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꿈을 향해 발차기하는 케냐 청년

그저 호기심일까. 혹은 선입견 때문일까. 케냐에서 혈혈단신 날아온 남자, 스탠리에겐 정리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질문이 머리를 가득 메웠다. 능숙하게 젓가락질을 하고, 태권도복을 입고 발차기를 배우며, 컴퓨터 기술의 꿈을 품은 그의 아름다운 현재를 있게 해 준 건 바로 ‘도전’ 덕이었다.

글, 사진_변수진/제15기 학생 기자(숙명여자대학교 문헌정보학과 06학번)

꿈을 향해 발차기하는 케냐 청년, 스탠리

한국을 선택할 수밖에 없던 절체절명의 이유

꿈을 향해 발차기하는 케냐 청년, 스탠리그는 다른 교환학생처럼 단기로 한국에 온 것이 아니라 정식으로 입학했다.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당연히 필수 코스. 그래서인지 불과 7개월 전에 한국에 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그는 뛰어난 한국어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사실 스탠리는 나라의 존재만 알았을 뿐 한국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노라고 솔직하게 고백한다. ‘한국 사람들은 보수적이라 다른 나라 사람들은 무시할 거다.’, ‘한국에서는 뱀이나 개구리도 먹는다더라.’라는 친구들의 조언(?)도 한국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한몫했다고.

“중국인과 일본인, 한국인 구별도 사실 좀 어려웠어요. 비슷하게 생긴 것 같아서. 하지만, 지금은 가능해요. 옷을 입는 스타일이나 말투도 차이가 나죠. 이제 한국에 대해 조금은 알 것 같아요.”

그렇게 한국을 잘 알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선택한 이유를 묻자 그는 한국의 과학기술을 손꼽았다. 그의 전공은 컴퓨터 공학. 케냐에서도 한국의 과학기술은 우수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러한 인식을 심어준 것은 LG와 같은 유수의 브랜드 때문이었다고.

“기술분야에서 최고라 생각했던 회사가 다 한국에 있었어요. 케냐에서도 LG는 굉장히 유명해요. 또 서울은 안전하고 생활하기 좋다고 들어서 망설임 없이 한국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한국에 대한 배움 vs 케냐와의 차이

아시아권의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스탠리는 입학 전 7개월 동안 한국 문화에 익숙해지기 위한 배움의 단계를 거쳤다. 당시를 기억하면 난감함 그 자체. 케냐에는 어른에게 존댓말 하는 문화가 없어 이해하기 어려웠고, 입학 전에는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했던 한국어 실력이 막상 수업에서는 적용되지 않았다. 학술적인 용어는 어학당에서 가르쳐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케냐와 한국의 대학생 문화도 다른 점이 있을 것 같아 질문해 보았다. 스탠리는 한마디로 요약했다. 케냐보다 한국 대학생들이 훨씬 더 재미있게 대학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쟁은 훨씬 치열하다고.

“한국 대학생들은 다들 똑똑해서인지 취직하기도 어려운 것 같아요. 직업은 많지 않은데 경쟁 때문에 더 힘들겠죠. 이런 경쟁 때문인지 스트레스 받는 사람도 더 많은 것 같아요. 케냐에서는 생활은 쉽지 않아도 자살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한국은 케냐보다 살기도 편한데도 말이죠. 최근 연예인의 자살 소식도 듣곤 하는데, 좀 이해하기 어려워요.”

그는 진지하게 한국에 대한 애정과 근심 어린 걱정을 드러냈다.

도전할 것이 많은 청년, 스탠리

꿈을 향해 발차기하는 케냐 청년, 스탠리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스탠리. 앞으로 한국에서 공부하며 어떤 일을 하고 싶어할까.

“방학 동안 다른 아시아권 국가들을 여행해보고 싶어요. 이번 여름에는 한국어 공부를 계속 해야겠죠. 한국어가 능숙해지면 중국어도 배워보고 싶어요. 아직 한자는 저에게 그림 같아서 너무 어려워요. 졸업하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할 요건도 많아서 앞으로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인턴십도 해서 경험을 많이 쌓았으면 좋겠어요.”

그의 계획과 꿈은 한국의 여느 대학생과 다르지 않았다. 어려운 학과수업에 대한 고민이나 대학 생활 동안의 인간관계에 대한 걱정들도 그랬지만, 앞으로의 대학 생활에 대한 설렘과 희망 또한 컸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그의 도전이 성공적이기를 기원한다.

이 글은 (구) 미래의 얼굴에 실린 기사로, 럽젠 편집실의 수정이 있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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