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기보다 수집하기, 덕후들이 사는 법 1탄 – 캐릭터 ‘브라운’ 덕후 정은서

“이걸 보면, 네가 생각나.” ‘버리기’를 강조하는 시대, 수집하는 즐거움을 뻐기는 3명의 덕후들. 덕질은 덕질로만 끝나지 않는다. 나란 존재를 대변하기도, 세상과 소통하기도 한다.
 
1_ 캐릭터 ‘브라운’ 덕후 정은서 | “이제 나만의 ‘색깔’인 것 같아요.”
2_ 패션 ‘생활한복’ 덕후 이혜연 | “여러 경험을 하려고 해요. 한복도 그 선상에 있죠.”
3_ 감자칩 ‘프링글스’ 덕후 박유술 | “덕후와 소통하는 전시회, 어떨까요?”

미국의 ‘곰돌이 푸’와 일본의 ‘리락쿠마’에 대적하는 국산 곰돌이가 있었으니, 바로 라인프렌즈의 캐릭터 ‘브라운’. 자타공인 브라운 덕후 정은서는 ‘덕지름’ 신조에 따라 동글동글 귀엽게 움직였다.

다들 그렇게 덕후가 된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수집욕이 있었어요. 스티커, 마스킹테이프, 메모지, 펜 같은 온갖 문구류와 컵 홀더 등을 수집하곤 했죠. 그러다가 운명처럼 브라운을 만나 정착(?)하게 되었답니다.”

그녀가 캐릭터 ‘브라운’을 처음 만난 건 바야흐로 2014년. 라인(LINE) 앱을 통해서였다. 단순히 네이버에서 새로 만든 앱에 대한 호기심에 다운 받았지만, 쉽사리 앱을 삭제하지 못한 이유는 바로 이모티콘. 평소 귀여운 것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그녀는 라인만의 캐릭터인 ‘라인 프렌즈’로 이루어진 이모티콘에 푹 빠졌다. 대부분 애용하는 카카오톡도 마다하고 한동안은 오직 이모티콘을 위해 라인을 사용할 정도.

사진 : 라인 홈페이지

이런 라인 프렌즈에 대한 열병을 앓는 데엔 블로그도 큰 역할을 했다. 오랫동안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 중인 그녀가 자체 제공하는 라인 프렌즈 스티커를 마다할리 없었을 터, 이중 ‘최애(가장 아끼고 좋아하는 것)’의 주인공은 브라운이었다.

“단순하고 동글동글한 생김새에 어울릴 듯 말듯 삐딱한 입꼬리가 브라운의 매력이죠. 다른 캐릭터는 가지각색의 표정을 지니고 있는데, 브라운은 항상 무표정을 유지한다는 점도 제 맘에 쏙 들었어요. 처음엔 저도 브라운이 제 ‘최애’인줄 몰랐는데, 어느 날 방이 브라운으로 도배되어 있더라고요!”

덕질 지속의 우아한 무기, 덕지름


2016년 9월 수집 현황(좌) vs 2017년 현재 수집 현황(우)


정은서 덕후의 방. 애장품인 브라운 포스터 아래로 멀뚱멀뚱 쳐다보는 브라운 군단들.

조그만 펜부터 시작해 휴대폰 케이스, 물병, 티셔츠까지 그녀가 모아온 크고 작은 브라운 아이템은 50여 개에 육박한다. 사진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소장품 중 그녀가 가장 아끼는 것은 바로 방 한 켠을 차지한 브라운 포스터. 브라운의 생일인 8월 8일을 맞아 라인 프렌즈 스토어에서 나누어준 비매용 상품이라 그 가치를 높이 산다. 그 밖에도 기념일마다 친구들에게 선물 받은 아이템이나 일본에서만 구할 수 있는 라인 프렌즈 부채 등 소중한 애장품이 너무 많아 하나만 꼽기를 주저했다.

갑작스레 의문이 들었다. 이렇게 많은 아이템을 모으려면 시간과 돈이 많이 들지 않을까? 그녀는 천천히 나름의 덕질 신조를 읊었다. 이름하여 ‘덕지름’이다.

“매달 일정한 금액을 정해 놓고, 딱 그만큼의 브라운 아이템을 구매해서 소장품을 늘려가는 거예요. ‘덕지름’이라는 이름이 조금 웃기긴 하지만, 저에겐 삶의 활력소가 되는 아주 중요한 일이죠.”


정은서 브라운 덕후의 블로그로 귀엽게 가기(http://onoduo6.blog.me)

이렇게 매달 ‘덕지름’을 통해 구매한 제품은 그녀의 블로그 속 ‘덕질은 곧 덕력’이라는 카테고리에 정기적으로 업로드된다. 매달 꾸준히 해온 포스팅이 모여 23개 째, ‘프로 덕후’로서의 시동을 걸고 있다.

이것은 덕질의 결정체, 라인프렌즈 브랜드북

소장품의 개수와 종류도 남다르지만, 그녀에겐 좀더 특별한 덕질 에피소드가 있다. 지난 2016년, 라인프렌즈를 주제로 한 브랜드북을 제작한 것. 전공 수업 과제의 일환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그녀에겐 당당하게 ‘덕밍아웃(덕후임을 커밍아웃)’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녀가 제작한 라인 프렌즈 브랜드북 중 일부. 캐릭터 분석과 포지셔닝 맵까지, 덕밍아웃의 절정.

이 ‘라인프렌즈 브랜드북’에는 라인프렌즈의 캐릭터와 스토어, 마케팅 방식 등에 대한 그녀 나름의 분석이 담겨있다. 자료 수집부터 현장 답사, 책 디자인 등 혼자 힘으로 브랜드북의 알파와 오메가를 만들어낸 결정체였다. 그 과정은 과연 순탄했을까?

“과제의 필수 사항은 아니었지만, 이왕 만드는 김에 진짜 책처럼 만들고 싶었어요. 처음으로 책 제본을 하다보니, 모르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책등의 두께를 계산해야 하고, 겉과 안 표지를 각각 따로 만들어야 하는 등 사소한 것까지도요. 제가 워낙 서툴다 보니, 인쇄소에서 3번이나 다시 제본 작업을 하고 나서야 완성본을 얻을 수 있었죠.”


그녀는 브라운이 본인만의 ‘색깔’ 같다고 고백했다. 단순히 ‘갈색’이란 영어단어 풀이만이 아니라 브라운을 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된 만큼 큰 개성으로 작용한다면서. 마지막 한 마디에, 가슴이 두근댔다.

“누군가 무엇을 보고 저를 생각해준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잖아요.”

LG Social Challenger 151584
LG Social Challenger 조윤 마음과 마음 사이에 다리를 놓는 문화기획자 작성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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