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사회적 기업 ‘끌림’ㅣ시선과 마음을 끌어 나름

작은 날갯짓으로 세상은 변화할 수 있을까? ‘끌림’의 답은 yes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리어카 광고를 통해 폐지 수거인의 삶은 재탄생하기 시작했다.
*’끌림’으로 끌리는 길 www.cclim.or.kr

‘끌림’이라••• 총 7명의 정예 부대 중 2명의 ‘끌림’ 주인공과 마주했다. 홍보 업무를 맡은 강일천 매니저(서울대 경영학과 재학, 23세), 그리고 리어카 관리 및 개발을 맡은 류종찬 매니저(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재학, 21세)다. 그들은 ‘끌림’을 ‘리어카 광고를 통해 폐지 수거인의 삶을 변화시키는 소셜 벤처’라 정의했다. 전공도, 나이도 다른 대학생들이 운영하는 이 기업.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리어카 광고의 테이프를 끊고 완주하는 이들. 인터뷰 내내 시선과 마음으로 쏟아내는 그 뜨거움에, 마음은 이미 끌리고 있었다.


‘끌림’이 폐지 수거 노인분에게 제공한 리어카, 그리고 광고. “최고!”의 엄지손가락은 자생적이었다.


전공도, 나이도 다른 7명의 대학생으로 뭉친 ‘끌림’. 뒤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신인수, 강일천, 박무진, 추우진, 류종찬, 이지현, 정은영 매니저.

Q. 리어카 광고를 처음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다양한 광고 플랫폼 중 ‘리어카’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강일천 : 프로젝트가 폐지 수거인분들을 돕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리어카를 광고 플랫폼으로 선택했다. 초기에는 리어카 광고 외 다른 시도도 했다. 폐지로 굿즈를 만든다던가 폐지 가격을 높이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리어카 광고 모델을 시도하게 되었고,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현재까지 오게 되었다.

Q. 동아리에서 시작해 현재는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강일천 : 대학교 동아리의 형태로 남게 되면 광고 활동에 제약이 많을 거라고 판단했다. 활동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광고주나 폐지 수거인들과 계약을 맺고, 다른 사회적 기업들과도 교류해야 한다. 법인의 형태는 필수였다.


(좌측부터) ‘끌림’의 류종찬 매니저와 강일천 매니저는 인터뷰 내내 끌리는 대화를 풀어나갔다.

Q. 새로운 형태의 광고이기에,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을 것 같다. 검증된 바 없는 광고 수단이라서 광고주를 모집하는 것 역시 어려웠을 것 같은데?

강일천 : 초기에는 ‘사회적인 가치’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광고주를 모집했다. 광고 효과를 보장할 수 없는 단계였기 때문에, 리어카 광고를 하면 폐지 수거인들을 돕는 동시에 광고도 할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팀원들이 직접 관악구의 상점들을 돌아다니면서 사회적 가치에 대해 홍보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 최근에는 다행히 끌림의 광고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서, 기업에서도 광고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초기와 달리, 사회적인 가치뿐 아니라 광고 효과도 내세울 수 있어 뿌듯하다.

류종찬 : 현재 리어카가 하나의 ‘광고 매체’로 대접받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많이 고민하는 중이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끌림의 광고가 계속되려면 리어카 광고가 단순히 대학생들이 하는 봉사 활동이 아니라 폐지 수거인들에게 도움되는 광고 매체로 대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광고 효과를 높이는 방법과 객관적인 광고 효과를 측정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다.

Q. ‘끌림’에서 직접 리어카도 제작했는데, 어떤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는지?

강일천 : 리어카 광고를 구상하면서 광고 방법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다. 광고를 스티커처럼 리어카에 부착하자는 둥, 광고판을 만들어 달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기존 리어카는 낡은 것들이 대부분이라 제대로 된 광고 효과를 얻지 못할 거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어떤 방식이든 기존 무거운 리어카에 광고를 하면, 무게가 더 늘어나 폐지 수거 활동에 불편함이 있을 거로도 판단했다. 제대로 된 광고 활동과 폐지 수거 활동을 하기 위해 기존의 리어카와 다른 ‘가볍고 깨끗한 리어카’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오더라.

류종찬 : 더불어 ‘끌림’ 활동을 통해 폐지 수거인분들에게 경제적인 도움뿐 아니라 ‘삶의 변화’를 가져다드리고 싶었다.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는 분들이 아닌가. 리어카에 반사지와 경광등을 부착해 밤에도 안전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고, 기존 리어카보다 경량화시켜 업무의 효율을 높였다. 기계공학을 전공하는 팀원을 중심으로 직접 리어카를 설계하고, 공업사와 협업하여 현재 운영하는 ‘끌림’ 리어카를 완성했다.


‘끌림’의 리어카 광고. 한층 가벼운 리어카에 여러 광고가 부착된 모습이다.

