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마니아 탄생 – 뮤지컬 헤드윅


글, 사진_이금주/ 14기 학생기자 이화여자대학교 언론정보학과 06학번

화려한 외모와는 달리 헤드윅과 앵그리인치 밴드의 음악은 3류 호텔에서 흘러나왔다. 목에 깁스를 하고 특유의 목소리로 관객에게 인사하는 헤드윅. 그녀는 밝게 웃으며 한 기사를 보여준다. 장애인 학생들의 스쿨버스를 들이받은 록 스타 토미의 기사. 그 옆에는 아주 조그맣게 그녀의 사진이 실려있다. ‘Who is she?’라는 헤드라인을 되 뇌이며 그녀는 자신을 소개한다.

이야기는 1961년 동독, 베를린 장벽이 여전히 거대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허름한 아파트
에서 미군 라디오 방송을 통해 록 음악을 듣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었던 소년 한셀. 무료한 소년의 일상은 미군 병사 루터의 프로포즈에 의해 뒤집힌다. 무관심했던 엄마마저 적극적으로 도와 성전환수술을 했지만, 소년에게 남은 것은 의미 모를 1인치의 살덩이와 루터의 배신뿐이었다.

엄마의 이름인 헤드윅으로 이름을 바꾸고 그녀는 화장을 하고 가발을 쓰고 ‘앵그리인치’라는 밴드를 결성한다. 하루하루를 음악으로 연명하던 그 때, 그녀는 16세의 어리숙한 소년 토미를 만나게 된다. 진심으로 그를 사랑했지만, 토미는 헤드윅을 배신하고 그녀가 만든 음악을 훔쳐 세계적인 록 스타로 성장한다. 토미가 공연하는 곳곳을 돌며 진실을 말하고 있는 헤드윅.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들도 풍성한 가발과 화려한 메이크업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녀의 진심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헤드윅, 그녀의 기구한 인생에는 ‘사랑’이라는 이유가 있다. 어렸을 적 들었던 엄마의 이야기처럼 잘려져 나간 자신의 반쪽을 찾고 있는 헤드윅. 사랑으로 시작되었지만, 사랑으로 끝이 나지 않은 자신의 인생을 헤드윅은 ‘음악’으로 표현하고 대신한다. 그 음악으로 많은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는 뮤지컬 <헤드윅>은 기자에게도 어김없이 만족을 전해주었다. 400:1의 경쟁률을 뚫고 10대 헤드윅이 된 이주광 씨의 무대매너에서도, 헤드윅의 뿔난 남편, 이츠학 역의 영지씨가 내뿜는 절절한 노래 속에서도, 앵콜을 외치며 자리에서 일어나 헤드윅 만큼이나 방방 뛰었던 관객들의 모습에서도.
슬픔이 베어있지만, 넘치게 화려하고 진실하다는 점에서 헤드윅의 인생이, 그리고 음악이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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