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외탐방]제14화 러시아에서 만난 자유주의자 까솔라노브 교수





  철의 장막이 사라진 후, 러시아는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까솔라노브 교수는 냉전체제의
큰 축이었던 러시아가 미국 중심의 현 국제질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러시아의 국제정치가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허심탄회하게 대답해주었다.

니꼴라이 까솔라노브 교수는 1956년에 설립된 비영리 연구소인 Institute of World Economy and International Relations of Russian Academy of Sciences의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소비에트 연방이 붕괴하던 1990년대에는 당중앙위원회에서 근무하였으며 국제관계로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는 므기모 대학에서 객원 교수를 역임하는 등 국제관계에 정통한 인물이다.

미국과 러시아의 핵 감축이 성공적으로 이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세계평화는 여전히 멀게만 느껴진다. 지역적, 인종적, 종교적
분쟁은 급증하고 테러에 대한 공포까지 첨가됐다.
까솔라노브 교수는 핵전쟁에 대한 공포가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를 자국의 안전에 기반을
둔 국가 이기주의로 표현했다. 핵 보유국가들이 다른 나라를 위협하기 위한 위협용 핵을 보유하는 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는
것.

또한 세계각국에 국방 및 군수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로비 역시 세계평화의 걸림돌이다. 교수는 “전면적인
핵전쟁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10년 안에 한 두 개의 핵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며 생화학 무기도 핵과
다름없는 파괴력을 지니게 된 만큼, 미국과 러시아의 핵군축 외에 전세계적인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까솔라노브 교수는 10년 전까지 세계의 절반을 호령했던 러시아의 현재 입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도
미국과 군사적으로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핵 강대국은 러시아 뿐”
이라며 군사적 영향력을 진단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의 7.5% 밖에는 안 되는 경제적인 약세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러시아가 국제관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게 솔직한 그의 생각
이었다.
까솔라노브 교수는 이 점에 대해 “미국은 러시아가 공업 분야에서 예전의 영광을
찾을 수 없도록 교묘한 제한정책을 벌이고 있다”
고 비난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갈 길이 멀기 때문에 미국에
적대적이기보다는 그 영향력 하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는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까솔라노브 교수는 현재의 국제정세에 대해 다른 대안이 없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었다. 단지 부시 행정부의 강경정책이 변화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보이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두 가지 이론을 제시했다.

번째로는 단-다극체제인데, 미국을 둘러싼 몇몇 강대국들이 견제와 협력을 해야 한다는 이론
이다.
두 번째는 국제법적 리더십으로, 좀더 강력한 국제법적
절차를 만들어 이라크 전쟁 같은 국제적 이슈가 발생했을 시, UN 등의 국제기구를 통해 논의한 내용을 미국이 무시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다. 즉, 국제 사회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력을 인정하면서도 견제와 협력을 통해 국제정치의
불균형을 타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암흑 속에 있던 북한의 핵 문제가 러시아를 포함한 6자 회담 계획으로 한줄기 희망의 빛을 찾았다. 학생기자단은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 많은 궁금증을 나타냈다. 이에 까솔라노브 교수는 크게 △러시아와
한국의 경제협력 △북핵 문제와 관련한 러시아의 입장 △한반도의 통일과 관련한 상황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
했다.

한국과 러시아 관계에 대해서는 “비슷한 가치관을 지닌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매우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의사소통 장애와 양국 정책의 차이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
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까솔라노브 교수는 현 러시아 정권은 단지 핵무기를 없애고자 할 뿐 남북한의 협력에는 큰 관심이 없다며 한국의 현명한 현실인식을
강조하기도 했다. 핵 문제 협상 과정을 통해, 북한이 제2의 이라크가 되기 전에
북한 정권의 시스템 변화를 추구해 세계화의 길로 인도해야 한다는 것
이다.

지구 최후의 냉전지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사고가 급변하는 세계정세를 따라가기에
너무 경직됐던 탓일까.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한 강력한 비판을 기대했던 학생기자단은 지극히 실리적이고 낙관적인 까솔라노브
교수의 견해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아직도 공산당이 러시아의 제1야당인 상황 속에서 까솔라노브 교수의 자유주의적 견해가 러시아의 모든 국제정치학자,
그리고 국민들의 생각을 대변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난 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 학생들과의 대화와도 비교해 볼 때,
분명한 것은 러시아가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moticon

스티커 댓글

스티커를 사용해서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달기
  • 감동
  • 부들부들
  • 눈물
  • 두근두근
  • 좋아요
  • 사랑해요
  • 멋짐
  • 하하
  • 신남
  • 행복
  • 멘붕
  • 헉
  • 시무룩
  • 하이파이브
  • 응원
  • 쓰담쓰담
  • 뽀뽀
  • 박수
  • 선물하기
  • 고마워
  • 귀여워
  • 셀카
  • 저요
  • 열공
  • 쓰러짐
  • 씻기
  • 팩

소챌 스토리 더보기

우린 이렇게 한겨울을 견디곤 해

어느 통학러의 빡친 하루

‘신박한’ 효과가 실화? 한 남자가 체험해봤습니다.

[파인다이닝] 서윤후 시인, 글 쓰는 청춘을 다독이다

사회초년생의 기본예절

사진 좀 찍는다는 그들의 미러리스 카메라

배틀 로드, 샤로수길 VS 망리단길

캠퍼스별 떡슐랭 가이드

2012년, 빙의하고 싶은 영화 속 주인공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