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으로서의 미술]제2강 미술과 문화

   
 

 
 
시대와 무관한 작품들도 많다. 하지만 그 시대와 문화를 이끌어가는 작가들의 작품은 항상
그 작가가 살고 있는 시대와 사회상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 오히려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것을 ‘아방가르드(전위; Avant-garde)’라 부른다.

우리 눈에 가장 익숙한 그림으로 19세기 말에 유행한 ‘인상파’가 있다. 고호,고갱 같은
작가들이 거기에 속하는데, 그들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을 예로 들어보자면, 당시에는 그
작품들이 ‘야수파’라고 비하되어 쓰레기 취급을 당했었다. 거듭된 과학기술의 발명과 발전이
탄생시킨 사진기와 그를 이용한 사진기술은 자연이나 사물의 ‘재현(representation)’에
그 본질을 둔 회화를 위협하고 있었다. 그러한 사회상을 반영한 작가들이
   

‘인상파 화가’들이었고, 당시에는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훗날 영원히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그림으로 인정받고 있다. 조선시대 진경산수의 대가 ‘정선’의 그림은
‘미술작품이 시대를 읽는다’는 사실을 대변해주는 예이다. 그의 진경산수 이면에
그 시대의 ‘실학사상’이 짙게 연관되어 있다. 당시 획기적인 작품으로 인정받았던
그의 작품을 보면, 시대를 반영하는 그림들이 항상 당대에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아님을 말해주는 것 같다. 당대의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함께 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미술에서 시대성을 이야기하면 얼핏 ‘민중미술’이 떠오른다. 1980년대 이념의 대립이
극한에 달했고 사회의 불합리와 부조리에 대한 항변이 사람들의 입을 통해 표출되던 시대,
작가들의 현실 반영이 ‘민중미술’이라는 장르를 만들어 냈다. 피하고 싶고 바라보기 싫었던
당시의 현실을 표현했던 이 그림들에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가 바라본 무섭고 괴로운
시각들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미술감상의 즐거움은 시각적인 즐거움과 쾌감을 얻는 것 외에, 그림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무엇이며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뜻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데 있다. 이런 생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일단 자신과 그림 사이의 공감대를 찾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관심의 대상인 ‘인간의 몸’에 대한 관심을 작품에 적극적으로 반영한 작가들의 작품은 독자들이
그 안에서 공감대를 찾기에 용이한 미술들이다. 또한, 게임, 영상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
걸맞게 게임이나 만화 캐릭터를 작품에 표현하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 속에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끼고 즐기는 여러 가지 문화코드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현대인들이 지닌 ‘인간의 몸’에 대한 관심은 유별나다.
매일같이 다이어트 광고가 쏟아지고 몸을 가꾸는 운동서적과 비디오 등이 우리 주변에 산재해
있는 것만 보아도 그 유별난 관심을 체감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정신을 살찌우고
정서를 풍부하게 하는 것 보다는, 보기 좋게 몸을 가꾸고 신체적으로 건강한 것을 열망한다.
이러한 현대인들의 신체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작가들이 있다.
   

지금 ‘로뎅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신체풍경전은 이러한 우리시대의 문화현상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전시다. 인체를 푸줏간의 고기와 다름없이 해석하는 작가의
작품이나, 신체를 존재의 가벼움으로 해석하는 작가의 작품들은 날씬하고 쭉 뻗은
여성의 몸만을 아름답게 여기는 현실에 강한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그들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현대인이 갖는 인간의 육체에 대한 가치관과 존엄성에 대한 문제를
다시 한 번 반추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작가 노석미의 작품은 ’20대 여성의 감성’을 잘 표현한 작품들이며, 그 때문에
20대 여성이 보면 공감할 만한 그림들이 많다. 그림 속에는 여성의 고민과
이성과의 사이에서 느끼는 순간순간의 감성의 변화, 여성의 일상적인 생활이 담겨있다.

특히 ‘실연’이라는 그림소설에서는 이성과의 헤어짐을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가슴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그림과 함께 담겨 있다.
또, 최근의 젊은 작가들은 작품 속에 서슴없이 만화 이미지를 사용한다. 이는 영상세대의
면모를 보여주는 것으로, 기존에 ‘그림이 만화같다’라고 하면 흉이 되었던 것과는 큰 대조를
이룬다. 만화주인공을 작품에 등장시킨다거나 스스로 만화캐릭터를 만들어 내거나 만화처럼
연출된 상황을 영상작업화 하는 그들의 작품은, 그저 만화를 대하듯이 부담 없이 보고 즐기면
된다. 그렇게 자꾸 낯설음에서 벗어나기를 시도하다 보면, 작가의 의도와 그 속에 담긴
뜻이 저절로 읽혀지기도 한다. 영상세대의 작가들은 또한 자신의 작품을 애니메이션화 하는데도
주저함이 없다. 자신의 작품을 동영상화하여 새로운 생명감을 부여하는 것이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급변하는 시대를 느끼고 현실을 느껴 볼 수 있다면, 미술이
저 멀리 높은 곳에 있지 않고 바로 내 옆에 와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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