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들에게 희망을! _ 이화여자대학교 중앙동아리 아가뽀뽀












일시보호소라는 간판과 함께 깔끔한 고동색 건물은, 유독 조용하게 느껴지던 휴일의 거리 풍경과 잘 어울렸다. 조심스럽게 3층에 들어서자 아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깔끔하게 머리를 묶고 앞치마를 두른 회장 정혜지양(유아교육과 2학년)이 반갑게 맞았다. 나머지 학생들은 아가들 옷 갈아 입히기에 정신이 없었다. “일요일에도 나와서 봉사를 하네요!” 놀랍다는 표정의 질문에 멋쩍은 듯 웃으며 대답한다. “우리는 쉬는 날 같은 거 없어요.”

2001년 시작된 아가뽀뽀는 처음에 동아리를 만들 목적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일시보호소에 일손이 부족하다는 것을 안 언니가 함께 봉사하러 가자는 글을 학교 자유 게시판에 올리게 되었대요. 그러다가 하나 둘씩 정기적으로 가기 시작했는데, 그게 계기가 되어서 ‘아가뽀뽀’라는 동아리가 탄생했어요.” 올해로 7기 신입생들을 받은 아가뽀뽀는 시험 기간은 물론이고 명절도 예외 없이 나와 봉사를 하고 있다. 매일 오전과 오후 팀으로 나누어 봉사를 나오는 아가뽀뽀가 할 일은 정해진 세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할 만큼 많다.
“우유 먹이기, 재우기는 물론 청소하고 빨래하는 것만도 할 일이 태산이예요.” 그렇게 말하며 웃는 아가뽀뽀 동아리 사람들의 얼굴에는 그래도 피곤함보단 뿌듯함이 엿보였다.





“한 아가가 장이 많이 안 좋았어요. 먹는 것마다 토하는데 배는 배대로 고파서 하루 종일 울고… 병원에 입원한 아가를 수시로 드나들며 지켜봤던 기억이 나요. 조그만 몸에 주사바늘이 들어가는데 어찌나 안쓰럽던지..” 회장은 아가들을 돌보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이야기 하면서, 때로는 무책임하게 버려진 아가들을 보면서 자기가 데려다가 키우고 싶은 생각이 몇 번이나 들었다고 한다. “우리 중에 그런 생각 안 가져본 사람 없을걸요!”


그곳에 맡겨진 아가들은 모두 해외로 입양되는데, 아가가 나중에 컸을 때 겪을 정체성 혼란 등의 문제 등으로 개인적인 연락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아가뽀뽀 회원들은 아가와 함께 있을 때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한다. 때문에 벽에는 예쁘게 꾸민 색종이 꽃 속에 아가들 사진이 가득 붙어있다. “아가들 사진을 모아 사진첩도 만들어요. 나중에 부모님 되실 분들에게 보내드리면 너무 좋아하시거든요.” 보통 보름 전에 입양 사실을 통보 받지만 이틀이나 삼일 전에 갑작스럽게 입양 소식을 알게 되어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보내는 경우도 많았다는 회원들은 그때마다 많이 울었다고 한다. “그래도 아가들이 행복하게 살 거 생각하면 힘이 나요.”

그래서 아가뽀뽀 회원들은 아가들의 백일잔치와 야외 사진 촬영, 송별회를 열심히 준비한다. 또한, 부모님이 되어주실 분들의 편지를 해석하고 영작하는 일도 기꺼이 한다.





아가 뽀뽀 회원들의 아가 사랑은 복지원 안에서만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다. “복지원에 오는 아가들 보면 엄마가 임신 중에도 계속 술을 마셔서 알코올 중독으로 태어난 아가도 있고, 낳고 나서 청결하게 관리해 주지 않아 입에 세균이 감염되어 온 아가도 있어요. 엄마 될 사람들이 좀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들은 아가들의 사진전을 캠퍼스 내에서 열고, 인형에 직접 기저귀를 채우는 모습을 보이는 등의 행사를 하고 있다.

또한 미혼모 인식 개선 운동과 갖가지 앙케이트도 벌인다. “우리는 언젠가 다 엄마가 될 사람들이잖아요.” 그렇게 말하는 그들의 말에서, 책임감을 수반한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세상의 모든 아가들이 버림받지 않고 부모의 사랑을 가득 받으며 자라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아가뽀뽀 회원들. 그들의 얼굴이 어느 가을하늘보다도 맑게 느껴진 시간이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대학생 집콕러를 위한 월간 소비

편지가게 글월, 마지막으로 편지를 받은 게 언제예요?

비전공자를 위한 교양서

비전공자를 위한 전공자의 교양서 큐레이션

일본어 번역가 강민하 | 마음까지 전하는 번역

VEGAN ESSAY 의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입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식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먹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입문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