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윤│우주를 꿈꾸는 ‘별 덕후’


별 잘 찍어주는 공대오빠, 신동윤 씨.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하는 망원경과 함께 포즈!

“저 별이 금성이에요. 오늘이 지구와 금성이 가장 가까운 날이죠. 다시 이렇게 보려면 20년은 기다려야 할 겁니다.”
밤하늘 위로 가장 밝은 별을 가리킨다. 그의 손가락에서부터 안경 너머 반짝이는 그의 눈빛까지 우주가 한가득 담겨있다. 카이스트 학생(항공 우주공학, 17학번)이자 로켓 청년벤처 <페리지로켓>의 대표 신동윤. 그를 따라 들어간 연구실험실 안, 별 잔치가 펼쳐졌다. 반짝반짝.

일러스트 _ 김영우, 천체 사진 _ 신동윤, 인터뷰 사진 _ 임승원


성간 가스와 어두운 먼지구름들이 뒤섞여 있는 천체인 하트성운(Heart Nebula)


말머리 모양으로 솟아 있는 ‘말머리’ 성운. 오리온자리 바로 아래쪽에 위치한 암흑 성운이다.


‘오리온’성운. 오리온 자리에 위치한 발광 성운이다.


장미꽃의 모양을 닮아 이름 붙여진 ‘로제트(rosette)’성운


‘레오 트리플(Leo Triplet)’ 성운. 마치 우주 비행선이 떠 있는 것 같다.

전공과 취미, 직업이 모두 일직선 상에 있는 것. 행운이라 불러도 좋을까. 그는 처음 전공으로 택한 수학을 뒤로 하고 우주공학과 인연을 맺었다. ‘항공 우주공학’이란 전공은 취미가 곧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 꿈은 자연스럽게 부풀어 올랐다.

“제 꿈은 별에 가보는 거예요. 멋진 성운에 가고 싶다는 건 아니에요. 지구와 가장 가까운 별 중 ‘프록시마*‘에 가는 꿈이죠. 현존하는 가장 좋은 우주선으로 가려면, 90년 정도 걸립니다. 멀어 보이지만, 언젠가는 갈 수 있을 거예요.

*프록시마(proxima)란? 지구로부터 4.2광년 정도 떨어진 별. 빛의 속도로 갈 때, 약 4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 꿈의 시발점이 된 건 물론 별이다. 별에 대한 관심은 어머니의 영향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시절, 어머니는 문득 가족 망원경을 사자고 제안했다. 그때부터 그는 망원경을 사기 위한 공부를 시작했다. 쉽지 않았다. 알아야 할 것이 많았다.

“처음에는 40만원 정도의 망원경을 마련할 계획이었어요. 어머니가 절반의 비용을 내 주신다고 하셨어요. 알고 보니, 그 가격대의 망원경으로는 웬만한 별을 보기가 힘들더라고요. 그제야 천체망원경이 굉장히 비싼 장비라는 것을 인식했어요. 오기가 생긴 저는 제대로 된 장비 마련을 위해 2년 정도 돈을 모으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제 첫 망원경은 거울 직경이 약 20cm 정도 되는 반사 망원경이었어요. 단순히 별을 보는 용도였죠.”

초등학교 5학년부터 약 10년간 안시관측*을 했다. 별 사진의 매력에 제대로 빠진 건 재작년 대학에 입학한 뒤다. 소유한 장비를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촬영에 나섰다. 그가 가장 관심을 두게 된 천체는 은하다. 화려하진 않지만, 그 조밀한 구조가 마음에 든 까닭이다. 더 나은 촬영을 위해 동아리 멤버들과 함꼐 국외에 무인 관측소를 설치할 계획도 가슴 한 구석에 품고 있다.

*안시관측이란? 육안상으로 별을 관측하는 것을 이른다. 크게 별 관측은 2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눈으로만 보는 관측(안시관측), 둘째는 사진만 찍는 관측이다. 2가지 관측이 주목하는 포인트는 다르고, 사용되는 장비의 차이 역시 크다.


직접 찍은 은하 사진을 보여주는 중. 그는 가장 좋아하는 사진을 배경화면으로 설정하기도 한다.


직접 촬영한 안드로메다 은하.

그가 가장 좋아하는 국내 관측 장소는 강원도 홍천이다.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어두운 하늘이라고 단언한다. 국외에서는 모하비 사막을 꼽는다.

