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

음식이 더는 생존을 위한 수단이 아닌, 즐거움을 주는 하나의 문화로 기지개를 켠 지금, 드라마 <파스타>로 ‘원하는 직업’의 대열에 당당히 들어선 셰프. 단 한 그릇만으로도 때론 웃음을, 가끔은 눈물이란 감동을 선사하는 마술사, 셰프로 가는 길은 무엇일까.
주방이란 전쟁터를 지휘한다

셰프는 전쟁터의 총지휘관과 같다. 전쟁 중 그가 직접 총을 들고 싸우지 않아도 자신의 전략에 따라 전쟁의 승패가 좌우되듯 셰프 역시 주방 안에서 칼과 프라이팬을 잡는 경우는 드물지만(호텔과 고급 레스토랑으로 한정) 그의 역량에 따라 음식 맛이 달라진다. 그만큼 셰프는 조리사 중 가장 바쁘다. 그가 맡아야 할 곳은 주방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방과 관련된 모든 행정적인 업무가 그의 책임이다. 주기적인 시장 조사, 매출 및 원가 관리, 고객 관리, 식자료 공급 업체와 각종 협력 업체와 거래 업무 등이 모두 셰프의 결정 아래 이루어진다. 또한, 레스토랑 지배인과 유기적인 관계를 지속하며 고객의 불편 사항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진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주방의 제반 사항에 대한 관리 및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 주방에서 그의 말은 법과 같다. 다른 조리사에게는 “예, 셰프!”라는 대답과 그에 따른 행동이 이어질 뿐이다.

불과 사람을 다루는 주방의 총지휘관, 셰프

결론적으로, 주방의 절대자 셰프가 갖추어야 할 조건은 ‘에디스 카페’의 김동현 셰프의 말대로 뛰어난 요리솜씨만이 아니라 모든 업무를 착실히 하는 체력과 완벽한 섬세함, 그리고 사람들과의 원만한 인간관계가 필요하다. 덕분에 조리사들 사이에는 이런 말이 나돈다. “새내기 요리사에게 필요한 것이 힘과 체력이라면, 진짜 요리사는 거기에 머리까지 필요하다.” 셰프는 비단 주방의 음식과 사람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레스토랑에 관한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레스토랑의 총사령관이다.

셰프가 되려면, 눈치는 백 단, 체력은 충만!

매년 요리와 관련된 100여 개의 전문대학과 20여 개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의 수는 2만 명이다. 이 중 20명 정도만이 알만한 유명 호텔의 조리사로 들어갈 정도로, 셰프로의 길을 밟는 일은 생각보다 험난하다. 대학에서 전공해도 조리사 자격증은 필수인데, 비전공자도 이 자격증을 갖추면 기회는 열려 있다. 보통 호텔 주방과 같은 큰 레스토랑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은데, 1차는 서류심사다. 해당 교육 과정(전문대 이상의 커리큘럼)을 이수하고 수습 3개월, 실습 3개월을 거쳐서 정식 사원 시험 응시 자격을 준다. 서류에 통과하고 나면 영어로 인터뷰를 하게 된다. 글로벌 시대에는 영어는 필수! 조리사가 요리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은 ‘굿바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면접을 보고 이 모두를 통과하면 호텔의 요리사로서 일을 시작할 수 있다.

불과 사람을 다루는 주방의 총지휘관, 셰프
불과 사람을 다루는 주방의 총지휘관, 셰프

주방에 들어가면 소위 말하는 ‘낙하산’은 없다. 모두 한 단계 한 단계씩 밟고 나가 지금의 위치에 있는 것이다. 그 중 셰프는 모든 단계를 다 밟은 마지막 단계로 생각하면 된다.