Q. 현재 ‘끌림’ 리어카의 보급 현황은 어떤지? ‘끌림’과 함께하는 폐지 수거인분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류종찬 : 현재 총 90대의 리어카가 운영 중이다. 서울에서는 85대, 나머지 5대는 의정부에 있다. 더 많은 폐지 수거인분들을 돕기 위해, 계속해서 광고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강일천 : ‘끌림’ 활동을 긍정적으로 봐주는 분들이 많아 감사하다. 매달 말에 폐지 수거인분들에게 광고비를 입금하면서, 활동에 어려움은 없는지 늘 연락을 드린다. 이때 광고 수입 덕분에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사고 싶던 것을 살 수 있었다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 꿈에 그리던 직업 교육을 수강했다는 분도 있다.

Q. 그런 반응 가운데, 운영자의 보람 역시 자생적으로 생겨났을 것 같다.

강일천 : 홍보를 맡고 있다 보니, 활동에 관심을 두고 후원하는 분들을 만날 때 보람을 느꼈다. 응원하는 분들을 만나면 ‘끌림’이 잘 흘러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류종찬 : 프로젝트를 끝낼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 리어카 개발을 맡고 있어, 더 안전하고 가벼운 리어카를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반복했다. 열심히 고민한 뒤 준비했던 시도가 성공할 때면 정말 뿌듯하다. ‘끌림’의 목표에 조금 더 가까워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끌림’의 광고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이들에겐 걱정보단 응원의 메시지가 끊이지 않는다.

Q. 한편, 운영자가 대학생의 신분이었다. 학업과 ‘끌림’ 활동을 병행하면서, 힘든 점이 많았을 것 같은데.

강일천 : 역시 시간이 정말 부족했다. 과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끌림’ 활동이 폐지 수거인분들의 생계와 직결되는 일이다 보니, 정말 책임감이 막중하다. 학업과 함께 그런 막중한 일을 해나간다는 자체가 조금 힘들었던 것 같다.
류종찬 : 나 역시 병행하는 것이 힘들었다. 혼자 하는 일이 아닌 연유다. ‘끌림’ 활동은 다른 팀원들과 함께 하는 동시에 여러 사람이 얽혀있다 보니, 우선순위에서 선두였다. 그러다 보니, 다른 일들이 미뤄지고 치이는 경우가 많았다.

Q. 팀원들 간의 업무 분배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가?

류종찬 : 한 사람당 최소 하나 이상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끌림’ 법인의 대표이사를 맡는 팀장을 비롯해 영업팀과 관리팀, 회계팀, 리어카 개발팀, 홍보팀, 그리고 경영전략팀 정도로 나누어진다. 팀원이 7명이다 보니, 1명이 최소 하나의 일을 총괄해야 한다. 각자 책임지는 일이 명확해서, 업무 분배에는 큰 어려움이 없는 편이다.

Q. 이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을 꼽자면?

강일천 : ‘끌림’ 활동을 통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들을 바로 볼 수 있다는 것. 그 변화를 직접 느낄 수 있어서,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경영학 전공이라 경영이나 창업에 관한 수업을 듣는데, 그때 배웠던 것들을 실제로 활용하고 실천하는 경험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류종찬 : 재미가 가장 큰 원동력인 것 같다. 일단 활동이 재미있다. 물론 힘들 때도 있었지만, 이 활동이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았다면 계속하지 못했을 거다. 또, 내가 하는 일이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 이제 막 2학년이 되는 까닭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끌림’ 활동을 통해 나 또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실제로 경험했다. 좋고, 감사하다.

Q. 광고뿐 아니라 문화 행사나 유니폼 배포 활동에도 영역을 확장하는 거로 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류종찬 : ‘끌림’은 폐지 수거인의 수익증대뿐 아니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는 걸 밝힌 바 있다. 이 광고 외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유니폼 배포, 작업용 장갑 배포, 문화 행사 등 모두 이 목표를 위한 활동이다.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도록, 더 많은 광고를 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광고 활동을 통한 더욱 궁극적인 목표는 폐지 수거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다. 폐지 수거인은 험하고 어려운 일을 한다는 동정적인 이미지를 타파하고, ‘주체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사회인’으로 대접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끌림’의 장기적인 목표다.

Q. 사회적 기업의 활동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도움될 만한 조언을 하자면?

강일천 : 발로 뛰는 경험이 중요하다. 활동을 시작하기 전 사회적 기업에 대해 생각했던 것과 실제로 활동하면서 느낀 것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배우는 게 참 많다는 생각이다.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있다면, 관련된 일을 직접 경험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류종찬 : ‘끌림’ 활동을 하기 전에는 ‘사회적 기업’이라는 단어가 나와 굉장히 멀게 느껴졌다. 전공이 공대 쪽이라 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활동을 시작하고 나니, 나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여러분도 자신이 가진 능력을 활용하면 어떤 곳이든 기여할 수 있을 거다.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둔 분들이 있다면,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접어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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