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문 도서관 1호 추리문학관


요사이 언론 매체들이 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대다수 국민들도 책읽기의 중요성에 많은 공감을 하고 있다. 모 방송사가 진행한 책 읽기 캠페인의 성공을 기점으로 나날이 독서 인구가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국내 도서관 수는 모처럼 일기 시작한 독서 열풍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웃 나라 일본은 4만여 개의 도서관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고작 450개 정도의 도서관을 갖고 있을 뿐이다. 국민들이 마음껏 책을 읽고 싶어도 그럴 형편이 되지 못하는 현실. 게다가 날로 치솟는 책값은 대한민국의 독서 문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소설가 김성종 씨가 사재를 털어 1992년 3월에 개장한 추리문학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 전문 도서관이다. 추리문학관이라는 특수성은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유일무이한 것으로 그 희소성과 상징성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엄청난 문화적 가치를 지닌다. 뿐만 아니라, 열악하다 못해 독서 기반이라고 할 것 조차 없는 국내 사정 속에서 개인의 노력으로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도서관이라는 점에서 추리문학관이 갖는 의의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한 나라의 경쟁력은 국민의 독서 수준에서 나옵니다. 국가 문화 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공익기반시설인 도서관을 정부가 나서 짓고 운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죠. 그러나 공공 도서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립 전문 도서관입니다. 음악, 건축, 미술 등의 전문 분야의 도서관을 국가가 일일이 다 지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각 분야의 전문 도서관은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애정과 의지를 가지고 만들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전문 도서관들이 하나 둘 쌓이면 그 자체가 국가의 축적된 지적 자산으로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해운대 달맞이 고개의 멋진 풍경이 마음에 들어 지금의 자리에 추리문학관 터를 잡았다는 그. 자신이 좋아 시작한 일이지만 혼자 힘으로 도서관을 꾸려가다 보니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이 있다고 했다. “그만둘까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수익이 나는 일이 아니니 재정적인 어려움이 많습니다. 사립 도서관의 존속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지만 아직 국내 상황은 그렇지 못해 안타까울 뿐이죠.” 하지만 우리나라의 독서 문화 기반을 튼튼히 다지는 일이라는 생각 하나로 지금껏 추리문학관을 이어오고 있다는 김성종 씨. 화초에 물을 주듯 추리문학관에도 계속 물을 주고 있다는 그의 말에서 추리문학관과 우리나라 도서 문화에 대한 그의 뜨거운 애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부산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 위치한 추리문학관은 지하1층 지상 5층의 건물로 322석의 좌석을 갖고 있고 추리소설 13,000여권을 포함해 총 35,000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외 추리 소설뿐만 아니라 외국 추리 소설 원서, 일반 문학서 및 일반도서, 신문 잡지 등의 정기 간행물도 구비되어 있어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가 가능하다.

‘셜록 홈즈의 집’이란 이름이 붙여진 1층은 편안한 소파와 각종 책들로 장식한 카페 분위기의 공간으로 따뜻한 차를 마시며 책을 보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다. 2층의 이름은 ‘여명의 눈동자’. 추리문학관 관장인 김성종 씨의 소설에서 따온 이름이다. 1층과 달리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열람실로 세계 여러 문호들의 사진이 전시 되어 있어 방문자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3층과 4층은 대형 창을 통해 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열람실로 동해의 푸른 바다를 보며 독서삼매에 빠져들 수 있는 멋진 곳이다.

추리문학관에서는 다양한 문화 체험도 할 수 있다. 해마다 겨울이 오면 추리 작가와 독자들이 한데 어우러져 떠나는 2박3일의 겨울추리여행이라든지 유명 시인들이 직접 출연해 시낭송의 진수를 보여주는 금요일의 시인들, 여러 가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추리문학관 문화 학교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되어 있어 추리문학관의 또 다른 멋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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