“사랑들이 왜 불을 안 끄는지 모르곘어요.(웃음) 하늘이 밝아지면서 우리같이 희미한 별빛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은 계속 갈 곳을 잃게 되죠. 성운의 아름다움을 결정짓는 옅은 베일 구조들은 밤하늘과 밝기 차이가 별로 안 나서 희미하거든요. 세부 구조들은 예쁘게 담아 내기 위해서는 SQM* 값이 높은 어두운 밤하늘로 떠날 수 밖에 없죠.”

*SQM(Sky Quality Meter)란? 같은 별을 찍을 때 별의 밝기 대비 주변 배경의 밝기가 어느 정도 어두운가를 따진다. 이 값이 바로 SQM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하늘의 SQM 값은 21정도가 최대인데, 강원도 홍천에서는 26~7이 나온다. 사진을 찍으면 그 차이가 좀 더 명확히 보인다.


어두운 하늘이 점점 사라진다. ‘별쟁이’들은 어둠을 찾아 먼 곳으로 떠난다.


촬영 시 변수는 많다. 키우는 고양이가 망원경 선을 물어뜯어 자주 혼냈다는 신동윤 씨

천체 촬영 시엔 흑백 센서를 사용한다. 천체의 빛이 굉장히 어둡기 때문에, 일반 카메라(RGB 형식)로 촬영 시엔 감도가 상당히 떨어질 수 없는 게 사실. 천체 카메라 앞에 있는 컬러 필터들을 바꿔가면서 파장별로 찍은 다음, 하나의 사진에 합치는 작업을 한다. 촬영은 3~4시간 이상 연속으로 진행한다. 이후 천문 사진용 포토샵인 ‘픽스 인사이트’라는 프로그램으로 편집한다. 색깔의 비율을 어떻게 맞출지, 어떤 걸 두드러지게 표현할지 보정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을 통해 실제 별이 내는 빛과 화면 속에 담길 수 있는 빛, 그리고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의 파장이 모두 다름을 알 수 있다.

“우리 눈과 화면의 색 공간 제한 내에서 최대한 맞추죠. 우리가 적외선까지 본다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니까요. 그 외 보정은 사진의 노이즈를 없애고, 대기 수차* 때문에 생긴 별의 부기를 빼줘요. ‘어차피 우리 눈에도 이렇게 보이지 않잖아!’라 할지 모르지만 그건 우리 눈의 한계일 뿐이에요. 카메라 잘 못은 아니죠. 모든 데이터는 사진 속에 들어있습니다.

*대기 수차란? 대기 중 공기가 계속해서 흔들리는 것. 이 경우 별이 실제보다 크게 관측된다.


신동윤씨의 ‘최애’ 사진인 마카리안 연쇄은하(Markarian’s Chain). 처녀자리 은하단의 일원이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사진으로 마카리아 연쇄은하(Markarian’s Chain)를 꼽았다. ‘별이 쏟아진다’는 표현은 이에 걸맞다. 점처럼 보이는 모든 것들이 은하다. 이렇게 별도 좋지만, 별 보는 시간도 좋다. 좋은 하늘에 가면 모두 부질없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생각보다 별을 보는 게 무서워 그는 절대 혼자 가지 않는다. 같이 촬영하며 7시간 여 사는 이야기를 하는 재미도 누린다.

“될 대로 되라지! 당장 미래에 닥친 시급한 일이 있을 때 마음에 여유가 생겨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인데, ‘더 큰 어떤 것(우주)’앞에 서면 아무것도 아니란 생각이 들어요. 참 부질없는 짓이 아닌가 싶죠.”

별 보는 이 남자가 바라는 섬은 많은 사람이 별을 보면 좋겠다는 거다. 가족 단위로 별을 보고, 관측할 곳도 늘어났으면 한다. 어려서부터 자라나는 호기심 속에서 기초과학도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미래의 과학자들을 위해 오늘 밤은 일찍 불을 꺼 보자.

LG Social Challenger 168272
LG Social Challenger 김영우 순간을 조명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작성글 보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쌍계사 템플 스테이 체험기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한 겨울나기!

명탐정 챌록홈즈

나를 남기는 방법, 증명영상

티끌 모아 목돈

색다른게 당겨서요

땡그랑 한푼~ 동전 없는 사회

조금 씁-쓸한 이야기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