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 역사 깊은 그 맛집 2탄


세월의 흐름과 관계없이 묵묵히 한 자리에서 본연의 맛을 유지하는 대학별 맛집. 각자의 맛을 뽐내는 살아 있는 화석을 찾아 럽젠 기자가 식탐정으로 총출동했다.


부산대학교의 별칭은 ‘새벽벌(東原)’이라는 뜻의 ‘효원’이다. 신라의 원효대사가 새벽공기를 마시며 수도했다는 곳이다. 부산대 앞에 많은 음식점이 문을 열고 닫았지만 70년대부터 함께 했던 ‘효원 낙불’은 한결같다. 외관은 현대적으로 바뀌었지만, 맛만큼은 변함없는 부산대 대표의 식당으로 군림하고 있다. 대표적인 음식은 저렴한 낙지불고기볶음과 곱창의 쫄깃한 맛이 더해진 낙지곱창 새우볶음. 볶음을 주문한 뒤 당면과 우동, 라면 사기까지 추가하면 푸짐한 양에 든든하게 배를 두드릴 수 있다. 골목에 숨겨져 있어 도리어 아지트 같은 느낌을 외치는 이곳은 눈 깜짝할 사이에 눈앞에 음식이 놓이는 스피드한 서빙으로 누구나 최고라고 칭송을 아끼지 않는다.

Location 부산대 정문 앞 GS25골목 첫 번째 음식점
Price 3천5백원~4천5백원
Open 오전 11시~오후 1시
Info 051-516-8987


서울과학기술대학교(서울산업대) 앞의 맛집은 친근한 이름의 ‘호야네 뚝배기’. 푸짐한 양에 저렴한 가격으로 21년간 학생의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해장국 집이다. 겉모습은 조금 초라해 보일지라도 호야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특유의 아늑한 골방 느낌으로, 묘한 편안함에 휩싸인다. 수북한 신발 사이에 본인의 것을 벗고 자리에 앉으면 해장국이 주는 수더분함에 시골의 할머니가 생각나기도 한다. 확실히 뚝배기는 반질반질하게 세련된 냄새를 풍기는 곳보다 이런 아늑하고 수더분한 방에 앉아 먹는 게 제 맛. 한쪽에는 이미 졸업했지만, 학교 앞 맛집을 잊지 못해 모인 졸업생이 감자탕을 앞에 두고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다른 쪽에는 선배와 후배가 얽혀 뜨거운 국물을 호호 먹는 풍경이 펼쳐진다. 이곳의 뼈다귀 해장국은 뚝배기가 넘치도록 고기가 가득 담겨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들깨와 묵은지가 듬뿍 들어 있는 국물은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반찬으로 나오는 아삭한 풋고추와 적당히 익은 깍두기, 김치도 입에 착 감긴다. 무엇보다 이곳의 기본 반찬인 알싸한 마늘장아찌는 해장국과 너무도 찰떡궁합! 뼛속까지 시린 요즘, 서울과학기술대를 찾는다면 호야네에서 따뜻하고 든든한 속을 채워보길!

Location 서울과학기술대학교(서울산업대) 정문에서 굴다리 가는 길
Price 뼈다귀 해장국 5천원
Open 오전 7시30분~오후 11시, 명절 연휴 휴무
Info 02-976-8136


학교 앞 맛집의 공통점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 그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둘째, 조악해 보이는 외관도 그 집만의 특색이 된다. 셋째, 학생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경희대 앞, 그 조건을 충족시키며 12년 간 학생의 사랑을 받는 곳이 있다. 한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그 이름,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그곳. ‘여기가 좋겠네’다. 이곳의 주 메뉴는 매콤달콤한 닭볶음탕이다. 먹기 좋게 토막을 낸 닭고기에 감자, 양파를 숭덩숭덩 큼직하게 썰어 넣고 이곳의 특제 양념으로 졸인다. 쫄깃한 떡도 빠뜨릴 수 없다. 고기를 비롯한 재료는 미리 조리된 상태로 서빙되지만, 그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국물이 약간 걸쭉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국물이 재료에 배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 또한, 졸이면서 살짝 짭조롬해진 국물은 밥에 비벼먹기 딱 알맞은 정도가 된다. 양은 사장님의 인심만큼이나 푸짐하다. 닭볶음탕 小와 꾹꾹 눌러 담은 두 공기의 을 주문하면 건장한 남자 두 명이 먹다 남길 정도. 닭볶음탕을 비롯한 요리류는 공깃밥을 따로 추가해야 하지만, 小에 밥 두 공기를 1만원 한 장으로 해결할 수 있다. 여기, 얼마나 행복한가.

Location 경희대 정문 앞 던킨도너츠 골목으로 들어가 나오는 첫 번째 사거리에서 오른쪽
Price 닭볶음탕 小 8천원, 中 1만2천원, 大 1만5천원, 식사류 4천원대
Open 오전 10시~새벽 3시
Info 02-968-9112


서울시립대와 청량리 중간에 있는 이곳은 칼국수의 맛을 못 잊은 손님으로 점심과 저녁 시간대면늘 사람들로 북적댄다. 많은 맛집이 그러하듯 이곳 역시 단일 메뉴만을 다룬다. 오로지 칼국수! 단 선택권이 있다면 멸치 칼국수와 닭 칼국수다. 둘 다 매력이 넘치지만 서로 조금 다른 맛을 낸다. 멸치 칼국수는 특유의 시원함과 칼칼함이, 닭 칼국수는 닭고기와 어울린 면의 맛이 치명적이다. 엿가락을 먹는 듯 쫀득쫀득한 이곳 칼국수의 면발과 얼큰한 국물은 마치 마약처럼 한 번 먹으면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게 된다. 비가 오면 더욱 생각나는 혜성 칼국수! 밑반찬은 김치 달랑 한 가지지만, 그만큼 칼국수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Location 청량리역(서울시립대입구)에서 서울시립대 가는 방향으로 100m 직진 성심병원 근처
Price 닭 칼국수, 멸치 칼국수 6천원
Open 오전 10시30분~오후 8시, 첫째•셋째 일요일 휴무
Info 02-967-6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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