불과 사람을 다루는 주방의 총지휘관, 셰프

원대한 꿈을 품고 주방에 들어간 순간, “아주 특별한 날이 아닌 이상 주말에 친구들을 만나는 것은 불가능해졌어요.”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을 것. 조리사가 가장 바쁠 시간은 일반 사람들이 가장 한가할 시간이다. 점심때(11:00~1:00), 퇴근 후 저녁 시간(5:00~8:00) 그리고 주말과 공휴일은 아무리 바쁘게 움직여도 몸이 모자랄 때다.
상상해보라. 조리사는 종일 서서 일한다. 물론 호텔은 보통 오전 조(AM.6:00 ~ P.M 4:00) 오후 조(PM. 12:00 ~ PM. 9:00)가 따로 운영되는 일도 있으나 최소 10시간 이상을 쉬지 않고 일하는 고역이 뒤따른다. 그리고 출근 후 식재료의 신선도를 체크해 요리 준비를 하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이어진다. 그렇다면 여기서 잠깐, “매일 일만 하면 언제 셰프가 될 준비를 하나요?”란 의문점을 제기한다면 여기 좋은 요리계 격언이 있다.
“눈은 선배의 요리를 훔쳐 배우고, 귀는 선배의 이야기를 듣고, 코는 냄새로 맡고, 입은 모르는 것을 물어보라.”

불과 사람을 다루는 주방의 총지휘관, 셰프
셰프의 필수조건, 재능 이전의 열정과 끈기

조리사에게 중요한 것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다. 조리사의 실력이란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지고,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바로 체력과 끈기다. 여기에 요리에 대한 열정을 더해져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새내기 조리사에게 필요한 3대 요소

중요도 이유
체력 ★★★★★ 하루 종일 서서 일하기, 조리기구를 들고 뛰어다니기,
날마다 들어오는 식자재를 운반하기
끈기 ★★★★ 끊임없이 일어나는 주방 일에 지치지 않고 악착같이 버틸 끈기
눈치 ★★★ 누가 일일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아서 배우는 눈치

‘고통 없이 얻는 것도 없다.’ 셰프라는 직업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속담이 아닐까. 셰프가 되기까지는 차근차근 한 단계씩 밟아가는 과정을 통해 끊임없는 노력과 공부가 필요하다. 위로 올라갈수록 더욱 바빠지는 주방의 세계, 셰프들은 말한다. “단지 요리가 좋아서라면 시작하지 마라.” 요리로 최고가 되겠다고 결심했는가. 자신을 꾸준히 연마할 자신이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부터 불과 함께 싸워라.

Mini interview : 에디스 카페 김동현의 셰프 탐구

전 버즈 알 아랍 호텔의 수석 주방장이자 현재는 에드워드 권이 운영하는 에디스 카페의 셰프. 김동현 셰프가 셰프를 꿈꾸는 이들이 갖춰야 할 조건을 소상히 들려줬다. 그의 조언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셰프를 꿈꾸는 그대여, 내공을 쌓아라. 그것이 곧 당신의 뼈와 살이 될지니.’

럽젠Q : 조리사가 되기 위해 대학생 때부터 준비해야 하는 것이 있나요?

조리사 자격증은 필수입니다. 운전면허 없으면 도로에 못 나가잖아요. 그것과 마찬가지인데, 이걸 대학생 때 먼저 따 놓는 것이 좋아요. 사회에 나오고 준비하면 아무래도 시간 손해니까요.

럽젠Q : 조리사가 되기 위해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경험이나 체험이 있는지요?

그 요리의 본 고장으로 배낭여행을 가서 직접 보고 먹고 느끼라고 하고 싶어요. 노란 머리의 서양인이 우리 한식을 잘할 수 있을까요? 약간의 의심이 들잖아요. 게다가 한국에 한 번도 안 와본 서양인이라면 더더욱 그렇겠죠. 서양인이 보는 한국인 양식 조리사도 그럴 거예요. 직접 가서 느끼지 않으면 그 맛을 이해할 수 없죠. 호텔에서 3년간 요리하면서 번 돈으로 배낭여행을 떠난 게 지금의 제게 큰 도움이 되었어요. 스스로 번 돈으로 본 고장으로 여행을 떠나세요. 그리고 요리 관련 원서는 꾸준히 읽는 게 좋죠. 자유롭게 해석하면서요.

럽젠Q : 처음 조리사를 시작하려면 큰 레스토랑과 작은 레스토랑 중 어디가 좋을까요?

당연히 개별적인 차이가 있겠죠. 하지만, 보통은 호텔 주방과 같이 큰 레스토랑을 추천합니다. 체계적으로 요리에 대해 배울 수 있고 비싸고 좋은 재료(푸아그라, 거위 등)를 손쉽게 접할 수 있어요. 또한, 많은 요리를 볼 수 있고, 칼질이나 기본기 등을 바닥부터 배울 수 있습니다.

