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종단기]제13화 VIVA MEXICO! VIVA AMIGOS!

 
 
     
결국에 45페소하는 이상한 호스텔 하나를 발견해서 우리의 마사시가 이틀 묶을거라는 사실을 왕 강조해서 40페소로 깍았다.
그러나 나중에 하룻밤 자고 일어날 때마다 온몸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것들이 적어도 60군데 이상을 물어 놓는 바람에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고 또한 호스텔이 싸서 그런지 머물고 있는 사람의 태반이 히피에 부엌에서 마리화나를 돌려 피는 등(우리에게
권하기까지!! 물론 정색하고 도망갔다. 우리는 순진하다.–) 어찌나 분위기가 야릇하던지…그러나 와하까 주변의 마야 유적들은
마리화나보다도 더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비록 규모가 작긴 해도 섬세한 조각들이 놀랍던 미뜰라나 와하까가 내려다보이는
고원 위에 정말 정갈하다는 말이 어울리게 펼쳐져 있는 몬떼알반. 떼오띠와깐의 굉장한 규모와는 비교가 안됐지만 이곳 나름의
고대 문명이 가져다 주는 신비스러운 정취에 맘껏 취할 수 있었다. 유적 답사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곳에 오기 전에 친구들이
우리에게 하나의 과제를 내주었는데 바로 와하까 특산주 메스깔 마시고 감상문 써오기~ 물론 돌아 올 때 한병 사들고 오는
것과 함께~ 우리는 친구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다. 시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대낮부터 여러 종류의 메스깔을 시음하고
다니는데 옆에 있는 마사시는 행복해 죽으려고 한다. 마치 살 것처럼 이냥 저냥 물어보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이것 저것 가리키면서
각종 크리마가 들어간 메스깔을 마시며 부에노~(좋다)를 연발하며 술 따르는 흥도 돋우고 실컷 마시다가 결국
 

진짜 메스깔은 딴 곳에서 사 버렸다. 자 과제도 충실히 했고 벌레 한마리 동동 가라 앉아 있는 메스깔까지 손에
들고 멕시코 시티로 다시 돌아가는 길이 즐겁다.
 
 
 
 

하까로 떠나기 전에 예약까지 해둔 우리의
호텔로 돌아와서 보니 예약을 해 두었던 게 아무 소용이 없다. 예약, 약속 안 통하는 이곳! 역시 여기가 멕시코인걸
실감하게 한다. 호텔 로비(?) 의자에서 노숙자처럼 꼬부려 자다가 우여곡절
  끝에 우리가 사랑하던 방으로 체크인~ 와하까의 벌레 천국 호스텔과 비교할 때 여기가 천국이다. 이곳이 우리의 집인
것처럼 친구들을 잔뜩 초대하고 멕시코 시티에서 독립기념일 맞을 준비에 바쁘다. 처음으로 도착한 안토니오.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신선+충격 뉴스들을 한아름 들고 와서 풀어내기 시작한다. 과나후아또에 있을 때, 안토니오로부터 끄레엘에서 같이
여행하던 여자친구 아미와는 여행 하루 전에 만나서 그날 여행이나 갈까? 해서 그 다음날 떠난 사이라는 소리를 듣게 됐었다.
끄레엘에서 있는 동안 둘의 행동을 보고 사귄지 1여년은 족히 넘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굉장한 애로
비디오를 주위 아랑곳 하지 않고 24시간 내내 찍는 저력을 보였다.) 정말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여행이 끝나면서 헤어졌다는 것! 그녀를 사랑하지 않냐는 우리의 질문에 여행 내내 좋은 시간을
보냈고 그걸로 됐다고 천연덕스럽게 얘기하는 우리의 안토니오!. 바사사치 폭포에서 안토니오가 사라졌을 때 아미는 2시간
내내 비를 맞으면서 눈물과 함께 안토니오를 걱정했는데 막상 돌아온 안토니오는 자신은 저 폭포 아래에서 즐거웠다며 그녀에게
왜 걱정을 하냐고,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했다며 오히려 화를 냈다.(이 사실도 과나후아또에 있을 때 안토니오가 자기 입으로
얘기했다. — ) 여행 내내 자신을 사랑하지 말라고 늘 얘기 했고 아미를 단지 좋은 친구라고 생각한다며 다시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나게 된다하더라도 반갑게 인사하며 지나갈 거란다. 다만 잠을 잘 때 침대 옆이 허전할 뿐이라고 얘기하는 안토니오의
냉정함에 놀랄 따름이었다. 그리고 멕시코 시티에서 실비아를 다시 만났을 때 더욱 이 이야기가 재밌어지는 엄청난 말을 들었다.
알고 보니 2년전부터 아미는 안토니오를 좋아했었다고. 그래서 여행 내내 안토니오의 사랑한다는 말을 정말 믿었었고 정말
행복해하며 과나후아또로 돌아가기를 싫어했었단다. 이 이야기들도 정말 놀랍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다시 만난 안토니오는
더욱 충격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처음엔 급작스런 여행에 집에다가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떠난 아미를 걱정하는
가족들이 경찰서에 신고를 해서 경찰들이 자신을 찾으러 다녔다고 가볍게 이야기를 시작하더니 아미가 임신을 한 것 같단다.
멕시코는 국교가 카톨릭이기 때문에 낙태가 허용 되지 않는다.
   

