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경쟁력이다 – 네이미스트의 세계
















얼마 전 전국의 서점가를 뜨겁게 달궜던, 그리고 연일 신문이나 뉴스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 한 신조어가 있다. 바로 “블루 오션” 이다. 블루 오션이란 살벌한 경쟁을 피해, 그 누구도 접근하지 못 했던 새로운 분야로의 개척을 의미한다. 이것은 이제 더 이상 좋은 제품과 기업의 이미지만으로는,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소비자의 needs를 충족시켜주기 힘든 현실이 도래한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90년대 초, 예전의 광고대행사에서 이루어지던 네이밍 작업이,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쯤 네이미스트(namist)란 전문 직업인의 손을 통해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기업의 상호나 서비스, 상품 등의 명칭을 만드는 일을 주요 업무로 하며, 제품의 생산에서부터 시작해 판매에 이르기까지 첫 번째 단추를 끼우는 일이 바로 이 네이밍 작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업 내에서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마케팅의 효율적인 Tool로서 자리매김 해 가고 있는 분야의 유망직업임이 틀림없다.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네이미스트로 활동 하고 있는 브랜드 메이저의 황지연씨를 만나보았다. 그녀는 네이미스트에 대한 설명을 듣고자 오게 됐다는 이야기가 끝나기 무섭게 자신과 같은 팀원들이 만들어 낸 LG(지금은 GS)의 ‘자이’ 아파트를 가지고 설명을 이어갔다. “’자이’란 이름을 지을 당시, 무엇보다도 경쟁사인 삼성의 ‘래미안’ 과 차별화된 브랜드 개발이 가장 시급했죠. 즉, ‘래미안’과 같이 여성적이고 부드러운 이미지보다는 첨단적이면서 미래지향적인 이미지의 언어로 간결하고 임팩트있게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두었었어요.” 자이는(XI) ‘extra intelligent’의 약자로, 광고에서도 보면 알 수 있듯이 전화기 버튼 하나로 외부에서도 아파트 내부의 모든 시설을 통제 할 수 있는, 당시 대두되지 않았던 유비쿼터스가 앞으로 주거문화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예측을 통해, 첨단 미래지향적 아파트 브랜드명이 탄생하게 된 것이었다.




대학시절부터, TV나 신문을 볼 때도 특이한 광고문구를 보면 그것을 가지고 한참 생각을 했다는 황지연씨. “네이미스트가 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건, 역시 부지런한 자세와 open mind가 아닐까 싶어요. 주변의 모든 사소한 것들조차도 필터링없이 있는 그대로 스폰지처럼 흡수 할 수 있는 흡입력. 이것만 갖추고 있다면, 누구나 뛰어난 네이미스트가 될 수 있답니다^^” 하나의 이름을 짓는 동안, 기업과 소비자의 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해 의견을 조율해 가는 과정은 힘들겠지만, 자기가 만들어 낸 브랜드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할 때의 뿌듯함, 바로 이것이 네이미스트란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요즘 영어나 중국어 때문에 외국으로 공부하러 가는 학생들이 유독 많아진 것 같아요. 하지만 네이미스트에게 정말로 필요한 언어는 바로 한국어라고 생각해요. 외국어를 한국어화하는 언어유희와 같은 방법으로 훌륭한 브랜드를 만들 수 있거든요. 가령 이 코너로 예를 들자면, 직업을 소개하는 꼭지니까, ‘잡힐(job feel) 듯이’… 이런 거 어때요…?? ^^” 순간 만들어낸 황지연씨의 재치에서 네이미스트에게 필요한 자질이 무엇인지 또 한번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 다는 일은 사실 답이 없는 상황에서 일을 시작하는 것과 같다. 네이밍이란 작업 역시 성공할 것이란 확신보다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제품이 잘 팔리길 바라는 기업의 입장과 어떤 생각을 가지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는 소비자의 입장 사이에서 이들의 불협화음을 조율하는 일이 바로 네이미스트가 해야 할 몫인 것이다. “기업과 소비자 양측이 자신이 연주한 ‘도’가 정확한 음정이라고 주장하는 동안, 네이미스트들은 절대음감을 가진 ‘도’를 연주할 줄 알아야 해요. 그게 가장 어려운 점이죠…” ‘소비자는 왕이다’라는 개념을 넘어서 이제는 소비자들보다 한 보가 아닌 반 보 앞선 위치에서 이들을 관찰해야 하는 네이미스트. 소비자들보다 빠른 시대감각, 그리고 사회 트랜드보다 앞선 속도 감각… 이 두 가지 능력이야 말로 네이미스트가 갖추어야 할 최고의 무기가 아닐까 싶다.




현재 아직까지 국내에는 네이미스트를 양성하는 사설기관 외에는 전공이 개설된 학교는 없는 실정이지만, 언론미디어학과나 마케팅, 또는 어문계열의 전공이 그나마 가장 관련된 일을 접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들 외에도 평소 영화, 음악, 미술, 디자인 할 것 없이 다양한 문화 속에서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어떠한 기법으로 나타내고 있는지 광고 속에 스며있는 작은 의미들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한다. 점점 복잡다양해지고 있는 현대 사회 속에서 소비자들의 눈높이와 욕구도 무한히 높아만 가고 있는 지금, 네이미스트란 직업은 미래 산업사회의 각광 받는 직업으로 더욱 큰 자리를 차지할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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