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소녀, 세상을 바꾸다! 뮤지컬 <헤어스프레이>


글, 사진_

원색의 마릴린 먼로, 캠벨 수프가 미술관에 작품이라는 이름을 달고 전시되기 시작하던 1960년대 미국. 자본주의를 비롯한 사회 전반의 변화는 눈이 휘둥그래질 만큼 놀라웠지만 인권 분야의 변화는 미미했다. 지금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백인 전용식당이 존재했었고, 이곳에서 점심을 먹은 흑인 학생 넷은 체포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인종 차별이 당연시 되던 시기. 텔레비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시 텔레비전은 컬러 구분이 되지 않은 흑백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러한 편견과 차별의 마침표를 던져버린 소녀가 있으니, 헤어스프레이의 주인공 트레이시다. 무대의 막이 오르면 그녀는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 새로운 아침을 노래한다. 그녀에게 모든 소리는 음악같이 흥겹다. 밑도 끝도 없는 긍정, 대책 없는 밝음을 소유한 트레이시는 텔레비전 속 무대의 주인공을 꿈꾸는 명랑 소녀다.

그녀가 꿈꾸는 무대는 평범한 무대가 아니다. 그녀는 인종, 외형과는 상관없이 모두가 함께 춤추고 노래 부를 수 있는 무대를 꿈꾼다. 그녀에게 차이와 다름은 구별의 잣대가 아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일단 그녀의 현실부터가 쉽지 않다.

거대한 몸을 가진 그녀는 TV쇼 코니 콜린스쇼의 오디션에 참가하지만 그녀를 본 사람들은 한결같은 반응은 너무 뚱뚱하다는 것. 그녀의 꿈은 그녀의 외모 앞에 조롱 당한다. 사람들의 눈에 비추어진 그녀의 외형은 TV에 나오기엔 한참이나 모자라 보이기 때문이다.
묘한 것은 그녀 자신은 자신을 ‘뚱보’로 취급하는 세상에 개의치 않는다는 것. 엄마의 한결 같은 잔소리도, 지금도 그러하지만 1960년대의 미인상이 뚱보가 아니라는 사실도 그녀의 꿈 앞에서는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는다. 그녀의 꿈을 막는 더 큰 장벽은 현실세계의 차별이다. ‘흑인의 날’ 에만 함께 춤을 추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이 흑인의 날’이 되어야 한다는 그녀의 계획은 폭동으로 비추어 진다.

위험한 폭동 주동자가 된 트레이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차별과 편견에 반항하는 그녀의 유쾌하고 거대한 몸짓은 포기를 모른 채 이어진다. 그녀만큼이나 유쾌하고 발랄한 멜로디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결말. 모두가 함께 무대에 올라 춤추고 노래한다. 그녀에겐 매일매일이 축제이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대학생 집콕러를 위한 월간 소비

편지가게 글월, 마지막으로 편지를 받은 게 언제예요?

비전공자를 위한 교양서

비전공자를 위한 전공자의 교양서 큐레이션

일본어 번역가 강민하 | 마음까지 전하는 번역

VEGAN ESSAY 의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입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식생활 실전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먹고 있습니다

VEGAN ESSAY 입문편ㅣ스물 한 살의 비건인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