 했더니 우리 상태가 온전한 상태가 아니다. 정말 김치찌개에 밥 한 그릇 쓱쓱 비벼 뚝딱하면 소원이 없겠다. 그래서
우리는 버스에서 만난 한국인으로부터 들은 한국인이 잘 모인다는 Lobson 거리로 향했다. 저 멀리 길게 한국 사람들이
줄을 서있는 것이 보여 한달음에 뛰어가 보니 감자탕에 순두부찌개 전문점이다.
어디를 가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 맛이 있다고 우리도 얼른 줄을 섰다. 그런데 헉! 한국이랑 비교하면 안 된다지만
이건 한국음식값의 두 배이다. 그러나 이미 배고픔에 이성을 잃은 상태이기 때문에(사실 어제 저녁부터 오늘 점심까지 만
하루를 굶었다.) 두 배면 어떻고 세 배면 어떠랴~ 우선 먹고 보자! 정말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오랜만에 배 터지게 먹었다.
이렇게 맛난 반찬들이 무한 리필 되는 곳이 한국 음식점말고 또 어디가 있겠는가! 아무튼 배가 부르고 이성이 돌아오니 주위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정말 곳곳에서 한글이 보이고 곳곳에서 한국말이 들리고 곳곳에서 한국인을 마주치니 여긴
딱 제2의 한국 아닌가.
유명 브랜드 옷 가게에는 50% 세일이 내걸어져 있고, 정겨운 한국의 힙합이 흘러나오는
술집에는 말 통하는 한국인이 삼삼오오 모여있고, 한국인에게만 1시간에 1500원하는 게임방에는 스타와 디아가 깔려 있으니
참으로 즐겁게 영어(?) 공부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은화가 FREE PICK UP이 써져 있는 문구를 보고 전화를 걸었더니 택시를 타고 오면 5달러를 주겠다고 한다.
택시를 타고 가던 동안의 기쁨도 잠시, 정말 쓰러져 가는 건물에 야리꾸리한 냄새까지 나고 사람의 기가 빠져나가는 것 같은
것이 싼 값을 하긴 하는군. 방에 들어 가니 짐들이 여기저기 쌓여있고 막혀 있는 싱크대에는 언제부터 들어가 있었는지 모를
식기들이 있고, 안 보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로울 듯하다. 나갔다가 들어오니 한 침대의 주인이 우리를 맞아준다.
그녀의 이름은 스텔라. 작은 체구의 말레이시아 인이다. 조금 있으니
인형 두 개가 가지런히 놓인 침대의 주인인 멕시코인 마르따가 들어온다.
너무나 여성스런 그녀는 오자마자 스텔라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사랑스럽게 이야기한다. 마지막 침대의 주인인 호주인 에이미까지
등장하니 방 안이 시끌벅적 하다. 모두 캐나다에서 일하고 있다는 그녀들은 이제껏 여유 있는 여행자들만 만난 우리에게 새로운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다음날 저녁을 해먹고 방에서 쉬고 있는데 스텔라와 마르따가 같이 들어온다. 그 때부터 캐비닛 위에
박아둔 커다란 백을 꺼내고 침대 밑에서 오만 가지 신발과 옷을 꺼내 짐을 싸기 시작하는데 자기들도 있었는지 모르는 물건들이
나타나다 보다. ‘이건 언제 얼마를 주고 샀는데 어쩌고 저쩌고~’ 한 박스, 두 박스, 세 박스. 짐을 쌓아 놓으니 산더미이다.
무슨 일이길래 한번 꺼내놓으면 수습이 안될 저 짐들을 모아놓는 것일까?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마르따가 말한다. “내일
그랜빌 스트리트에 있는 아파트로 떠나” 스텔라는 7개월 만의, 마르따는 5개월 만의 체크 아웃인 것이다. 너무나
행복해 하는 모습에 덩달아 우리까지 즐겁다. 쓰러져 가는 호스텔에서 지내는 긴 시간 동안의 노력과 고생이 작은 결실을
맺는 순간이다. 그녀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것 저것 궁금한 게 참 많다. 쉴새 없이 질문을 하는 우리들에게 바쁜 와중에도
웃으면서 답해준다.
