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VIP 전문 가이드

‘톰 크루즈가 한국을 방문했다. 당신은 오직 그만을 위한 일정을 세우고, 함께 경복궁을 거닐며 담소를 나눈다. 내일의 일정은 OPEC 회장과 함께, 다음 주는 우디 앨런 감독과 함께.’ 누구나 한 번쯤 꿈꾸어 보았을법한 이 같은 이야기를 매일 경험하는 이가 있다. 한국을 방문하는 거물급 외국인만을 상대하는, ‘외국인 VIP 전문 가이드’가 바로 주인공이다.

사진 제공_코스모진

외국인 VIP 전문 가이드

한국을 대표하고 기업을 홍보한다

VIP 전문 가이드는 관광통역안내자 자격증을 소지하고 일반 관광통역 및 개인투어의 경력을 지닌 전문가로서, 기업체 또는 유명 인사의 개인 의전과 수행, 한국 관광 및 통역 등을 담당하는 전문 가이드를 말한다. 보통 7년에서 10년 정도의 가이드 경력을 지닌 전문가들에게 자격을 주며, 예정된 일정뿐만 아니라 고객의 일거수일투족을 섬세하게 관리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 중 하나다.

외국인 VIP 전문 가이드 따라잡기
  1. 외국인 VIP 투어 : 각종 비즈니스 및 행사와 관련하여 한국을 찾은 외국인 VIP 바이어들과 유명인사에게 비즈니스 이외의 모든 부분에 대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
  2. 기업체 외국인 전문 투어 : LG, 삼성과 같은 기업체의 의뢰를 받아 기업체가 초청한 외국 고객들의 제반 일정을 관리하고 기업의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이바지하는 일
  3. 콘퍼런스(컨벤션) 서비스 : 정부 또는 기업체가 주관하는 각종 국제회의 및 행사를 보다 효율적으로 행할 수 있는 수행자 역할을 이행하는 일

외국인 VIP 전문 가이드는 무엇보다 고객의 취향 및 의뢰 기업체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을 방문하는 VIP 외국인 한 명이 지닌 파급력은 대단하여서 단순 가이드가 아닌 한국 홍보대사의 임무도 완벽히 수행해야 하는 셈. 나아가 기업체의 의뢰를 받은 경우는 일정의 세세한 부분에까지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시킬 수 있는 아이템들을 배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일반 가이드 vs VIP 전문 가이드

외국인 VIP 전문 가이드라는 직업이 국내에 자리 잡은 것은 불과 2~3년 전이다. 따라서 일반 여행 가이드와 VIP 전문 가이드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는 사람이 드문 것도 사실. 보통 이전에는 호텔 내에 있는 GRO(Guest Relations Officer) 또는 콘시어지(Concierge) 부서에서 외국 손님들의 개인 투어를 담당했지만 최근 전문 기업이 주관하는 ‘VIP 전문 가이드’라는 직종이 생기면서 일반 가이드와의 차이를 두게 되었다.
일반 관광 가이드와의 뚜렷한 차이점은 무엇보다 일체의 대행사 없이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만 구성하여 전 일정을 진행하고, 고객이 요구하지 않는 부분까지 미리 신경 쓰는 등 관광보다는 최상의 종합서비스 제공이 주 목표라는 점. 또 각계의 저명한 인사들을 모시거나 대기업이 초청한 거물급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모든 프로그램을 전략적으로 구상해야 한다는 점도 VIP 전문 가이드만의 특징이다. 한 번에 많은 손님을 상대하는 단체 관광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방이 일대일로 극진히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항상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들만의 고충 혹은 특권

