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그 이상의 명화 집합소,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
파리 3대 박물관에 손꼽히는 오르세 미술관. 고흐의 자화상을 직접 보니, 단순한 평면 그림으로 알았던 유화가 생생하게 덧칠한 물감 자국 덕분에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오르세 미술관을 관람하기 전, 우리의 자세
오르세 미술관에서 받은 첫 번째 충격은 사실 작품 감상에서 비롯된 건 아니었다. 바로 끝이 보이지 않는 ‘줄’ 때문. 오전 시간대 이곳을 도착하더라도, 1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다. 두 번째 충격은 미술관이 보유한 엄청난 양의 작품이다. 1층 인상주의 명화부터 2층의 조각과 대형 그림까지 2시간은 기본, 여유 있게 본다면 반나절을 두고도 감상할 수 있을 양이다. 자칫하면 모든 것을 봐야 한다는 욕심에 고흐의 ‘자화상’이나 세잔의 ‘타히티의 여인’과 같은 명화를 그냥 훑고 지나갈 수 있는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오르세 미술관을 관람하기 전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는 두 가지다. 첫째, ‘기다림’을 짜증을 내지 말 것. 미술관을 입장한 순간, 그 모든 짜증이 먼지처럼 사라질 테니까. 둘째, 미술관 관람 시간을 넉넉히 두거나 모든 작품을 보려고 욕심내지 말 것. 각자 본인만의 관점 포인트를 두고 이곳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1층을 넘보는 2층의 매력을 놓치지 말라
1층은 인상주의 화가의 명화 원작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오르세 미술관의 간판격인 작품이다. 시간이 없다면, 본인이 평소에 보고 싶었던 밀레의 ‘이삭줍기’나 ‘피리 부는 소년’, 그리고 고흐의 ‘해바라기’ 등 명화 리스트를 적어 심도가 있게 감상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그림자로 치부되는 2층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곳은 1층과 달리 조각과 그림,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 대한 기대감이 적었던 탓인지, 2층의 1층보다 덜 알려진 대형 유화와 사진 파트는 더욱 감동으로 다가온다. 앉아서 작품을 조망할 수 있는 곳도 곳곳에 있어 관람객의 편의를 제공했다. 이곳이야말로 명화로 유명한 오르세 미술관에서 발견한 색다른 즐거움이랄까.
의미 있는 기념품과 이동하기 좋은 위치
현재 규정상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나 그 아쉬움을 달래주듯 박물관 입구에 이곳만의 기념품 숍이 있다. 특히, 추천하는 선물은 오르세 박물관이 소장한 작품을 모아둔 도록. 3만원 대에 구입할 수 있는 이 책은 파리 여행을 친구에게도 의미있게 남겨주는 의미가 있다. 이곳을 둘러볼 때 워낙 사람이 붐비고 특히 명화 앞에서는 작품을 볼 틈을 찾아야 할 정도인 까닭에 체력 소모가 2배로 될 것. 다행히도 이런 허기진 배를 채워줄 맛집 거리가 이곳과 인접해있어 케브랑리 박물관이나 팔레 드 도쿄처럼 식사를 고민할 필요는 없다.
대학생 맞춤 평점
거만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명화는 계속 보면 약간 무덤덤해진다. 하지만, 2층으로 오르는 순간 새로움에 신이 난다.
오르세 박물관 특유의 기념품이 많이 있다. 특히 도록은 선물용으로 좋다.
내부 사진촬영은 금지다. 이곳이 자랑하는 자연광을 사진 찍는데 이용하지 못하니 더욱 아쉽다. 하지만, 작품 보호 차원에서 ‘어글리 코리언’은 금지!
과거 기차역에서 미술관으로 변신한 스토리가 있어서인지 의미 있게 느껴진다. 내부에선 정중앙에 있는 시계탑을 꼭 감상할 것.
줄이 너무 길다. 작품 감상도 예상보다 오래 걸린다.
사람도 많고 작품도 넘치고! 1층만 봐도 진이 빠진다. 하지만, 즐거운 기운 빠짐!
책 속에서만 접하던 유명한 인상주의 화가의 작품이 한곳에 모였다. 8유로면 모두 감상할 수 있으니 매우 만족스럽다.
명성대로 역시 훌륭하지만, 단 한 장의 사진도 남길 수 없다는 점과 줄을 길게 서야 한다는 점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