 
이 둘을 보고 있자니 우리나라에 일하러 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생각난다. 그 들에게 우리나라는 영원히 살고
싶은 나라일까? 꿈은 이루어질 거라는 말에 소박하게 웃는 둘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세상은 열심히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랜빌 섬 주위를 배회하니 오감이 즐겁다. 먹음직스런 과일과 맛있는 각 나라 음식이
있어서 입과 코가 즐겁고, 시원한 바닷소리와 갈매기소리에 귀가 즐겁고, 바다의 멋진 풍경과 그 것을 벗삼아
조깅하는 남자들이 있어서 눈이 상당히 즐겁다. 여기 사람들은 자랑스런 몸매던지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몸매던지
상관없이 여자들은 브래지어 같은 천 쪼가리만 걸치고 남자들은 웃통을 벗어 젖히고 조깅을 하니 우리의 눈이 즐거울
수 밖에^^. 이 많은 좋은 것(?)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베니어 파크로 향했다.
자 푸른 잔디 위 그늘에 자리잡고~ 그 때 우리의 눈에 포착된 것이 있었는데 또 다시 훌러덩 훌러덩 벗는
남자! 잔디 위에 타월을 펴고 웃통을 벗더니 바지를 벗고 퍼런 팬티만 입은 채 눕는다.
‘어머 노숙잔가봐~’
멋진 바다를 감상하려고 하는데 자꾸 신경이 쓰인다. 아니나다를까 이번에 일어나더니
타월로 몸을 감싼다.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눈을 똥그랗게 뜨고 유심히 관찰하는 우리! 아니 저건 아깐 입고
있던 퍼런 팬티! 이번엔 팬티를 벗고 바지를 입는다. ‘어머 변태인가봐~’ 애써 충격에서 벗어나 무시해보려
노력하는 우리에게 노숙자변태아저씨가 다가온다. 사진을 찍어 주겠다면서 접근하더니 여기 앉아도 되겠냐고 하면서
아예 눌러앉는다. 스위스 사람인데 휴가 차 밴쿠버에 온 지 3주 되었다고 한다. 지금 아내를 기다리는 중인데
아내는 여행을 갔다나 뭐라나. 부부가 따로 여행을 다닌다고? 조금 의심이 가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한 시간이
넘는 긴 대화가 오고 가는데 참 신기한 이 아저씨는 다섯 나라를 여행 다녔는데 여행 다닌 나라의 노동임금에
대해서 꿰뚫고 있다. ‘스위스는 임금이 시간당 얼마인데 캐나다와 미국은 어떻고 호주는 어떻고……’ 이때부터
미국과 캐나다에 대한 비판을 하기 시작하는데 ‘물가가 너무 비싸고, 빈부격차가 심하고, 시민의식이 결핍되어
있고, 거지들이 돈 달라고 구걸하고.’ 그리고 이어지는 스위스 예찬. 자기 나라에서는 부자건 거지건 돈이 많고
적음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거지도 없고 정부가 다 해결해 준다며 물가도 싸단다. CA$100이면 자기 나라에서
좋은 음식을 일주일 동안 먹고 지낼 수 있다나? 그러나 캐나다는 아니라며 불만이 대단하다. 어느 시스템이 좋고
나쁜지는 모르겠다. 경쟁의식을 가지고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지만 극심한
빈부 격차에 시달리는 이 곳과 복지국가로 나라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 주기 때문에 너무나도 느긋하며 심지어 게으르기까지
하는 유럽, 다 장단점이 있는 것이 아닐까?
 
아침에 이 곳에서 영원히 살고 싶다던 스텔라와 마르따가 오버랩 되면서 정말 사람마다
관점이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헤어지면서 절대 미국이랑 캐나다에서 히칭하지 말라는 당부까지 잊지 않는다.
굉장히 위험하다며 유럽은 괜찮다나? 이 피터 아저씨 덕분에 예일 타운에 가는 건 포기하고 그레이 하운드 터미널로
가서 밴프행 버스를 기다리기로 했다. 14시간 버스 뒤의 펼쳐질 캐나다
Rocky 하이라이트!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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