매일 지명도 있는 분을 상대하다 보면 스트레스는 물론, 말 못할 고충이 상당할 터.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고객의 표정과 행동 하나하나 살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부분이다. 또 자신이 아무리 완벽하게 준비를 했어도 외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생겨 손님이 불편을 느끼는 경우도 난감하다. 서울의 숨 막히는 교통 체증, 공해나 주변 차들의 난폭 운전 등은 손님께 아무리 양해를 구해도 서로 불편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국내에 보기 드문 VIP 외국인 여행사의 김성진 팀장은 무엇보다 매일 스스로 자신에게 평가하는 것이 어렵다고 전했다. 흔히 고객들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일정이 끝나고나서 자신을 되돌아 보았을 때 과연 100%였는가를 평가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하지만, 이런 고충 속에서도 VIP 전문 가이드만이 지니는 특권과 보람은 더 크다. 우선 매일 다른 손님을 만나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기분으로 직업에 열중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다양한 국적의 다양한 고객을 상대하기 때문에 각 나라만의 문화와 예절 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정서적 교류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직업의 최고 특권이라면 각 분야에서 성공을 이룬 VIP와 대화하면서 그들의 마인드와 삶의 지혜 등을 배울 수 있어 인생의 스승을 여러 명 두는 것이다.

VIP 전문 가이드, 글로벌 시대의 잠재력

김성진 팀장의 말대로, VIP 전문 가이드는 글로벌 시대에 걸맞은 가능성의 직업이다. 현재 아직 직업이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시장이 크지 않지만, 나라와 기업 간의 국제교류가 증가하면서 일반 가이드와는 차별화된 VIP 전문 가이드의 입지가 커지고 있다. 그들을 민간 외교관이라 불러도 좋지 않을까. 누구보다 한국에 대해 자세히 안내하고 홍보할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국가 대 국가 규모의 행사나 교류가 급증하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VIP급 외국 손님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한국이 갖는 브랜드 이미지는 판이해진다. 사람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관광지에 담긴 한국의 정서를 전하고, 언어를 통역하기보다는 말에 담긴 서로의 감정을 교감하는 능력을 지닌 VIP 전문 가이드. 한국방문의 해, 서울 디자인 수도 2010 등 정부 규모의 국제 행사가 날로 증가하는 추세에 힘입어 이들이 지니는 특수성과 전문성은 앞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이다.

Mini interview

코스모진 김성진 가이드 팀장의 VIP 전문 가이드 탐구
호주 유학시절 친절한 가이드를 통해 호주에 대한 인상이 좋아진 이후 한국을 알리는 전문성 있는 가이드가 되리라 다짐했던 김성진 팀장. 한국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그녀는 자국에 대한 애정과 지식, 서비스 마인드를 갖춘 또 한 명의 외교관이다.

외국인 VIP 전문 가이드

럽젠Q : 기업체에서 의뢰받는 일은 어떤 건지 궁금해요.

기업에 대한 사전조사부터 미팅의 성격까지 파악해서 기업체의 호감도를 높이는 것이 실은 가장 중요한 업무에요. 예를 들면, LG전자에서 외국 바이어들의 가이드를 의뢰한 경우에는 일반 관광 일정에도 한국의 IT 수준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넣는 등의 방법으로 외국 고객들에게 기업을 어필하죠. 또 나라별로 선호하는 관광지가 다른 점도 고려해서 일정을 짜야 해요. 한국전쟁과 관련이 깊은 미국 손님들에게는 DMZ, 전쟁 기념관 같은 곳에 모셔서 긴밀한 동지애를 느낄 수 있게 하고, 아시아 손님들은 한류나 쇼핑과 관련된 일정을 제공해서 유대감을 높이는 식이죠.

럽젠Q : 나라별로 외국인을 대할 때의 조건이 있나요?

서양에서 오신 고객은 한겨울에도 차량 에어컨을 틀어서 청량한 느낌이 들도록 해야 해요. 중동 분들은 종교 예절이 엄격하기 때문에 식사 전에는 먼저 이태원에 있는 이슬람 사원에 모시고 가야 하며, 일정 중간마다 기도 시간을 드려야 해요. 그 외에도 항시 고객 분을 살펴서 무언가를 원하기 이전에 미리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럽젠Q : 외국인을 상대로 하면, 몇 개국어가 기본인가요?

여러 개의 외국어를 구사하는 것보다는 하나의 외국어라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보통 동시통역을 공부하는 사람이 많이 지원하는데, 유창한 외국어 실력 외에도 관광지식과 서비스 정신을 두루 갖추어야 해요. 2009년 관광법이 개정되어 현재는 ‘관광통역안내사자격증’을 소지한 사람만이 외국인 VIP 전문 가이드가 될 수 있게 되었으니, 참고하세요.