많은 멕시컨들이 이 문제에 닥치면 두가지 행동을 한다는데 결혼을 하거나 남자가 여자를 버리고 도망가 버린다는
것. 그래서 멕시코에는 미혼모가 많고 또한 바람기 많은 멕시코 남자들을 붙잡기 위해 멕시코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굉장히 잘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 확실한 건 아니고 다만 몸이 안 좋아서 집으로 돌아와 있다는 아미의 메일을
받았다는데 아무래도 안토니오는 임신이라고 확신한 것 같다. 앞으로 어쩔꺼냐고 도망갈꺼냐고 묻는 우리에게 자신은
아직 젊고 아미를 사랑하지 않을 뿐더러 아기도 원하지 않는다며(계속 이 내용으로 노래를 만들어서 부르고 있었다.–;)
그러나 책임은 질꺼란다. 그 책임의 방법이란 평생 돈을 주겠다는 것! 정말 답지 않은가! 우리의 천방지축 안토니오가
걸려도 단단히 걸렸다~~!!
     
 

리가 너무나도 기대하던 독립기념일 전날,
이른 아침부터 음악소리, 왁자지껄한 상인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소깔로 안은 온통 타코와 음식거리들을 파는 포장마차들이
진을치고 있다.수염부터 시작해서 각종 모자까지 멕시코를 상징
  하는 물건들을 파는 상인들이 여기저기에서 보이고 또한 그런 것들로 잔뜩 치장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아침 일찍 오겠다던 실비아와 본쵸에게 전화를 해보니 3시쯤에 오겠다고 한다. 그러나 역시 7시가 다 되어서야 양 손에
1리터짜리 럼주 두병과 각종 안주들을 사들고 기분 좋게 들어오는 셋.(본쵸, 실비아, 본쵸 동생 마우리오) 아침 먹으러
소깔로에 나간 이후로 하루 종일 호텔에서 틀어 박혀 있느라 좀이 쑤시는 우리는 얼른 나가서 축제 분위기에 휩싸이고 싶은데
오자마자 보따리 풀어 헤치고 술따르는 넷!(마사시 합류.) 1리터 짜리 럼주 한병, 메스깔 한병 다 비우고 그것도 모자라서
길거리에서 술마실꺼라고 한 손에 술컵 하나 거머쥐고 드디어 밖으로 나섰다. 나서자마자 눈 스프레이를 뿌리며 다니는 무리에게
걸려서 외국인 특별 서비스 눈 스프레이 세레를 한가득 받고 정신이 없다. 소깔로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특히
대통령이 나와 비바 멕시코를 외치는 국립궁전 앞은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러나 역시 그 많은 사람들을 뚫고 좋은 자리를
확보한 우리, 행사가 시작되는 11시가 다 되가자 많은 사람들이 멕시코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기 시작한다.
   
