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내게로 왔을 때 – 3탄 초코+김혜림

나는 과연 반려동물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을까? 키울 자격이 있을까? 짐짓 우리가 반려동물을 선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반려동물이 우릴 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기획 1_ 파마+언니야와 오빠야 | “이렇게 많은 사람이 널 사랑해주고 계셔.”
기획 2_ 도리, 쿠키, 도순+노하영 | “혼내는데, 사랑한다는 걸 아는 거야?”
기획 3_ 초코+김혜림 | “혼자 둬서 미안해. 곧 다시 만날 거야.”

“3년 전, 가족들이 심적으로 조금 힘들 때가 있었어요. 그때 만난 게 초코였죠.”

입양의 목적이 단순히 가족 분위기를 변환하기 위한 수단이었음에 미안해진다. 그러나 지금 초코는 가족사진에도 결코 빠질 수 없는 혈연관계 그 이상이다.

‘초코’의 초간단 프로필
나이 : 3살
성별 : 남
견종 : 말티즈
입양 : 펫샵


4명의 가족이 초코와 함께 한다. 초코와는 현실 남매인 김혜림 씨

너를 처음 본 순간, 찌리릿 우연히 한 펫샵에서 초코와 마주쳤어요. 마침 부모님 눈에 딱 들어왔죠. 강아지를 데려오면 가족 사이의 분위기가 좀 더 화기애애해지지 않을까? 단순한 힐링의 수단으로 초코를 데려왔어요. 하지만 곧 생각이 바뀌게 되었죠.
초코를 펫샵에서 데려온 후 몇 개월 지나 ‘강아지 공장’이 이슈가 되었어요. 기존에 전혀 알지 못했던 내용이라 초코에게 너무 미안했죠. 지금의 초코는 소중한 우리의 가족이지만, 데려올 당시에는 다른 역할을 바랬었으니까요. 혹시 초코가 겪은 환경은 아닌지, 어린 나이에 가족과 떨어 지내느라 힘들지 않았을지 마음이 아팠어요. 초코를 처음 만난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강아지 공장’에 대해 미리 알았다면 데려오지 않았을 거예요. 바로 펫샵에서 입양하는 수요가 바로 그 악순환을 일으키는 주범이니까요.

이름이 초코인 이유는요 언젠가 강아지를 키우게 된다면 이름을 초코라고 짓겠다고 생각했어요. 병원에 가면 수의사님도 이름의 연유를 물으시는데, 그럴 때면 풀 네임이 화이트 초코라고 하죠. 성이 화이트, 이름은 초코! 다들 이름만 들으면 초코를 검정색 푸들로 많이 오해하지만요.

가족으로서의 두 가지 준비 일단 어떻게 하면 초코가 건강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했어요. 여러 예방접종을 하여야 했죠. 예방접종이 항체를 만들어 어린 강아지의 면역력을 높여주거든요. 태어난 지 어느 정도 지나 2~3주 간격으로 꼼꼼하게 예방접종을 챙겼어요. 이외 강아지가 아프면 어찌 대처해야 하는지 반려동물을 키우는 주변 지인에게 정보를 많이 얻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어떻게 하면 초코가 집에 편히 적응할 수 있을 지였어요. 환경에 민감한 동물이다 보니,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고 싶었죠. 부엌처럼 위험한 공간에는 울타리를 설치하고, 거실에 초코만의 공간을 만들어줬어요. 다행히 초코도 맘에 들었는지, 금세 적응했죠.


요즘 귤 놀이에 빠진 초코. 그냥 귤을 굴러주면 된다.

반려견을 키우는 건 처음이라 가족 모두 초코가 금방 똥오줌을 가릴 거로 생각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6개월 정도는 배변훈련을 어려워하더라고요. 어린 강아지를 키우다 보니, 훈련과 교육의 연속이었어요. 그런데 언제 칭찬하고 언제 혼을 내야 할지 타이밍을 찾는 게 어렵더라고요. 우린 반려동물을 키우는 게 처음이었어요. 우리의 말 한 마디로 인해 초코가 ‘나쁜 개’가 되는 건 아닐까 우려되었습니다.

사람에게만 알레르기가 있는지 알았네 말티즈는 비교적 키우기 쉬운 종으로 알려져 있는데, 은근 까다로운 점이 많더라고요. 선천적으로 접힌 귀 모양 때문에 여름마다 귀에 습진이나 염증이 생겨 고생하거든요. 또 기름진 사료를 먹으면 피부가 빨갛게 올라왔어요. 우리 사람 가족(?)에겐 없는 알레르기였죠. 초코 음식에 특히 주의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기름기 없는 사료는 일반 사료보다 두 배 정도 비싸답니다. 습진이 생기거나 알레르기가 올라오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해요.

