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와 효모를 이용한 마술사~ 브루마스터

















브루마스터(brewmaster)란 맥주를 만드는 전 과정을 총괄하는 장인을 일컫는다. 단지 눈으로 보고 감독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맥아를 고르고, 효모를 배양하여 발효시키고, 가장 좋은 맛을 낼 수 있도록 숙성시키는 일까지 전 과정이 브루마스터의 몫이다. 주세법이 개정된 2002년 2월 이후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100여명의 브루마스터가 맥주를 제조하고 있다. 이 중 국내 브루마스터 1호, 방호권씨가 바로 이번 달에 만나본 e직업인이다.
현재 방호권씨는 자가생산 맥주 전문점 ‘옥토버훼스트’의 기술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기자가 찾아가 본 자가생산 맥주 시설은 규모가 크면서도 잔손이 많이 필요해 보이며 무척이나 복잡했다. 두 개의 큰 발효 시설을 중심으로 몇 개의 저장고가 분리되어 있었다. 그러나 각각의 통 사이사이를 수많은 연결관이 잇고 있어 전체적인 시스템의 관리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했다.

지금이야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졌지만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자가생산 맥주는 대중들에게 낯선 단어였다. “대학(연세대 식품공학과)때부터 주류 제조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지만 맥주를 직접 만들어 파는 가게가 있다는 건 몰랐어요. 그런데, 우연히 일본에서 자가생산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을 가졌죠.” 그 후 그는 맥주의 본고장 독일의 뮌헨 대학으로 유학을 떠났고, 귀국 후 마침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지금의 직업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맥주의 생산 공정은 효모 발효가 기본이다. 미세한 환경 변화에도 맥주의 맛은 급격하게 변하기 때문에, 브루마스터가 되기 위한 조건은 첫째도 세심함, 둘째도 세심함이다. 특히 발효 공정은 온도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브루마스터 또한 온도에 민감해야 한다. 또, 만약 효모 이외의 미생물이 발효에 사용된다면 그 맛 또한 심하게 변질된다. 그런데, 이런 미생물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관리에 특별한 세심함이 요구되는 것이다. 기자와의 인터뷰 도중에도 종종 발효 시설을 확인하러 다녀오는 방호권씨를 보면서 진정한 맥주의 맛은 결코 쉽게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맥주를 찾는 이유라 하면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대부분이 맥주의 기능적 특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갈증 해소, 청량감, 신체의 이완 작용, 심리적 시원함 등이 바로 기능적 특징이다. 그러나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맥주 고유의 맛과 향이다. “독일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몇몇 브랜드가 있는 게 아니라 지역, 위치, 심지어는 동네마다 맥주의 맛이 달라요. 거기서는 맥주의 가치를 결정하는 최고의 지표가 바로 맛과 향이죠.” 이렇게 자가생산 맥주는 바로 맛과 향을 특성화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어필한다. 따라서 브루마스터는 소비자들에게 최대의 만족감을 줄 수 있으면서도 다른 가게와 차별화된 맛을 찾는 것에 온 힘을 기울인다고 한다.


다행히도 최근 국내에 ‘맥주 마니아’가 늘어나고 있다. 단순히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수백, 수 천 가지의 다양한 맛을, 좀 더 높은 품질의 맥주를 즐기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다행히도 소비자의 욕구는 천차만별이고, 제조 방법에 따라 맥주의 맛도 무척 다양하기 때문에 앞으로 자가생산 맥주 시장의 미래는 밝은 편이다. 게다가 술을 좋아하는 이라면 이보다 더 즐거운 직업은 없을 것이다. “술을 무척 좋아했어요. 자연스럽게 술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죠.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일이 훨씬 더 즐거울 거예요.”





브루마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미생물학, 생화학, 열역학 등을 공부해야 하고, 그에 대한 실습이 필요하다. 아직 국내에는 브루마스터 전문 양성 기관이 없기 때문에, 외국 유학 또는 권위자에게 직접 기술을 전수받는 것 정도의 길밖에 열려있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앞으로 시장이 확대되면서 주류 판매 시장도 일대 격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브루마스터는 차세대 한국 주류 시장의 중심에 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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