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케팅으로 기업브랜드를 드높인다 – ‘러프컷’










LG는 올해 LG브랜드 출범 10주년과 LG아트센터 개관 5주년을 기념하여 지난 해 피나 바우쉬 무용단에 10억 원의 제작비용을 지원해 ‘한국’을 주제로 한 무용극을 제작해줄 것을 제의하였다. 제의를 받아들인 그녀는 지난 10월 자신의 무용단원들과 함께 2주간 한국을 경험하고 돌아갔다. 2주라는 시간이 한 나라를 느끼기에 너무 짧은 기간이 아니냐는 우려에 피나 바우쉬는 “한 나라에 대해 제대로 알기에 충분한 기간이란 결코 없으며, 또한 단순히 물리적 시간보다는 얼마나 많은 것을 집중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우리 무용수들이 열린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 이라는 말로 일축했다. 종횡무진 한국 땅을 누비고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쉴 틈 없는 사이에도 틈틈이 안무를 창작하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던 그들에게 작품은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

그들의 체험은 무대 위에서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김장을 담그는 모습이나 등목하는 모습 등에서 대번에 한국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국악의 선율이 더해져 우리의 정서를 십분 살렸다. 이 작품은 내년 파리 ‘Theatre de la Ville(파리시립극장)’과 일본 동경 국립극장 등 세계 각국 공연장을 순회할 예정이다. 그리고 LG는 이 공연의 후원 기업으로서 광고와 팜플렛 등 곳곳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기업과 문화의 만남을 ‘기업메세나’라고 한다. 메세나의 원조를 찾자면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家)을 들 수 있다. 전 유럽의 돈과 권력을 쥐고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메디치 가의 예술에 대한 지원은 실로 대단했다. 그들의 지원으로 피렌체는 르네상스의 중심지가 되었고 미켈란젤로, 다 빈치, 갈릴레오 등도 그들의 지원이 없었으면 존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러한 가문의 문화 자선은 산업화를 거치면서 기업의 문화 후원의 형태로 변화되었고, 현재의 문화 마케팅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한국의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먹고 살기 급급했던 시절을 넘기고 사람들이 높은 질의 삶을 추구하기 한 발 앞서 문화예술 사업을 지원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들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지원은 크게 문화예술단체나 개인, 문화예술관련 기획사 등에 후원 및 협찬 하는 방법과, 기업이 자체적으로 문화예술사업을 운영하는 방법 등으로 나뉜다. 매번 좋은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있는 LG 아트센터는 후자에 속한다.







“장학 제도나 복지 사업등과 같은 여타 다른 공헌 사업들은 수혜자가 한정되어 있는 반면에 문화예술 지원사업은 그 수혜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불특정 다수라는 점에서 차별화 됩니다. 게다가 수준 높은 예술은 그것을 후원하는 기업의 이미지까지 높은 수준으로 이끌어 주지요.” 라고 말한 LG 아트센터 공연기획팀 채송아 대리는 더불어 문화예술 지원사업이 국가의 문화적 수준을 높이고 국민들이 질 높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치 가문이 후원한 예술가들만 나열해도 르네상스 예술 인명사전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 가문의 막대한 부와 권력을 바탕으로 한 사치가 문화예술의 황금시대를 낳았음은 말할 나위 없으며, 또한 문화예술을 이끌었기에 메디치가는 더욱 성장할 수 있었다. 더욱이, 메디치 가문과 같은 고사(古事)를 뒤져 보면 권력은 항상 예술과 함께 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현대와 같은 다원주의 사회에 메디치가와 같은 독점 기업이 나타난다면 곤란한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닐 테니 차치하자. 다만 확실한 것은 좋은 작품 하나가 그 기업 브랜드의 이미지, 나아가 국가 브랜드까지 드높인다는 사실이다. 기업들의 성장과 더불어 한국 사회의 문화 수준도 향상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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