럽젠Q : 조리사를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머리로 움직이는 요리사가 아닌 몸으로 움직이는 요리사가 되라.’라는 거예요. 요즘 대학생은 나보다 이론적으로 많이 아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식만 있을 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대학에서 업장(주방)으로 오면 바로 현장에서 일할 수 있을 정도의 자격이 갖춰지면 좋겠어요. 최근에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좋은 학교도 많던데, 꾸준히 스스로 요리에 대한 꿈을 만들어가야죠. 그래서 셰프란 직업은 경력이 매우 중요해요.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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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동생이 요리쪽으로 나가려고 준비를 하고 있어서 ~ 셰프의 존재를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부터
    관심있게 자주 듣곤 했는데요^.^ 아무래도 서비스 직종이다보니까 쉬운 직업은 아니지만
    자기의 노력이 깃든 음식을 다른 손님들이 먹고 행복해지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고 그 매력에 빠진다고 하더라구요~ 경력이 중요한 점과 처음 쉐프가 되기위해 도전해야하는 곳과 경험 등등..
    쉐프를 꿈으로 가진 분들에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글이네요! 잘 읽고가요~^.^
  • 셰프...
    요사이 많은 인기를 누리는 직업이죠
    자질도 중요하겠지만, 많은 노력과 끈기만이 진정한 셰프로의 자격이 주어지는 것 같아요.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의 행복감이란
    이 세상 모두를 가진듯한 행복감과 같을 겁니다.
    멋진 셰프의 직업정신..
    저도 셰프로 나아가고 파 집니다.
  • 드라마 "파스타"를 보면서 정말 인상깊었던 대사가.. 다른 사람들이 이선균씨를 보면서
    "예! 셰프~" 이런 말하는거... 그리고 주방의 총지휘관인만큼 그 강렬한 포스..^^
    맛있는 요리만 총지휘하는게 아니라 식자재관리까지 전부 다 총괄해야 하는 게
    셰프의 일이었네요.. 그런 포스를 가질 수 있는 것도 그만큼 관리해야 될 것이 많고
    총지휘자의 역할에 맞기 때문인가봐요..
    셰프가 되기 위해서는 체력이 가장 우선시 되는데, 저같은 경우는 특히 하체 체력이 약해서
    셰프는 절대 되지 못할 것 같네요.. 하루종일 서서 일하는 것은 더욱더요.. 백화점 아르바이트하는데
    정말..... 서 있는 거 그거 무지하게 힘들던데요...ㅠㅠ
    저는 그냥 맛있는 음식 잘 먹어주는 사람으로 남겨져야 할 것 같아요^^
    김동현 셰프의 사진에 담긴 얼굴을 보니... 역시 포스가 남다르군요~
  • 리틀러너

    파스타에서 본 셰프~쉽지 않은 직업인듯ㅋ 저도 에디스카페 가봤는데 오픈된 주방이 깨끗해보였구 맛도 좋더라구요 ㅋㅋ
  • newest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에 나오던 쉐프라는 자리에 오르기가 이렇게 치열했었군요. ‘머리로 움직이는 요리사가 아닌 몸으로 움직이는 요리사가 되라.’ 가슴에 와닿습니다. 좋은 기사 잘 보고 갑니다.
  • 쉐프를 꿈꾸는 친구에게도 이 기사 보여줘야겠어요!
  • 김갹갹

    저도 어렸을때는 호텔주방장을 꿈꾸었는데 쉬운직업이 아니군요~ ㅋ 좋은 정보 잘읽고가요~ㅋ
  • 날아라용하

    역시 수ㅖ엡이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구나 드라마에서 가장 건강에 나쁜 직업이 요리사라던데 남들 식사시간에 요리하느라 자기는 못 챙겨먹는다구. 그말이 맞네요 ! 굉장히 멋진 직업중에 하나인것 같아요 !
  • 세피아

    기사 잘봣습니다~! 역시 셰프라는 직업이 쉬운 직업은 아니지만 그만큼 또 보람을 느낄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인거 같습니다 ㅎㅎ 기사 깔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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