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외탐방]제10화 젊은 러시아를 만나다 – 모스크바 국립대학





 

이메모 대학을 나와 곧게 쭉 뻗은 넓은 도로를 타고 얼마를 달리자 버스는 어느새 모스크바 국립대학 안으로 들어와 있었다.

러시아의 대학에는 한국처럼 교문, 후문, 담, 인위적인 경계를 위해 심어진 교목 따위가 없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는
학교’라는 개념이 없다. 자연히 한국과 같은 ‘캠퍼스’라는 개념도, 캠퍼스에 상응하는 러시아어도 존재하지 않는다.
도시의 도로는 대학 안을 가로질러 나가고 시내버스가 학교 안을 통과한다. 도시의 건물들이 개별적으로 모나거나 두드러지지
않고 도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있는 모습은 러시아가 유럽의 일부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줬다.

본관 건물은 모스크바에 7개 밖에 없는 스탈린 양식의 건물 중
하나이다. 스탈린 양식이란 스탈린이 집권하던 당시에 공산정권 과시의 목적으로 지어진 건물들로 모두 규모가 웅장하고 아름답다.
나머지 건물들은 아파트로 두 채, 호텔로 두 채, 관공서로 두 채가 쓰이고 있다.


본관 건물은 앞 뒤 모양이 거의 대칭인데 건물의 정면에는 레닌 동산이, 뒤쪽에는 광장이 있다. 레닌
동산은 최근 들어 참새가 많다는 이유로 ‘참새 동산’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린다. 이곳은 모스크바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장관으로 유명
하다.

모스크바는 과거 사회주의의 영향으로 도시 곳곳에
동상이 많은 것이 특징인데, 본관 뒤쪽 광장에도 이 학교의 설립자인 로마노스프의
동상
이 세워져 있다.

로마노스프는 약 250년 전 전제 군주 시대의 사람으로 교육을 받을 수 없는 평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천문학, 물리학,
의학, 문학에 능했다고 한다. 로마노스프는 유럽으로 유학을 갔다 와서는 당시 통치자였던 에카테리나 여제에게 유럽과 같은
대학을 건립하기를 제안했다.
그 결과 모스크바 크램린궁 근처에 모스크바 대학이 세워졌고, 50년 전에 이 대학이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러시아에 개방 개혁 정책을 도입한 고르바초프가 바로 모스크바 국립대학
출신
이다. 러시아의 현직 대통령인 블라디미르 푸틴은 러시아의 또 다른 명문대학인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
출신이다.

광장은 붉은 색으로, 러시아 특히 구 소련의 수도였던 모스크바에서는 광장, 탑 등에서 유독 붉은 색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러시아인들이 아름다워서 붉은 색을 즐기는지, 공산주의 때부터 내려온 붉은 색에 대한 문화적인 영향 때문에 붉은
색을 선호하는 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만…

 

본관 건물은 거의 기숙사로 쓰이고 있는데 지금은 방학이라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은 거의 없다. 러시아 학생들은 우리와 다르게
대학에 입학하는 거의 모든 학생들이 학교와 집이 같은 도시에 있더라도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한다. 이것은
소련시대 공산주의 정권에서 학생들을 일률적으로 기숙사에 기거하도록 하던 문화의 연장선 상
에 있는 것이다.

러시아 내 대학교의 기숙사에는 이발소, 수영장, 식당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다. 추운
겨울에 밖으로 나오지 않고 안에서만 지내도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기숙사는 2,3,4인
1실로 되어 있는데, 남녀 기숙사 건물이 따로 되어 있는 한국과는 달리, 러시아에서는 남녀가 한 층에 살기도 한다. ‘성에
개방적인 나라구나’ 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매사에 ‘남/녀’를 따로 생각하는
한국과는 사고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다를 뿐이다.

기숙사를
배정할 때 성별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기숙사 안에 마음에 드는 이성친구가 있으면 서로의 룸메이트에게 양해를 구해 둘이서
한 방을 쓰는 경우도 자연스럽다고 한다.

러시아에서 대학교의 여름 방학은 6월에서 9월까지 3개월이며, 겨울 방학은 12월 말에서 1월 초까지 약 10일 간이다.

추운 겨울에 방학이 길면 좋을 텐데, 왜 여름 방학이 더 길까 하고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이유인즉슨,
러시아의 겨울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추워서 겨울에는 거의 놀러 다닐 수가 없고,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낫기
때문
이란다.
한겨울에 털모자 없이 나다니다가는 나이 들어서 머리가 빠지고 뇌가 이상해지기도 한다고 하니 과연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대학에 입학했다고 여학생과 남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미팅’이나 ‘소개팅’을 해서 이성을 만나는 러시아 학생들은 거의
없다. 그런 의도적이고 인위적인 만남이 아니더라도 러시아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친구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얼마든지 이성과
가까워 질 수 있다.

한국과는 너무 다른 의아한 점을 발견을 했을 때, 한국인의 관점에서 ‘왜?’라는 질문을 던지면 도저히 답이 떠오르질 않는다.
하지만 대답을 듣고 보면 그 나라 그 상황에서는 너무 당연한 대답이라 가끔 맥이 풀릴 때가 있다. ‘우리에
비해 그들은…’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다른 나라의 문화는 그 나라 그 시대 그 사람들에 의해 뿌리부터 만들어지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문화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시대, 그 나라, 그 환경에 직접 서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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