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의 매력에 중독되다. – 대학생 연합 마술 동아리 ‘Illusion’






“네, 어디라고요? 오른쪽 코너만 돌면 금방… 아, 네 찾았어요!” 전화를 하며 길을 물어 찾아간 신촌의 작은 bar. 2층으로 들어서자 조그만 공간에 20명 남짓한 사람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칵테일이 놓여있고, 카드뭉치들이 이리저리 흩어져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무슨 포커판 이라도 벌어졌는지 궁금해 했을 이 모임은 바로 마술동아리 일루젼의 정기 모임 이었다. 연합이라는 특성상 동아리 방을 얻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마술이란 것이 강의실 같은 곳에서 한 사람은 가르치고, 나머지는 따라 하는 주입식 교육과는 어울리지 않아, 그들은 이렇게 매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만남을 가진다.




일루젼의 렉처 분위기에서 느껴지듯 그들이 마술을 대하는 태도는 매우 자유롭다. 배우는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 그것은 마술이 우리 곁에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새로운 마술을 보여주고, 후배들은 그 방법을 알려고 하기 보다는 선배들이 보여주는 마술을 관객의 입장이 되어 감상하며 환호해 준다. 사실 후배들이 알려고 해도 선배들은 선뜻 해법을 전수해 주지 않는다. 마술을 하는 데에도 순서가 있는 법, 마술을 처음배우는 신입생들은 마술의 가장 기초인 카드 마술을 위해 카드를 다루는 법부터 배우게 된다.





이번 일루젼 신입생들에게 어떻게 마술 동아리에 들어오게 됐는지를 묻자, 대부분이 거리에서 하는 선배들의 스트리트 마술을 보고 들어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스트리트 마술은 거리에서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마술을 보여주는 일종의 이벤트성 마술로, 연대, 이대가 주축이 되어 활동하고 있는 일루젼은 새 학기가 되면 신입생을 모집하기 위해 신촌과 이대 등 지에서 스트리트 마술을 한다. 가끔 날씨가 좋은 주말이면 놀이공원으로 소풍을 가서 아이들에게 마술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마술을 보며 즐거워하는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면 마술을 배운 것이 더 없이 행복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마술은 천사 같은 어린아이의 웃음만 가져다 준 것이 아니다. 일루젼 멤버들이 하나같이 꼽은 마술의 최대 장점은 타인과 나와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요즘 가장 인기있는 마술사 이은결도 타인에게 잘 다가가지 못하는 내성적인 자신의 성격을 고치려고 마술을 시작했다고 하지 않았는가! 실제로 그런 이은결의 말을 듣고 마술동아리에 들어왔다는 사람도 있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가족부터, 친구, 애인, 그리고 전혀 모르던 사람들까지 단번에 거리를 좁혀주는 힘. 나를 타인과 다른 마술을 할 줄 아는 특별한 아이로 만드는 힘. 이런 신비한 마술의 힘으로 그들은 자신감, 웃음, 그리고 사람을 얻었다.





한때 젊은이들의 눈을 유혹하는 화려한 볼거리들의 등장과, 마술을 속임수로 바라보는 관객들의 시선으로 잠시 외면을 받기도 했지만, 마술을 하나의 공연문화로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많은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동아리 일년차인 최명석군(연세대 치의예과 04)은 다른 것 보다도 관객의 가장 큰 역할은 호응을 잘 해주는 것 같다며, 관객의 호응이 클 때 마술사도 힘이 나서 더 멋진 마술을 보여줄 수 있게 되고, 또 다음에 더 큰 호응을 기대하며 마술을 계속 연습하게 만드는 중독의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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