    드디어 대통령이 나와 멕시코 독립의 상징인 종을 치고 VIVA MEXICO!를 외치자 수만 명의 관중들이 다같이 VIVA!를
외친다. 이어 멕시코 독립의 영웅 4명의 이름을 외치고 역시 그 대목마다 VIVA!를 외치는 수만의 관중들! 마치 지난
월드컵 때 우리나라 온 국민이 모여 국기를 흔들며 대한민국을 외치던 것과 흡사하다. 우리나라도 독립의 역사가 있건만 의례적인
행사만으로 그치는 우리네 현실과 비교했을 때 부럽기 그지 없다. 자신들의 힘으로 이룬 독립을 두고 두고 기리며 기뻐하는
사람들. 몇 백 년간의 스페인의 지배에서 이룬 독립은 그들에게 있어서 정말 소중한 것이리라. 그 사람들 속에 섞여 한껏
분위기에 취해보지만 한편으로 드는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아 우리도 광복절날 광화문 앞에서 대한 독립 만세!
외치고 싶어라!! 경쾌한 음악대의 연주와 더불어 시작된 불꽃놀이는 축제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멕시코 국기의 색깔인
녹색, 하얀색, 빨간색, 색색으로 터지는 불꽃들. BONITA! BONITA!(예쁘다) 좀더 분위기에 젖고 싶은데 4명의
보라쵸, 보라차는 얼른 호텔로 돌아갈 분위기다. 결국 재빠르게 호텔로 다시 돌아와서 못다한 술 파티를 마저 벌리는 이
사람들~ 결국 있는 술이 다 동이 나고 신 새벽에 나가서 용케 데낄라 한병 반을 구해온 실비아와 본쵸. 데낄라에 살사,
레몬 ,소금 듬뿍 쳐서 이달고~!!(우리나라 원샷 문화와 비슷하다.)를 외치며 꿀떡꿀떡 잘도 마신다. 새벽 3시까지 지속된
술잔치에 지친다. 지쳐. 한국 사람들 보다 더 독한 사람 그 이름 멕.시.칸.
어제 술 마신 영향으로 느지막하게 일어난 6명. 11시부터 시작되는 퍼레이드 앞부분을 놓치고 중간이 되서야 겨우 볼 수
있었다. 각종 군대 퍼레이드를 하는데 어찌나 분야별로 별별부대가 다 있는지 (나무 심는 부대도 있었다. 그 사람들의 퍼레이드는?
나무 가득 실은 군대 차 지나가고 뒤에 삽 든 군인들 심각하게 앉아 있었다.) 신기할 따름이었다. 더욱 재밌는 것은 그
다양한 부대들이 다 제각기 다른 군복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것! 깃, 바지 여밈등의 섬세한 디자인에 놀랄 따름이었다.
(사실 나중에 돌이켜 생각해 보니 군복 패션쇼였다.)

2시간가량 긴 퍼레이드가 끝이 나고 거리로 사람들이 다시 쏟아져 나와 어제 못다한 축제 분위기를 이어간다.
축제 분위기를 뒤로 하고 정들었던 멕시코 시티와 작별 할 때가 왔다. 빨렝께로 가기 위해 버스 터미널에 도착한
우리는 한 달간 정들었던 실비아, 본쵸와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돌아가는 길에 몇번이나 뒤돌아서서 손을
흔드는 실비아와 본쵸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우리는 그 자리에 서서 떠날 줄 몰랐다. 내년 겨울, 다시 뭉칠
유럽에서 또다시 막가파의 전성기를 누려보리라! ADIOS AMIGOS!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대학생 집콕러를 위한 월간 소비

편지가게 글월, 마지막으로 편지를 받은 게 언제예요?

비전공자를 위한 교양서

비전공자를 위한 전공자의 교양서 큐레이션

일본어 번역가 강민하 | 마음까지 전하는 번역

VEGAN ESSAY 의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입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식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먹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입문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