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청춘에 바칩니다 연극 <청춘, 18대1>


연글 청춘 18대 1

뮤生은 苦라지만, 그래도 우리의 삶이 빛나는 건 청춘이 있기 때문이다. 소설가 민태원의 말마따나 청춘의 끓는 피가 아니라면 인간은 얼마나 쓸쓸하랴? 훗날 청춘이라 이름할 어느 시간 속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60여년 전 어느 무모한 청춘들이 보내는 이야기. 
연극 청춘, 18대1이다.

글, 사진_김수정/14기 학생기자 숙명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05학번


계속 무기력했다. 무덥고 습한 날씨 탓으로 돌리기에 이 무기력함은 너무 오래 묵은 것이었다. 얼마나 살았다고 벌써 거절 당하고 상처 받고 실패하는 게 두려워진 걸까? 사랑하는 사람한테 사랑한다 고백하지 못하고,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너무 늦었다고 타이르며 그렇게 청춘이라는 가장 빛나는 시간을 나는 머뭇거리는 일로 소일하고 있었다. 일곱 명의 청년들이 나타난 건 그때였다.

커일본의 패망을 한 달여 앞둔 1945년 어느 여름, 동경에서 땐스홀을 운영하는 ‘윤하민’과 유학생 ‘김건우’가 동경 시청장을 암살할 계획을 세운다. ‘김건우’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거사가 어렵게 되자, 징병을 피해 일본으로 도망친 세 명의 조선인 청년들, 그리고 땐스홀의 여급 ‘순자’와 ‘김건우’의 일본인 아내 ‘나츠카’가 이 계획에 가담하게 된다. 암살은 간단히 실패하고, 살기 위해 도망친 ‘윤하민’을 제외한 모두가 죽고 만다.
청년들은 한순간 호기로운 젊음을 뽐내고 허망하게 죽어갈 뿐, 그 죽음에도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그들의 거사는 그들 애국심의 발로도 아니었고, 그것은 순전히 사랑이나 죄책감, 그밖에 설명할 수 없는 우연들에 의한 ‘자발적 얽혀듦’이었기 때문이다. 연극은 청춘에 대한 느끼한 예찬을 거두고 그저 청춘의 한 국면을 보여주고자 한다. 청춘은 머리보다는 마음이 동하는 방향으로 몸을 움직인다. 거기에 계산이 들어갈 틈이 없다. 길지 않은 인생에서 자신에게 가장 솔직해질 수 있는 시간이 청춘이다. 그러나 스스로를 지킬만한 최소한의 영악함도 지니지 못한 청춘들은 그래서 살고 싶었지만 죽고 만다.


연극에는 시종 춤이 등장한다. 자칫 신파로
흐를 수 있는 이야기가 결코 식상하게 느껴
지지 않는 건 온전히 춤 때문이리라.
연극으로는 이례적인 밴드의 라이브 연주도
귀에 부드럽게 감긴다. 춤과 음악을 통해
연극은 한결 가볍고 산뜻해진다. 춤을 추며
청년들은 말한다. 넌 왜 이렇게 머뭇거리고만
있느냐고. 왜 이렇게 생각만 하고 있는 거냐고.
그래, 지금은 계산을 조금 덜하고 살아도
괜찮을 것 같다. 무모함도 충분히 이해 받을 수
있는 지금은 바로 ‘청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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