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학생상담센터] 만남 : 나 자신과의, 당신과의




2004년 현재 전국 대다수의 대학에서는 자체 학생상담센터가 설치, 운영되고 있다. 재학생과 동문, 교직원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있는 이들 학생상담센터는 대학 구성원들이 자신을 좀 더 잘 알고 이해함으로써 여러 심리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보다 원만하게 대인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다. 궁극적인 목표는 내담자들로 하여금 ‘자기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데 있다. 대학의 학생상담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는 크게 개인 상담, 집단 상담, 각종 심리 검사 그리고 정신건강과 관련된 강연회 개최와 출판물 발행 등을 꼽을 수 있다. ‘상담’의 의미가 기존의 ‘정신, 심리 치료’에서 벗어나 보다 개인과 관련된 모든 환경 요인에 걸쳐 적극적으로 해석되는 것은 물론, 전문 상담자와 내담자의 대화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상담 틀 또한 뛰어넘은 것이 요즘이다.

심리적, 정신적 문제를 전문가에게 의뢰하고 상담 받는 것이 아직은 어색한 한국 사회의 풍토. 그래서인지 각 대학 내 학생상담센터에서 가장 학생들의 발길이 잦은 분야는 ‘상담’ 보다는 각종 ‘심리검사’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성격유형검사(MBTI), 다면적 인성검사(MMPI), 적성검사, 진로탐색검사 등을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혹은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검사 결과를 단순히 통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 상담가가 1:1로 결과를 분석해 준다. 이 과정에서 내담자는 자연스럽게 상담을 경험하게 되며 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할 부분이 발견될 경우 2차, 3차 상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개인 상담의 경우 다양한 상담 방식이 갖춰져 있어 내담자는 자신이 원하는 유형을 선택할 수가 있다. 상담을 원하지만 선뜻 학생상담센터를 찾기가 부담스럽거나 급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 내담자를 위해 전화, 전자메일, 채팅 등을 통한 상담 창구를 마련해 놓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까지 채팅 상담을 운영한 고려대 학생상담센터의 김종남 책임연구원은 “채팅 상담의 경우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상담의 경우 표정과 말투, 억양 등이 내담자의 마음 상태를 전달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장, 단점이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가끔씩 나도 모르는 내 모습에 당황스러웠던 적이 있었어요. 5~6회의 집단 상담을 거치면서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서 그런 순간순간의 나를 살펴보고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터놓고 얘기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어요.” 대학 내 학생생활연구소에서 ‘동료상담자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김준희씨(24세, 홍익대 경영학부 00학번)의 말이다. 동료상담자 훈련은 의사소통에 대한 조력 기술을 익히는 대표적인 집단 상담 프로그램으로 대학 학생상담센터에서는 개인 상담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집단 상담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커플 집단 상담, 대인관계 향상 프로그램, 자기표현 훈련 그리고 싸이코 드라마가 그 대표적인 예. 소집단 안에서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함으로써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과정으로 집단은 전문 상담자의 지도 아래 자발적으로 신청한 학생들로 구성된다.



‘조별 학습을 잘하려면’, ‘효율적인 대학 공부’에서 ‘우울 극복하기’, ‘성폭력 상담’ 등에 이르기까지 학생상담센터에는 대학 생활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안내서가 구비돼 있다.

눈에 띄는 독창적인 상담 프로그램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영화평론가이자 임상심리전문가인 심영섭씨가 진행하는 ‘영화도 보고 상담도 받고’가 진행되고 있는 고려대 학생상담센터. 매회 3시간씩 8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영화를 보고 나와 타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학생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려대 심리학과 사회공포증 상담센터에서 이뤄지고 있는 ‘소심타파! 자신만만!’은 사회공포증 인지치료 프로그램으로 재학생과 교직원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그 문이 열려 있다.

연세대 연세상담센터에서는 학내의 외국인 및 교포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영어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탈북자 재학생들의 대학 생활 적응을 위한 상담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 내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연세대 황인화 주임은 “경제적 문제로 고민하는 학생을 장학복지과에 연결해 주기도 하고 전공 선택에 큰 어려움을 겪는 학생은 학사지도교수(Academic Adviser)를 통해 보다 전문적인 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며 학내 상담의 효과를 강조했다.



20대를 보내고 있는 수많은 대학생들. 20대엔 열정과 희망과 꿈이 큰 대신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도 그만큼 크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 온 모습은 어떤 것일까, 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만나게 될 사람들은 어떤 이들일까,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등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소중하고도 힘겨운 20대를 보다 건강하고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한 길목에선 지금, 나로부터 가까운 그 곳에 있는 조력자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이 늘 발 디디는 그 곳, 캠퍼스 안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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