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독립영화관에서

세계 최초로 영화 상영회가 열린, 파리의 어느 카페 지하실. 입장료는 단 1프랑, 관객은 겨우 33명이었다. 그때의 그 감성 그대로 데려온, 고집스러운 독립영화관 4.

혼자라도 괜찮아, 여기라면 <필름포럼>


연대와 이대 사이 어딘가, 건물에 들어서 지하로 통하는 계단을 내려가면 거짓말처럼 밝고 넓은 공간이 펼쳐진다. 따뜻한 조명 아래 커피 향이 가득한 필름포럼은 영화관과 카페를 겸하고 있다.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재즈를 듣고 있노라면 홀로 영화 한 편, 커피 한잔하며 온종일 빈둥거리고픈 마음이 굴뚝같아진다. 아서라, 이 공간의 매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좌) 벽에 전시된 김종훈 작가의 작품들. 시야가 탁 트인다.
(우) 상영관이 2개. 비교적 영화 선택의 폭이 넓은 편.

카페는 전시가 종종 열려 갤러리 역할도 톡톡히 한다. 현재 김종훈 작가의 개인전이 진행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열리는 ‘필름포럼 아카데미’에서는 인문학 강좌, 예술치료, 영상제작 등 다양한 주제의 클래스를 제공한다. 단순한 영화관에 그치지 않고 알찬 문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구석구석 엿보인다.

소채리’s choice _ <로스트 인 파리(2017)>

프랑스식 유머가 가득 담긴, 귀엽고 따뜻한 영화. 파리를 배경으로 한 연극 한 편을 보는 듯하다.

Address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성산로 527
Contact www.filmforum.kr
Price 성인 9천원, 청소년 8천원

멋진 하루를 위한 종합선물세트 <에무 시네마>


1층의 레스토랑, 2층의 독립영화관, 지하의 갤러리와 공연장에 이르기까지 다 갖춘 복합문화공간.

광화문 주변 빌딩 숲 사이로 난 고즈넉한 골목길을 걷다 보면 ‘복합문화공간 에무’를 만날 수 있다. 1층의 레스토랑을 지나 구석에 있는 작은 입구로 들어가면 계단으로 통하는 독립영화관 <에무 시네마>. 영화관 외에도 갤러리와 공연장, 운치 있는 루프탑까지 갖춰 전부 구경하려면 하루가 모자랄 지경이다.


<에무 시네마>는 독립 혹은 예술로 분류되는 영화의 문외한에게도 쉽게 다가가는 공간을 지향한다. 유독 관객 참여형 이벤트와 행사가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중 꾸준한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은 매주 일요일 진행되는 ‘일요 시네마 다방’. 10명의 관객이 모여 함께 영화를 보고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다. 누구나 사전 신청 후 참여할 수 있다.

이러면 어떨까. 1층의 레스토랑 ‘에무 또르뚜가’에서 근사한 식사를 한 뒤 에무 시네마에서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와 근처의 경희궁을 산책하는 것. 더없이 멋진 하루를 선물 받을 거다.

소채리’s choice _ <꿈의 제인(2017)>

누군가의 꿈속에 잠시 들어갔다 나온 듯한 느낌을 주는 영화. 트렌스젠더와 가출 청소년이라는 낯선 소재가 등장하지만, 사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Address 서울특별시 종로구 경희궁1가길 7
Contact www.emuartspace.com
Price 성인 9천원, 청소년 8천원, 경로∙장애 우대 6천원<

잠시 일상을 off해도 좋습니다, <자체휴강 시네마>


신림동 녹두거리, 다닥다닥 붙어있는 음식점 간판 사이로 빼꼼히 내민 하얀 머리 간판을 봤다면 제대로 찾아왔다. 좁은 계단을 내려가 문을 연 순간, 잠자던 세포까지 깨우는 느낌이다. 이미 영화 상영관에 들어온 듯 어두컴컴한 실내에 1차 당황, 신발을 벗고 입장해야 한다는 사실에 2차 당황. 이곳, 아무래도 예사롭지 않다. 비밀 아지트 같다고 할까.


한 번에 8명이 들어갈 수 있는 아담한 상영관. 의자가 보기보다 대단히 안락하다.

<자체휴강 시네마>에는 상영 시간표가 없다. 인원수와 관계없이 손님이 오는 즉시 원하는 영화를 상영하기 때문. 길어도 30분이 넘지 않는 단편 영화만 상영하기에,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단편영화는 영 낯설고, 어떤 영화를 봐야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하지 마라. 갈팡질팡하는 당신을 위해 주인이 상시 대기 중이다. 직접 상영작 하나하나 간단한 줄거리와 함께 추천 이유를 설명한다. 영화 티켓은 단돈 2천 원이지만, 이곳에서 흘러가는 시간에 어찌 값을 매길까.

소채리’s choice _ <그 냄새는 소똥냄새였어(2016)>

(제목과는 달리) 두 여배우의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돋보이는, 유쾌한 영화. 단편영화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Address 서울 관악구 신림로11길 18
Contact huegang.com
Price 2천원

영화관 속 최초 영화관 <인디 스페이스>


오랜 세월을 견디고 간직한 서울 극장.

청계천 근처에 있는 서울극장은 1970년대부터 자리를 지켜온 이 동네의 터줏대감이다. 건물 안에 들어서면 첨단 멀티플렉스 영화관과는 사뭇 다른 고즈넉한 느낌까지 있다. 이 전통 속 또 다른 전통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독립영화 전용 상영관인 <인디 스페이스>다.


200석이 넘는 좌석을 보유한 대형 상영관.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지난 영화’를 자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인디 스페이스>만의 다양한 기획전을 통해 개봉작 외 과거에 개봉했던 매력적인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대표적인 기획전으로는 매달 개봉 1주년을 맞은 인디 영화 중 관객 투표를 통해 선정된 작품을 모아 상영하는 ‘인디 돌잔치 상영회’. 이외 시기에 따라서 1월의 용산참사 추모 상영회, 4월의 세월호 추모 기획전 등 특별한 행사가 자주 열리니, 홈페이지를 통한 소식 체크는 필수!

소채리’s choice _ <델타 보이즈(2017)>

답도 없고 철도 없지만, 쓸데없이 순수한 네 남자 덕분에 2시간 내내 쉴 새 없이 웃을 수 있었다. 남녀노소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

Address 서울특별시 종로구 돈화문로 13
Contact www.indiespace.kr
Price 성인 8천원, 청소년/경로∙장애 우대 7천원
LG Social Challenger 151584
LG Social Challenger 조윤 마음과 마음 사이에 다리를 놓는 문화기획자 작성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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