매월 예상한 초코 생활비는?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 병원비를 제외하고 매달 10만원 정도 예상했어요. 실제로도 그랬고요. 어떤 물품을 쓰느냐에 따라 비용은 천차만별이에요. 초코는 간식 비용이 많이 나가는 편이죠. 미용 시기는 장모종인지, 단모종인지에 따라 다른데, 초코는 장모 말티즈라 한두 달에 한 번은 꼭 털을 잘라야 해요. 미용비는 3만원 남짓하죠. 사람이 감기에 걸렸을 때 병원비가 7천원~1만원 정도라면, 반려견은 3~5만 원 정도 들어요. 보험이 따로 없어 비용 지출이 많죠. 말씀드린 대로 초코는 알레르기가 생길 때마다 병원에 가야 해서 병원비도 만만치 않은 편이에요.



늘 그저 아기 같은 초코다

초코에게 해줄 수 없는 일 초코가 아플 때 혼자 겪어야 하잖아요.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마음 아파요. 어디가 아픈지 정확히 말을 못하니까 병원에 데려갈 수밖에 없죠. 그런데 병원에 가는 것 자체가 초코에겐 스트레스거든요. 그걸 아는 우린 또 미안해지죠.

강아지는 바보야 가족이 모두 외출하면, 초코는 정말 하염없이 기다려요. 반려동물을 집에 데려올 때 이런 부분도 고려해야 할 듯해요. 보통 낮이면 초코 혼자 집을 지키는데, 이젠 기다리는 게 습관이 되어 낮잠을 자곤 해요. 가족이 돌아오는 저녁이 되어서야 어찌 보면 초코의 신나는 하루가 시작되는 거죠. 엄청나게 반겨요.


기다림이 습관이 될 때까지 혼자서 얼마나 외로운 시간을 보냈을까.

초코와 대화할 수 있다면 혼자 둬서 미안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우리에게는 외출이지만, 강아지 입장에서는 가족들이 기약 없이 떠나는 게 아니겠어요? 학기 중에 제가 기숙사로 떠나면, 일주일 동안 제 방에서 낑낑대며 저를 찾아요. 만약 초코와 말이 통하고 우리의 말을 이해할 수 있다면 이렇게 설명하고 싶어요. “그리 기다리지 않아도 돼. 얼마 뒤에 다시 오니까 편하게 지내고 있어.”

댕댕이가 세상을 구한다 초코에게 기대서 쉴 때가 제일 행복해요. 아기들은 엄마의 심장 소리를 들으면 편하게 잠든다고 하던데, 우리도 그런 것 같아요. 서로에게 안심하면서 힐링하죠. 한번은 정말 우울한 적이 있었는데, 초코가 알아보고 가만히 나에게 기대주더라고요. 너무 큰 힘이 되었죠.

반려동물을 키우려고 준비 중이라면 처음 강아지가 눈에 밟힌 이후 한 달 정도는 계속 고민하고 공부했어요.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 집에 강아지가 편하게 뛰어놀고 쉴 공간이 있는지, 강아지가 아플 때 치료비를 감당할 수 있는지. 또 강아지에게 관심을 주고 나의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요.

키우기 전 ‘강아지는 이럴 거야.’라는 확고한 생각을 하다가 예상이 빗나가면 강아지를 싫어하게 되는 경우를 보았어요. 강아지는 귀여워야 하고, 말을 잘 듣고, 집에 오면 날 반겨줄 거라는 생각을 했던 거죠. 하지만, 개도 역시 사람처럼 성격이 다 달라요. 아이 자체의 성격이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부모님과 혹은 형제자매와 싸울 때가 있듯 반려동물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예요. 다양한 방면에서 오랫동안 고민하면서, 내가 꼭 이 아이를 데려와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은 한 번쯤 하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강아지도 감정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해요. 살아있고, 감정이 있고, 하나의 생명이란 사실을요. 초코는 그냥 강아지가 아니에요. 바로 우리 가족입니다.


물론 바쁠 때면 나타나는 방해꾼 초코가 조금은 얄미울 때도 있다.

LG Social Challenger 168272
LG Social Challenger 김영우 순간을 조명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작성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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