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 플레밍 | 새로움에 주저 없이

스물일곱의 나이. 코리아 타임즈와 헤럴드를 거쳐 지금은 모닝캄의 에디터인 그는 ‘보다 새로운 도전’에 목말라 지구 반대편인 대한민국까지 날아왔다. 전혀 다른 삶이 아닌, 꿈을 펼칠 무대가 넓어진 것뿐이란 그 앞에 도전을 두려워한 우리는 얼마나 작아지는가.

6천8백 마일을 뻗어나간 이력서

캐나다 할리팩스 출신으로, 토론토에서 저널리즘 스쿨을 졸업하고 내셔널 포스트(National Post) 등 토론토 일간지에서 일하던 그는 문득 변화가 필요한 때임을 느낀다. 현지에서도 언론 계통의 일을 하면서도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것을 찾던 중 한 가지 묘안을 생각한다. 바로 전 세계의 언론사에 이력서를 돌리는 것. 세상을 무대로 꿈을 이어가겠다는 생각은 이 20대의 젊은이를 바로 여기, 대한민국에 서게 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1년 반 동안 토론토의 여러 일간지에서 일했어요. 장래희망이었던 언론 일을 하는 것도 만족스러웠지만, 다른 세계에 절 들여놓으면 어떨까 생각했죠. 그래서 토론토를 벗어나 세계 각지에 이력서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중동을 비롯한 아시아의 언론사에 관심을 뒀어요. 그러던 중 코리아 타임즈의 연락을 받게 되어 작년 4월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제가 한국을 택한 게 아니라 한국이 저를 선택한 거죠.

대한민국 속 파란 눈의 저널리스트

그렇게 코리아 타임즈의 러브콜을 받고 오게 된 한국. 그에겐 어떤 나라로 비췄을까? 지금까지 수많은 아시아 나라를 여행했다는 그에게 이미 아시아 문화는 친숙한 것이었다. 게다가 일찍이 한국으로 건너가 영어를 가르치고 있던 친구에게 들은 정보 또한 많아서 컬쳐 쇼크는 없었다고. 하지만 첫 회식, 난생처음 접한 폭탄주의 경험만은 강렬했다고 전한다. 갈비와 삼겹살을 좋아하고 소주 1~2병도 거뜬하다는 그는 한국에서의 생활을 여지없이 즐기고 있었다.

한국인의 첫인상은 바로 ‘예의 바르다.’라는 것이었어요. 많은 사람이 친절하고 상냥해서 ‘역시 듣던 대로구나.’ 생각했죠. 그리고 조금 예상 밖이었던 점은 다들 영어를 잘할 거란 생각이었어요(웃음). 여러 친구가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었기 때문이죠. 저도 아직 한국 말을 잘 못해서 가끔 일상생활에 불편하기도 하지만, 도와주시는 분이 많아요. 또 한국 언론사에서 일하다 보니, 다방면의 한국 문화를 빠른 속도로 배우는 중이기도 하고요.

토론토에서부터 스포츠 섹션을 전문으로 했다는 매트. 한국에서의 첫 직장이었던 코리아 타임즈에서도 주로 스포츠 기사를 담당했다. 특히 김연아, 박지성 등 한국의 스포츠 스타들을 무척이나 좋아한다고. 지난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김연아 선수의 소식을 전할 때는 자신도 한국 사람들 못지않게 가슴이 벅찼다며 해맑게 웃었다.

최근 그가 모닝캄으로의 이직을 결심한 건 보다 다양한 콘텐츠를 담고 본인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세밀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곳에서 그는 ‘잉글리시 에디터’란 직무 아래 번역, 편집 등 영어 기사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또 6명의 다른 한국 직원들과 함께 기사 선정에서부터 작성,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참여한다고. 일주일에 4일은 오전 9시부터 새벽까지 쉴 틈 없이 일하지만 그조차 즐거움이라 매트는 전한다.

이해할수록 시야는 넓어지고 세상은 변한다

그에게 본인이 자란 캐나다와 현재 사는 대한민국의 차이점을 묻자 놀랍게도 ‘흥선대원군’을 언급한다. 한국의 역사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자신의 나라와 어떤 점이 다른지, 배울 점은 무엇인지를 말하는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 그가 발음하는 한마디마다 진심으로 한국을 이해하고 있다는 따뜻한 애정이 묻어났다.

캐나다는 모두 알다시피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곳이잖아요. 따라서 정부도 여러 문화를 인정하고 그에 맞는 개방적인 정책을 추구하죠. 하지만, 한국은 아직도 전통과 역사를 지키는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과거 흥선대원군이 추구했던 보수적인 모습들 말이에요. 하지만, 그러한 점이 험난한 역사 속에서도 꾸준히 정체성을 이어올 수 있게끔 했던 원동력이기도 하죠.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수많은 침략을 받았지만, 지금까지도 한국은 나라와 언어를 지켜가고 있잖아요. 그 정신은 다른 나라도 배울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이나 연수를 통해 여러 나라를 둘러보는 것. 그렇게 여권에 쌓여가는 도장이 진정 글로벌 마인드를 대변할 수 있을까? 한 나라를 방문해도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그의 모습에서 글로벌 마인드 본연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한국의 외국어 열풍은 익히 알고 있어요. 다른 나라로 연수나 유학을 가는 경우도 많다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나라 사람들과 많이 대화하려는 노력이에요. 부끄러워하지 말고 현지인과 여러 말을 나누다 보면 언어는 물론 그들의 문화와 사고방식까지도 자연스럽게 이해가 될 거예요. 저 또한 프랑스어를 배울 때 프랑스 친구들과 함께 어울렸거든요. 이처럼 다른 나라를 많이 방문하는 것만큼 몸으로 그 문화를 체험하려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답니다.

조금만 달리 보아도 세상이 바뀌는 것 같은 순간이 있다. 현재의 삶을 통째로 버려야만 변화가 올 거라는 건 괜한 공상이다. 꿈을 계속 좇으며, 새로운 일상과 끝없이 조우했던 매트의 무한도전. 당신이 지금 서 있는 곳은 한국인가, 아시아인가, 아니면 드넓은 지구의 일부분인가. 시야가 넓어질수록 꿈의 무대 또한 광활해진다. 그것이 바로 매트가 몸소 말하는 도전의 시작이요, 열쇠다.

나를 만나고 싶다면

“사실 쉴 새 없이 돌아다니는 타입은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그는 시끄러운 클럽보다는 진득하니 앉아서 얘기할 수 있는 바를 즐겨 찾는다. 특별히 자주 가는 단골가게는 없지만 주로 신촌이나 이태원의 바를 방문한다고. 영어라면 목구멍에서 막혀버리는 영어 병목현상 따위 뭐가 중요할쏘냐. 우연히 그를 만나게 된다면 웃으며 말을 건네보자. 그리고 하나 더. 매트의 이메일은 24시간 럽젠 독자를 맞을 준비가 되어 있다. mattflemming@gmail.com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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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선대원군,, 남들 다 하는 해외여행이나 자꾸만 허물어지는 경계가 좋기도 하지만, 조금 안타깝기도 해요. 여행 좋아하고 외국인 좋아라 하는 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였으면 해서.. 사실 요새 고민되는 화두입니당,
  • N

    일주일에 4일을 9시부터 새벽까지 일하다니....
    나머지 3일을 리빈라비다로까하는게 아니라면 정말 전 버티지 못할거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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