럽젠Q : 일하면서 감동이나 충격을 받았던 에피소드가 있나요?

한번은 시각장애를 가지고도 세계 일주를 하는 맹인 여행가의 가이드를 하게 된 적이 있어요. 사실 관광이라는 것이 볼 관(觀)에 빛 광(光), 즉 눈으로 보는 즐거움인데 어떻게 그 부분을 대신해야 하나 고민했죠. 그래서 촉각이나 청각 등 최대한 다른 감각으로 한국을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했어요. 청계천 광통교의 돌을 만지면 마모된 돌에서 느껴지는 시대의 흐름, 새소리를 통해 느끼는 광활한 자연, 그렇게 색다른 안내를 통해 고객이 너무나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보람을 느꼈어요. 이런 감동은 제 일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죠.

입사 후 VIP를 수행하기까지

서류전형 → 면접 심사(국-영 인터뷰) → 1~2개월의 실무현장교육(답사 리포트 제출) → 첨승(선배 가이드의 투어에 동승) → 실제 관광 통역 교육 → 필기 및 실기 테스트(종합서비스 능력 평가) → 3~5개월의 관광 통역 업무 → 호텔 Private tour(가이드와 외국인 손님 일대일 투어) → 기업체 Private tour(가이드, 기업체 관계자, 외국인 손님 투어) → 외국인 VIP 수행, 의전, 관광 통역(총 2년 정도의 기간 소요)

외국인 VIP 전문 가이드의 하루

보통 일주일에 3~5일 정도 투어를 나가며, 한 손님을 여러 날 수행할 수도, 매일 다른 손님을 수행할 수도 있다. 기업체 투어는 오전 9시부터 저녁식사 대접까지 진행되는 일도 있으나 대개는 고객이 피로를 느끼지 않도록 하루 4~6시간 정도의 투어를 맡는다. 일정이 진행되는 시간과 시각은 모두 손님의 스케줄, 취향에 따라 유동적인 편.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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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엇보다 이 직업의 최고 특권이라면 각 분야에서 성공을 이룬 VIP와 대화하면서 그들의 마인드와 삶의 지혜 등을 배울 수 있어 인생의 스승을 여러 명 두는 것이다. >> 멋져요 ~~
  • 철저하게 전문적이어야 하는 직업같아요.
    가이드를 해드려야 하는 나라의 언어는 기본이거니와 그 문화까지도 다 이해하고
    있어야 절대 범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안 할테니까요. 가이드 받는 사람의 욕구 뿐만 아니라
    미리 모든 부분을 고려해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VIP전문 가이드..
    민간 외교관이라는 말이 참 잘 맞는 것 같아요.. 그 가이드 서비스 하나만으로 한국을
    대표하게 될 거 같거든요.. 오늘도 활동하고 있는 분들에게 한국을 부탁드립니다.
  • 무서울것같아요. 외국인인데다가 그 나라에서의 거물급 분들이라니!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이뤄져있을 뿐 아니라, 고객이 요구하지 않는 부분까지 미리 신경 쓰는 점..
    정말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군요~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도 정말 강해야할것같아요. 그래야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것 같거든요.
    무엇보다도
    맹인여행가를 가이드했다는 점이 가장 인상깊어요. 청계천의 돌을 만지며 물의 흐름을 느끼게 해줬다는것..
    정말 생각도 못했는데! 역시 우리나라에 대해 잘 알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때문에 이런 아이디어가 나오는것같아요^.^
  • 한국을 대표하는 일만큼 자랑스럽고 뿌듯한 일이 없을것 같네요..
  • 외국인 VIP 전문 가이드..
    특이하면서도 멋진데요!
    말씀하신대로 진짜 대한민국의 숨은 외교관이군요!
    높은 페이도 부럽지만, VIP들을 가이드할떄의 짜릿함은
    외국인 VIP 전문 가이드만이 누릴수있는 특권같습니다.
    참 매력적인 직업이네요.
    멋진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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