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외탐방]제13화 “다 스바다니야(안녕), 모스크바!”





 

모스크바로 다시 돌아온 이틀 째, 전보다 모스크바를 이해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말처럼
모스크바가 우리에게도 어머니처럼 편해진 걸까. 거리에서 만나는 무표정의 모스크바 사람들에게서 정겨움과 따뜻함, 포근함
같은 것이 느껴졌다.

사회주의 체제의 대부, 모스크바는 면적 1,000㎢, 인구 900만의 세계 거대도시 중 하나로써 처음 모스크바를 접하면 그 엄청난 규모에 놀라게 된다. 특히
산으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와 다른 탁 트인 평지
는 이곳이 외국임을 절실히 느끼게 한다. 지난 8일과 9일을
모스크바에서 보냈던 우리는 이제 낯설음보다는 익숙함으로, 보다 러시아와 가까워진 마음으로 모스크바의 마지막 일정을 시작했다.

 

오전 9시경,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코스모스(cosmos) 호텔을 나올 때 마치 러시아에서의 마지막 날을 슬퍼하는
듯, 비가 내리고 있었다. 30분을 달려 크렘린 궁에 도착했을 때도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었다. 크렘린 궁에 들어가기
위해 길게 늘어선 관광객의 줄과, 그 옆에서 물건을 팔려는 모스크바 상인들의 궁핍한 표정, 그리고 궂은 날씨. 이것이
현재 러시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우울해졌다.

“크렘린은 모스크바 강변을 둘러싸고 있는 성벽으로 모스크바의 핵심입니다.” 오후
1시, 안내원의 말을 듣고 있을 때, 겨우 우리 앞의 20 여 명을 남기고 문을 닫아버렸다. 언제나 그렇듯 관광객이나
외부인을 배려하지 않는 그들의 태도를 아쉬워하며 붉은 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붉은 광장은 레닌 묘를 중심으로 넓게 담이 쳐져 있다.
소련 시절, 혁명 기념 퍼레이드를 하는 곳으로 우리에게 더 익숙한 이 곳은 이제 러시아 역사의 산 현장으로만 남아있을
이다. 최근 모스크바 테러 사건으로 인해 가까이 들어가지는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붉은 광장 바로 옆에 있는 굼 백화점은 19세기 말에 건설된 백화점이다.
굼 백화점은 3개의 통로를 가진 3층 건물로, 서방의 어떤 백화점 못지 않게 화려하다. 우리나라 백화점에서 만날 수 있는
유명 브랜드도 많이 입점해있고, 여유 있게 쇼핑하고 3층 노천 카페에서 식사를 하는 모스크바 인들도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명동이나 대학로와 비슷한 번화가 ‘아르바트 거리’는 러시아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거리이며, 모스크바 젊은이들의 해방구
이다. 구 소련 개방 초기에 외국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덕에 유명한
거리가 되었다고 한다. 노천 상인들과 전문적 기념품 상점이 즐비한 이곳은 단지 상업적인 지역이 아니라 갖가지 거리 문화행사도
이루어 진다. 우리가 갔던 9일과 14일에도 거리 공연과 즉석 초상화, 퍼레이드 등이 있어서 눈을 즐겁게 했다. 아르바트
거리 입구에 있는 ‘맥도날드’가 마치 이곳을 서구 자본주의의 표상으로 보여주는 듯했지만, 거리를 지나는 많은 젊은이들의
여유 있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그들도 이 새로운 문화에 익숙해져 가고 있고, ‘자유’가 하나의 생활이 되었음

느낄 수 있었다.

 

 

숨가쁘게 달려온 러시아에서의 일정이 저물고, 어느덧 우리는 모스크바 국제 공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8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동안 우리는 모스크바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구 소련의 체제에서 벗어나 역동하고 있는 러시아의 모습과,
발전 가능성을 동시에 보았다.
또한 이렇게 역동하는 이 곳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선전을 보고 마음이 뿌듯해졌음은
물론이다.

과거 사회주의 체제의 중심으로, 우리에게 낯선 나라였던 러시아는 결코 몰락한 ‘이빨
빠진 호랑이’가 아닌,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서 새롭게 도약하는 국가
였다. 모스크바의
거대함,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문화, 그리고 러시아 젊은이들의 깨인 생각만으로도 앞으로 러시아가 다시 세계 강국의 자리에
올라서는 것은 시간 문제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러시아를 방문했던 2003년 8월, 이 곳은 세계 어느 곳보다도 빠르게 변해갈 것이다. 몇 년 후, 다시 이 곳을
방문했을 때 보다 달라진 모스크바의 모습을 기대하며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광활한 모스크바 시가지의 야경을 보며 말했다.

“다 스바다니야(안녕),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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